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언제든 자신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의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토트넘 홋스퍼(토트넘)의 양민혁이 잉글리시 풋볼리그(EFL) 챔피언십(2부) 소속 QPR 임대 이적을 마무리한 가운데 아직 승격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새 팀의 1부 진출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QPR은 3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토트넘에서 양민혁 임대를 확정했다. 이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공지하며 "양민혁은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 팀에 남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QPR은 양민혁의 입단 인터뷰도 공개했다.
QPR에 따르면 양민혁은 "나는 이곳에 좋은 기억이 있다.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 뛰었던 구단이다"라고 말하며 "나는 정말 경기에 뛰고 싶다"라고 의지도 보였다.
QPR은 박지성이 2012년 여름 맨유 생활을 청산한 뒤 이적한 팀이다. 당시 QPR은 프리미어리그 소속이었고 나름대로 다크호스였다. 한국 팬들에겐 모로코 출신의 '무한 드리블러' 아델 타랍이 박지성과 같이 뛴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러나 해당 시즌 QPR은 2부로 강등됐고, 박지성도 2013-2014시즌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임대를 떠났다.
그런 추억이 깃든 QPR에서 양민혁은 빨리 경기를 뛰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토트넘에선 1군 공식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민혁은 지난달 중순 토트넘이 조기 합류를 요청했다며 예상보다 일찍 영국에 갔다.
실상은 아니었다. 1월1일 프리미어리그에 등록했음에도 한 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리그컵 한 경기, 리그 2경기 등 총 3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은 올렸으나 기회는 받지 못했다. 이후 양민혁은 3개 구단 러브콜을 받았고 QPR을 선택했다.
QPR은 박지성 외에도 옛 축구대표팀 레프트백 윤석영(2013~2016)이 뛰었다. 양민혁은 QPR 3호 한국인이 된 것이다. 둘 모두 QPR에서 축구팬들의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지성은 2012-2013시즌 도중 감독이 바뀐 뒤 지휘봉을 잡은 해리 레드냅 감독 아래서 주장 완장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양민혁이 징크스라면 징크스인 QPR과 한국 선수의 악연을 바꿀지 궁금하게 됐다.
QPR은 양민혁을 소개하며 "양민혁은 K리그 역사를 쓴 신인 선수다. 토트넘에 합류하기 전부터 많은 최고 명문 구단에게 관심을 받았다. 이 선수는 세계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K리그1에서 강원FC 소속으로 활약했다. 강원FC 이달의 선수상을 두 번(5, 6월) 받았고, K리그 이달의 영플레이어(4, 5, 6월)를 3회 연속 수상했다.
양민혁은 이제 이번 시즌(2024-2025) 후반기를 QPR에서 뛴다. 현재 QPR은 챔피언십에서 13위를 기록 중이다.
양민혁에게 QPR은 괜찮은 선택지다.
잉글랜드 축구 1부와 2부 리그의 수준 차이는 확실하다. 그래도 챔피언십은 프리미어리그와 마찬가지로 잉글랜드 리그다. 양민혁이 영국 생활에 적응하고 유럽 무대를 경험하기에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하면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민혁이 QPR 임대 후 토트넘에 합류하면 지금보다 유럽 무대 경험도 쌓고 언어와 소통 능력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QPR은 다가오는 2일 0시 잉글랜드 런던 버몬지에 위치한 더 덴에서 밀월 FC와 맞대결 예정이다.
토트넘에서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양민혁은 독을 품은 모습이다. "내가 만약 밀월전 명단에 소집된다면 자신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민혁이 챔피언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과연 지금보다 더 성장해 당당하게 토트넘에 돌아올 수 있을 지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양민혁은 QPR 동영상채널이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 새 팀의 승격을 또렷하게 언급했다.
"이곳에 합류할 수 있어 기쁘다. 팀을 위해 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운을 뗀 양민혁은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 활약했던 팀이다. 덕분에 잘 알고있다. 또 나는 정말 경기를 뛰고 싶다. 이곳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경험을 쌓고 싶어 QPR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QPR에서의 목표에 대해 "당연히 승격이다. 우리 팀에 많은 승리, 승점을 안겨주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원소속팀 토트넘에서의 한 달을 물어보는 질문에 "좋은 팀이라는 걸 느꼈다. 영국 축구 적응은 지금도 계속 하는 중"이라고 전한 양민혁은 생애 첫 영국에서의 한 달 생활에 대해선 "처음 와봤다는데 모든 것이 새롭고 재밌다. 다양한 관광지도 가봤다. 새로운 곳에 와서 재밌다"며 웃었다.
"난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한 양민혁은 "QPR 새 동료들의 첫인상이 좋다. 친근하고, 내게 먼저 다가와주려는 것을 느꼈다. 재미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2월2일 밀월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출전 의욕을 불태웠다. 양민혁은 "언제든 기회가 주어지면 자신있다"면서 실전에 목마른 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QPR 팬들에 대해선 "여기 올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승리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약속했다.
양민혁 원소속팀인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생존 싸움에 돌입했다. 최근 7경기에서 1무 6패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전체 성적은 승점 24점으로 15위에 불과하다. 강등 싸움에 직접적으로 끼어든 것은 아니지만 향후 1~2경기를 더 놓치면 '지옥불' 같은 하위권 다툼에 직면할 수 있다.
반면 QPR은 1부 승격의 불씨를 아직 살려놓은 상황이다.
QPR은 17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승점 38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6위 미들즈브러가 승점 44로, QPR과는 두 경기 차다. QPR이 남은 일정을 통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지난시즌 K리그1 공격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았던 양민혁의 장점이 발휘되면 QPR 승격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사진=QPR 공식 사이트 캡처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