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가 물심양면 투자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의 백업 공격수 마티스 텔을 놓친 것에 대해 "별일 아니"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스쿼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트넘은 최근 겨울 이적시장을 활용해 새 공격수 영입에 나섰다. 이적시장 마감일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토트넘이 선택한 선수는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해리 케인의 백업으로 활약 중인 텔이었다.
토트넘은 텔을 영입하기 위해 6000만 유로(약 906억원)이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제안해 바이에른 뮌헨의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개인 협상에서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직접 나서고도 텔을 충분히 설득시키지 못해 영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날 상황에 처했다. 현지 보도에 의하면 텔은 토트넘 측에서 제안한 프로젝트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으로 바이에른 뮌헨 내부 소식에 정통한 언론인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티스 텔은 오늘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한 뒤 4일 만에 처음으로 바이에른 뮌헨 잔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텔이 팀에 잔류할 생각이 있다는 소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플레텐베르크는 텔이 한편으로는 이적에 대한 생각도 있기 때문에 여전히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애스턴 빌라, 첼시 등 복수의 프리미어리그(PL) 구단들이 텔 영입을 두고 경쟁 중이라고 밝혔다.
플레텐베르크는 그러면서 "텔이 겨울 이적시장이 마감되기 전 임대 혹은 완전 이적으로 팀을 떠날지 여부는 구단과 구단의 프로젝트, 그리고 구체적인 제안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며 텔을 영입하는 팀들은 자신들이 구상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텔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토트넘이 텔 영입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텔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레텐베르크는 "텔은 오늘 토트넘을 거절했다"면서 "토트넘의 제안과는 별개로 텔이 토트넘에서 제시한 프로젝트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겨울 이적시장 기간 막바지에 여러 구단들과 연결되면서 순식간에 인기 매물로 떠오른 텔을 두고 벌어진 영입 경쟁에서 앞서가던 팀인 토트넘이 개인 협상 단계에서 방지턱에 걸렸다는 점이 꽤나 흥미롭다.
프랑스 유력 언론 '레퀴프'에 의하면 토트넘은 한화 약 9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바이에른 뮌헨과 합의를 마친 상태로 텔 측과 협상에 돌입했다. 현재 선수단에 부상자가 많고, 시즌 중에 열리는 이적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토트넘이 이적시장에서 선수의 몸값보다 더 높은 금액을 지갑에서 꺼내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선수 측과의 개인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토트넘이 텔을 영입하려면 향후 팀의 비전이 어떤지, 선수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를 충분히 설명해 선수를 이해시켜야 했다. 단지 출전 시간을 일정 수준 이상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텔을 설득할 수 없었다.
문제는 토트넘의 과거 행적이나 현재 상황을 보면 미래가 그다지 밝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레비 회장을 비롯해 토트넘 수뇌부는 그간 구단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지도 않았고, 대회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 사령탑을 해고하는 등 우승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없어 보였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 테이블에서 15위까지 내려앉을 정도로 부진에 빠져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카라바오컵(리그컵),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생존 중이지만 토트넘이 세 개의 대회에서 모두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리그에서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우승은 고사하고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권조차 얻지 못할 위기다.
반면 텔의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토너먼트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출전 시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순항하고 있는 거함에서 좌초 중인 배로 뛰어내릴 선수는 없다. 텔처럼 젊고 미래가 창창한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토트넘은 레비 회장이 직접 독일로 건너가 텔을 설득하는 데에도 실패하면서 굴욕을 맛봤다. 남은 이적시장 기간 동안 새로운 공격수를 찾아야 하고, 새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면 이번 시즌 내내 그랬듯 없는 살림으로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한다.
암울한 상황이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째서인지 침착했다.
그는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텔과 관련된 질문에 "별 일 아니"라면서 "나는 보통 이런 일이 끝나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알아보고는 한다. 우리는 이적시장의 마지막 며칠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면서 몇 가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떠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언제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수 있을지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나보다 당신이 먼저 알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상황을 두고 보자"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