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31 04:07
스포츠

"뛰고 싶다, 정말 뛰고 싶다!"…간절한 양민혁, 英 2부 QPR 임대 확정→'토트넘 틀렸어' 증명한다

기사입력 2025.01.30 08:52 / 기사수정 2025.01.30 08:52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뛰고 싶다", "정말 뛰고 싶다"

양민혁이 얘기한 것은 적응, 기다림이 아니라 바로 '출전'이었다. 18살이든 38살이든 선수를 그라운드에서 뛰길 원한다. 적응이라는 단어가 선수의 갈증을 가로막을 수 없다.

비록 토트넘에선 실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영국 무대 데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양민혁은 QPR 입단 소감에서 출전에 대한 간절함을 언급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강원에서 38경기를 전부 뛴 양민혁 입장에서 운동장에 나가 마음껏 달리고 공격포인트를 쌓는 것 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양민혁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를 수상한 '초신성' 양민혁이 원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잠시 떠나 2024-2025시즌 끝까지 6개월간 QPR에서 임대 생활을 한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QPR은 "18세 윙어 양민혁이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 구단에 남는다"고 30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여름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6년 계약한 뒤 전 소속팀 강원FC에서 임대 신분으로 6개월 더 뛰다가 K리그1 2024시즌이 끝난 지난해 12월 중순 토트넘 구단에 합류했다.

1월1일 프리미어리그 선수 등록을 겨울이적시장 1호로 마친 뒤 출전을 기다렸으나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를 외면했다. 3경기 교체 명단에 들었지만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임대를 모색하다가 QPR 러브콜을 받아 임대로 오게 됐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양민혁이 3개 구단을 놓고 고민한 끝에 QPR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의 등번호는 47번이다.



QPR은 무엇보다 토트넘처럼 영국 수도 런던에 있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필요도 없고 대도시여서 생활하기도 좋다. 챔피언십은 매 시즌 팀당 46경기를 벌이는데 QPR은 19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주중~주말~주중 경기로 이어지는 일정도 많아 양민혁 입장에선 적절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은 가능성이 크다.

양민혁은 QPR 홈페이지를 통한 입단 소감에서 출전에 대한 목마름을 강조했다.

"QPR에 올 수 있어 기쁘고 기대를 하고 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겠다"는 그는 "이 곳에서 뛰던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 정말 뛰고 싶고 정기적으로 경기에 나가고 싶습니다"며 출전에 대한 목마름을 얘기했다.

이어 "내가 한국에서 프로 구단에 몸 담았을 때 뛰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했다"며 "이제 영국에 왔지만 여전히 성공하고 싶다"는 말로 축구종가에서 실컷 공 차고 싶은 소망을 전했다.

양민혁의 QPR 임대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27일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서 토트넘 구단을 담당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가 기사를 통해 양민혁이 임대될 수 있음을 알렸다. 잉글랜드 2부 혹은 벨기에, 네덜란드 1부 구단으로 이번 시즌 말까지 임대를 갈 수 있다는 얘기였다.



골드는 이어 29일 오후 4시경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양민혁이 QPR로 임대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9시경엔 "양민혁이 QPR 입단을 위한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곧 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30일 새벽에 양민혁의 QPR 입단이 공식 발표됐다.

양민혁은 지난달 중순 토트넘의 조기 호출을 받아 런던에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에서 큼지막한 출국 인터뷰도 했다. "좀 더 친해지면 '손흥민 형'으로 부르고 싶다"는 소망까지 공개했다.

구단이 발빠르게 1월 되자마자 선수 등록을 한 만큼 실전도 조만간 뛸 것으로 여겨졌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리그컵 준결승 리버풀과의 경기,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두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토트넘에 부상자가 워낙 많다보니 양민혁까지 기회가 돌아간 경우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양민혁의 데뷔전으로 유력했던 지난 12일 5부 구단 탬워스와의 FA컵 원정 경기에서 교체 투입은커녕 명단 제외되는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서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1분도 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지금 토트넘은 선수단이 부상으로 무너진 상태다. 베스트11을 간신히 꾸리긴 하지만 제 포지션을 뛰지 않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19세 아치 그레이처럼 미드필더가 아니라 센터백 혹은 측면 수비수로 뛰는 경우도 나왔다. 손흥민도 레프트윙은 물론 스트라이커까지 병행해서 매 경기 선발 출전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선수단이 부상으로 문제가 생겼다면 1군 멤버로 등록해 등번호도 앞번호 18번을 양민혁을 스쿼드에 남기는 것이 당연하지만 토트넘은 다른 공격수 영입을 추진하면서 양민혁은 다른 팀 임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29일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은 어린 선수다. 여기에 잘 적응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다른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는 게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는 말로 기존에 출전하던 마이키 무어. 윌손 오도베르,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 외에 새로운 10대 선수를 지금 기용할 여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토트넘은 지난해부터 10대 선수들을 긁어모으듯 하고 있다. 이적료와 연봉이 크게 들지 않으면서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리빌딩까지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전후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할 때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까지 이른바 'DESK 라인'으로 불리는 20대 초반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도 좋은 기억이다.

다만 10대 선수들에겐 출전 기회가 주어져야 성장하는데 지금 토트넘 선수단의 상황, 리그에선 강등권 근처까지 갔고 2개 컵대회에선 거꾸로 우승을 노리는 현실 아래선 양민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하지만 양민혁을 써보지도 않고 임대로 보내는 것에 대해선 비판론도 적지 않다.

양민혁의 잠재력은 아시아 굴지의 K리그1에서 이미 증명됐기 때문이다. 양민혁은 지난해 고교 3학년 신분으로 K리그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입단한 그는 K리그1 38경기에 모두 뛰었으며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한국프로축구사 역대급 신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9월엔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K리그1 '영플레이어'를 수상한 것은 물론 MVP 후보에도 오를 정도였다.

K리그1에서 짧은 시간 내 기량을 입증한 뒤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한 이청용, 지동원과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나이가 그들보다 2~3살 어려 18살에 프리미어리그에 건너갔을 뿐이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전혀 쳐다보지 않았고 양민혁도 출전을 위해 QPR 입단을 선택했다.



"정말 출전하고 싶다"는 양민혁의 외침이 주목받는 이유다.

2부 임대는 나쁘지 않다. 양민혁 입장에선 기술이 떨어지는 2부에서 자신의 경쟁력과 출전 시간을 부여받아 축구종가 무대 적응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배준호, 엄지성은 물론 일본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최근 잉글랜드 2부에 진출하는 상황이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뉴스 / 엑스포츠뉴스DB / 토트넘 / QPR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