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가수 정수연이 싱글맘으로 힘들게 살아왔음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30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이하 '같이 삽시다')에서는 설을 맞아 트로트 스타 가수 신성, 정수연이 출연했다.
이날 '보이스퀸' 우승자 정수연은 "오디션 프로그램 1등이라는 것 자체가 부모님 입장에서는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하셨다. 마을 어르신들이 현수막도 걸어주셨다"며 우승 당시를 회상했다.
정수연은 "오디션 끝나고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한다. 10개 도시중에 2회차부터 코로나가 시작된거다. 다 취소가 됐다. 그대로 묻혀버린 거다. 그 사이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1등은 죽을 수밖에 없는 거다. 차라리 그냥 1등 하지 말껄이라는 생각도 했다. 상금은 5천만 원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싱글맘으로 나왔었다. 5살이던 아들이 지금 10살이다"라며 "내 딸이 혼전임신으로 아닌 것 같은 길을 가는 걸 반겨주실 분은 안 계시지 않냐. 근데 저는 아이를 버릴 수 없겠더라. 죄송하다고 제가 책임지겠다고 하고 지킨 아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수연은 무명가수로 지내다 지난 2020년 '보이스퀸'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 3월 5세 연상 비연예인 남자친구와 재혼해 이듬해 둘째를 얻었다.
정수연은 "연애 도중에 아이가 생겼는데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혼자가 됐다. 10월생인데 제가 11월 말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신생아 보면서 밤에는 부모님이 봐주시고 제가 피아노 연주하러 나가면 물만 마셔도 모유가 돈다. 피아노 연주하는데 뻐근해지더라. 30분 단위로 화장실 가서 모유를 짠다. 어두우니까 다음날 집에 와서 신발장에 보면 부츠에 하얗게 모유가 묻어있는 거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수연은 "막상 어른들께 큰소리치면서 책임지고 살겠다고 했는데 뱉어놓고 나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되게 막막했다. 그냥 기계처럼 살았다"라고 전했다. 양육비에 대한 물음에 정수연은 "되게 안 좋게 헤어지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가서 경제적인 것도, 부채도 저에게 넘기고 잠수를 탔다. 양육비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 친구도 잘 살았으면 좋겠고"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여유라는 걸 느껴보지 못했다. 우울증 얘기 나오면 우울증 걸릴 여유가 없다고 했다. 허공을 바라볼 여유가 없다. 다음날 몇백 원 더 벌어야 하는 상황이니까 그럴 생각에 빠질 1분 1초가 없는 거다. 부모님에게 기대고 싶지 않았다"라며 "어머니 아버지는 옆에서 제 모습을 보시면서 해주실 수 있는 게 아이를 봐주시는 거였다. 그것도 너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신성은 아들이 아빠 이야기를 하지 않냐고 물었고, 정수연은 "되게 많이 했다. 요즘에는 아빠들 활동이 되게 많다. 저희는 친정아버지가 그 역할을 해주신다. 어머니가 어느 날 그러시더라. 아들이 4살이었는데 얘는 태어났을 때부터 남의 손에 길러질 걸 아는 것 같다고. 울지도 않고 한창 떼쓰고 미운 4살이라고 할 나이인데 할머니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하시더라"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어 "4살인데 14살 같은 아이가 '왜 나만 아빠가 없어?'라고 하는데. 언젠가 그 얘기를 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얘기를 들으니까 아무런 말이 안 나오는 거다. 뭐라고 해줄 말도 없고. 모든 가정이 행복하게 사는 줄 알았다. (주변엣 저에게) 사랑받고 자랐다는 말을 해주시길래 원래 다 이런 줄 알았다. 제가 그렇게 살 줄 몰랐던 거다"라고 말했다.
사진=KBS 2TV 방송화면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