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양민혁의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이 임박했다.
원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에선 이루지 못했지만 2부 런던 연고 구단이자 박지성이 2012-2013시즌 1년간 뛰었던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이 그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QPR은 양민혁의 데뷔를 지체할 수 없다는 태도다. 이미 양민혁 마케팅에 접어든 가운데 그의 출격을 예고하고 나섰다.
양민혁은 최근 토트넘을 잠시 떠났다. 이번 시즌(2024-2025) 잉글리시 풋볼리그(EFL) 챔피언십(2부) 소속 QPR로 임대 이적했다. 토트넘에 합류한 뒤 한 달 보름 만에 나온 결정이다. 토트넘 사령탑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당장은 쓸 생각이 없음을 못 박았다.
QPR은 지난 3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토트넘에서 양민혁 임대를 확정했다. 이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공지하며 "양민혁은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 팀에 남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많은 축구팬들이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에 합류 후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양민혁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 입단을 확정했다. 전 소속팀 강원FC에 임대 신분으로 6개월을 더 뛰고 지난달 16일 영국으로 떠났다. 이어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토트넘에 합류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양민혁이 2025년 겨울 이적시장 1호 이적생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토트넘의 흰색 유니폼을 입고 실전을 누비진 못했다. 푸른색 점퍼만 입고 벤치만 3차례 지켰을 뿐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이 QPR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있던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을 기용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양민혁은 어린 선수다. 여기에 잘 적응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다른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는 게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는 말로 기존에 출전하던 마이키 무어. 윌손 오도베르,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 외에 새로운 10대 선수를 지금 기용할 여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양민혁은 구단이 장기적으로 키우는 선수"라는 말로 자신이 당장 쓰는 것보다는 토트넘의 미래를 위해 육성하는 자원임을 강조했다.
사실 토트넘이 이렇게 많은 10대 선수들을 주전 혹은 준주전급으로 기용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토트넘은 지금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시즌 전반기, 양민혁이 강원에서 활약할 때 이들을 기용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더 이상의 '영건' 기용을 프리미어리그 강등권 탈출, 컵대회에서의 우승이라는 이중적 목표 달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양민혁을 1군에서 훈련만 시키지 않고 2부 구단으로 임대 보내 기회를 줬다.
양민혁이 QPR에 합류했다. 축구팬들의 관심은 '데뷔전'이다. 양민혁 또한 입단 인터뷰에서 많은 출전기를 받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QPR은 구단 공식 사이트를 통해 양민혁의 입단 인터뷰를 공개했다.
양민혁은 "이곳에 합류할 수 있어 기쁘다. 팀을 위해 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운을 떼고는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 활약했던 팀이다. 덕분에 잘 알고 있다. 또 나는 정말 경기를 뛰고 싶다. 이곳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경험을 쌓고 싶어 QPR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양민혁이 QPR 입단 후 가장 빨리 출격 가능한 경기는 밀월 FC와의 원정 경기다.
QPR은 다가오는 2일 0시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잉글리쉬 풋볼 리그 챔피언십 30라운드에서 밀월 FC와 맞대결을 펼친다. 밀월은 2~3부를 오르내리는 팀이지만 만만히 볼 수 없다. 1885년 창단돼 140년 역사를 자랑한다. 런던 연고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다. 특히 팬들이 강성인 것으로 유명해 원정 팀들 입장에선 힘든 90분을 뛰어야 한다.
반면 QPR은 승리가 절실하다. 1부리그 승격 불씨를 살려야하기 때문이다.
QPR은 17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승점 38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6위 미들즈브러가 승점 44로, QPR과는 두 경기 차다. 양민혁까지 영입해 선수단을 강화한 QPR이 남은 일정을 통해 충분히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 마침 밀월이 승점 37로 14위를 달리는 중이다. 밀월을 꺾는다면 QPR은 중위권을 벗어나 중상위권 도약을 통해 6위 이내 진입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QPR은 양민혁의 '출격'을 예고했다.
QPR은 1일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밀월전 경기 프리뷰를 통해 양민혁이 입단 사흘 만에 곧장 출격할 수 있음을 알렸다. QPR은 지난 주말 셰필드 웬스데이에 0-2로 패했다. 이번 경기로 반등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QPR은 밀월전을 예고하면서 5가지 키포인트를 알렸다. 그 중 하나가 양민혁이다. QPR은 "토트넘에서 임대 이적한 한국 선수 양민혁이 데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공지했다.
마침 QPR의 측면 공격수들이 부진해 양민혁이 충분히 파고들 틈이 있다. 잉글랜드는 2부리그도 수준이 높지만 지난해 K리그1에서 12골 6도움을 올린 양민혁이 어렵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QPR도 양민혁에게 진심을 보이고 있다.
입단 후 구단 팬들에게 대대적으로 공지했다. 단독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어 양민혁이 어떤 선수인지 분석도 했다. 또 추첨을 통해 양민혁의 사인 유니폼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민혁 셔츠를 구단 홈페이지 접속하자마자 '팝업'을 통해 알리는 등 마케팅 효과로 누리고자 준비를 단단히 했다.
K리그가 모처럼 자신 있게 내놓은 '히트상품' 양민혁이 대망의 축구종가 데뷔를 눈 앞에 뒀다.
QPR의 승격 도우미가 되면서 자신을 몰라 본 토트넘을 후회하게 만들 차례다.
사진=퀸즈 파크 레인저스 공식 사이트 캡처 / 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