(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스페인 라리가 무대로 도전을 택한 안토니가 라리가 데뷔골과 함께 2경기 연속 맹활약을 펼쳤다.
안토니가 임대 이적한 레알 베티스는 지난 8일(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에 있는 에스타디오 아방카-발라이도스에서 열린 셀타비고와의 2024-2025시즌 라리가 2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졌다.
베티스는 이날 패배로 순위 상승에 실패하며 10위(7승 8무 8패·승점 29)에 그쳤다.
하지만 안토니의 활약이 눈부셨다. 전반 10분 만에 안토니는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 클리어링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전반 22분 디에고 요렌테가 추가 골을 터뜨려 베티스가 앞서갔다. 하지만 셀타 비고는 후반 18분부터 프란 벨트란, 하비 로드리게스, 윌리엇 스웨드베리에게 연달아 실점하면서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베티스는 패했지만, 안토니가 공식 맨 오브 더 매치(MOM)를 받으면서 이날 활약상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축구 통계업체 '폿몹'에 따르면, 안토니는 72분간 활약하며 슈팅 2개 중 하나를 득점으로 만들었고 모두 유효 슈팅으로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76%(22/29), 터치 45회, 정확한 크로스 성공 1회, 턴오버 1회, 태클 성공 1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5회, 경합 성공 4회 등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안토니는 평점 7.4를 받으며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엄청난 반전이다. 안토니는 앞서 3일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베니토 비야마린 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리그 22라운드 홈 경기에 데뷔전을 치렀고 훌륭한 활약을 펼쳐 MOM을 받았다. 그는 이적 후 2경기 연속 MOM을 받으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안토니의 결정적인 전반 활약이 빛났다. 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안토니가 박스로 진출해 공을 소유했다. 왼발로 각을 만든 뒤, 슈팅을 시도했고 우나이 시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세컨 볼을 이스코가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 '무비스타'와 안토니의 인터뷰를 인용해 전했다. 안토니는 베티스 데뷔전에 대해" 정말 행복하다. 첫 경기여서 정말 행복하다. 팬들은 너무나 놀랍다. 하지만 비겨서 슬프다. 우리는 다음 경기에 더 잘해서 승점 3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는 앞서 26일 레알 베티스로 임대 이적해 라리가 무대로 이동했다.
구단은 "레알 베티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 안토니의 임대 이적에 합의했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안토니를 임대로 데려왔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이어 "안토니는 상파울루에서 축구선수로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해 2018년 1군에 데뷔했다. 브라질에서 2년 반을 보낸 이후, 안토니는 2020년 2월 아약스를 통해 유럽에 왔다. 안토니는 네덜란드에 머무는 동안 82경기에 출전해 24골을 넣으며 두각을 나타냈고, 네덜란드 리그 우승 2회와 컵 대회 우승 1회도 차지했다"며 안토니의 커리어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레알 베티스는 계속해서 "안토니의 기록은 그를 202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끌었고,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리그컵과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안토니는 브라질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했으며, 2022년 월드컵에 참가했고 2021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는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안토니는 바이백 조항 없이 6월까지 임대되며, 안토니의 급여는 두 팀이 나눠서 주는 방식"이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임대된 안토니에게는 그가 레알 베티스에서 일정 출전 경기 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페널티가 부여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로마노에 따르면 레알 베티스가 안토니의 급여를 더 감당하기로 합의했다. 레알 베티스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안토니를 임대 영입하는 조건으로 보너스를 포함해 안토니의 급여 중 84% 이상을 감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여름 은사 에릭 텐하흐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안토니는 언론들의 설명대로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가 지금까지 내보낸 선수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선수이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약스에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한 만큼 안토니를 향한 기대치도 상당했다.
하지만 안토니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왜소한 안토니의 신체 조건으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려웠고, 아약스 시절 장점으로 언급되던 드리블이나 킥 능력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부족한 모습이었다.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것을 제외하면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 앞에서 이렇다 할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안토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내는 자신의 두 번째 시즌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안토니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안토니 영입 건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텐하흐 감독도 결국 안토니를 기용하지 않았다. 안토니는 종종 교체로 투입됐으나 전술적 교체보다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용 교체에 가까웠다.
결국 안토니는 출전을 위해 이적을 선택했고 베티스로 건너왔다. 베티스는 안토니에게 신뢰를 줬고 안토니도 활약상을 보여주며 부응했다.
사진=연합뉴스, 베티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