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리미어리그 리빙 레전드' 제이미 바디가 또 한 번 토트넘을 '긁었다'.
이번 시즌에만 토트넘과의 2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더니, 세리머니와 인터뷰로 토트넘을 조롱하고 깎아내렸다.
토트넘의 누가 바디에 반격할 수 있을까.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바디는 후반 1분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포를 터트렸다.
3분 뒤 빌랄 엘 한니발이 역전 결승포를 터트리면서 토트넘은 강등권이자 최근 7연패 수렁에 빠졌던 레스터 시티에 1-2로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24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호펜하임전 이후 이틀밖에 쉬지 못한 토트넘은 이 날 패배로 리그 4연패를 당했다. 프리미어리그 최근 7경기에서는 1무 6패로 7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다.
토트넘은 승점 24에서 머무르면서 리그 15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강등권인 18위 울버햄프턴과는 승점 8차다.
반면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감독이 이끄는 레스터 시티는 토트넘을 잡으면서 리그 7연패에서 탈출했고, 강등권에서도 벗어났다.
레스터 시티를 구한 건 역시 레전드 바디였다.
토트넘은 전반 33분 오른쪽 측면 포로의 얼리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히샬리송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어 1-0으로 앞서 나간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유지하던 토트넘의 리드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깨졌다.
후반 시작 직후 레스터시티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1분 만에 바디가 만회 골을 기록한 것이다. 결국 역전 드라마의 기폭제가 됐다.
바디는 만회 골 득점 후 토트넘 관중을 향해 다시 한 번 '조롱'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가 됐다.
바디는 세리머니로 토트넘 관중석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유니폼 소매에 있는 프리미어리그 엠블럼을 가리킨 뒤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이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관중석 맨 위에 걸려있는 클럽의 상징인 금장 닭 모형을 가리키며 손가락으로 0을 그렸다. 자신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한 번 해 봤지만 토트넘은 무관이라는 의미의 세리머니였다. 레스터 시티는 2015-2016시즌 우승확률 5000분의1을 뚫고 역대급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당시 주역이 바로 바디였다.
바디가 이 세리머니를 한 것은 이번 시즌 두 번째이다. 지난해 8월 토트넘과 레스터 시티가 시즌 개막전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에도 바디가 득점 뒤 원정팬들 앞에서 같은 세리머니를 펼친 적이 있다.
당시 바디는 "축구 경기 중에 서로 도발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다 축구의 일부분일 뿐이다"라며 세리머니가 토트넘 팬들을 향한 도발의 의미가 맞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바디는 27일 원정 경기 뒤 인터뷰에선 세리머니에 대한 바디의 언급은 특별히 없었지만, 토트넘을 상대로 공략법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바디는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승리는 정말 크다. 이 승리로 부진에 빠져있던 굴레를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전반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후반전에 극복했다. 오늘 승리는 90분 동안 전력을 다한 결과"라며 "매 경기 득점하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일주일 내내 분석했다. 우리는 (토트넘에)공간이 있고, 빠르게 공을 앞으로 전달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활용해야 했다"라며 토트넘의 넓은 뒷공간을 공략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레스터가 강등을 피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바디는 "100% 믿는다. 우리 모두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확신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좋은 축구를 하고 싶지만, 오늘은 중요한 3점을 챙겼고, 이는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디의 이러한 발언은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이 결과를 얻는 데 과연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한다.
레스터 시티는 이 날 승리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권을 탈출, 17위로 올라섰다. 바로 위 16위인 에버턴과의 승점 차를 6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레스터 시티의 다음 프리미어리그 상대가 에버턴이다. 레스터가 승리하면 에버턴과의 승점 차이가 3점으로 좁혀 강등권 싸움에서 더더욱 벗어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