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겨울 이적시장 막바지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으면서 인기 매물로 떠오른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수 마티스 텔이 마음을 바꿨다는 소식이다.
당초 텔은 해리 케인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어 바이에른 뮌헨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탓에 이번 이적시장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자신에게 이적을 제안하는 타 팀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인지 바이에른 뮌헨에 잔류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으로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텔이 바이에른 뮌헨 잔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플레텐베르크는 "마티스 텔은 오늘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한 뒤 지난 4일 동안 처음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남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텔이 팀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텔이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전화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에 연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텔 영입 경쟁에 남아 있다. 애스턴 빌라, 아스널, 첼시도 경쟁에 참여 중"이라면서 "임대 혹은 이적이 이적시장 마감일 전에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는 구단과 프로젝트 및 구체적인 제안에 달려 있다"며 텔이 이적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텔이 토트넘으로 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플레텐베르크는 "텔은 오늘 토트넘을 거절했다. 스퍼스(토트넘의 애칭)으 제안과는 별개로 그들의 프로젝트에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텔이 토트넘이 공개한 프로젝트에 확신을 갖지 못해 토트넘의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백업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프랑스의 재능 텔은 겨울 이적시장 막바지에 갑작스럽게 다수의 프리미어리그(PL) 구단들의 타깃으로 급부상했다.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은 손흥민의 소속 클럽인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현재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손흥민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에게 부담감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의 부담감을 분산시키고 체력을 안배하려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은 불가피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부상자 현황을 공개하는 '프리미어 인저리' 기준 토트넘은 현재 10명의 부상자를 보유하고 있다. 도미닉 솔란케, 티모 베르너, 윌송 오도베르, 브레넌 존슨 등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게 문제다.
토트넘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텔은 꽤나 괜찮은 옵션으로 여겨졌다.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측면 공격수로도 출전할 수 있고, 어린 나이에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세계적인 빅클럽의 1군에서 후보로 뛸 정도로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텔의 장점이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케인에게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텔의 이적 가능성을 높여줬다.
토트넘은 텔을 영입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 등 복수의 유력 매체들과 언론인들에 따르면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은 6000만 유로(약 906억원)의 금액으로 합의했으며, 토트넘이 텔의 에이전트와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직접 독일로 건너가 텔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토트넘이 지난 2015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고 있었던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레비 회장이 독일로 날아갔던 사례와 비슷하다. 하지만 손흥민과 달리 텔은 토트넘의 프로젝트에 마음이 가지 않은 모양이다. 토트넘이 개인 협상에서 텔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현재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리그 테이블에서 15위에 있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위한 경쟁에서 많이 멀어진 상태다. UEFA 유로파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는 생존했지만 우승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앉아만 있어도 트로피를 얻을 수 있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텔에게는 토트넘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느껴지지 않을 만하다.
토트넘이 텔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토트넘의 경쟁자로 등장했다.
플레텐베르크는 지난달 3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티스 텔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구단은 오늘 텔의 에이전트와 새로운 협상을 벌였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텔을 임대로 영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또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토트넘과 구두 계약을 맺고 텔도 이적 통보를 받았지만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텔이 토트넘이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토트넘처럼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지는 않지만,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나 마커스 래시퍼드 등 기대 이하의 자원들을 이적시장에서 정리하고 후벵 아모림 감독 체제에 어울리는 선수들로 새 판을 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텔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텔을 설득하지 못한 듯하다. 이적에 대해 열려 있었던 텔이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협상을 진행한 뒤 바이에른 뮌헨 잔류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점에서 두 구단들이 텔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울 이적시장 마감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텔은 이번 시즌 후반기에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바이에른 뮌헨이 특정 조건을 수용한 만큼 토트넘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텔을 설득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