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에 머무른다고 해도 출전 확률은 희박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민혁의 2부 구단 입단이 긍정적인 이유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또 다른 어린 선수 투입은 어렵다"고 확인사살을 했다.
지난해 7월 토트넘에 입단할 때와 지난해 12월 토트넘에 조기 합류할 때, 그리고 최근 상황이 계속 다르다.
양민혁 입장에선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축구종가를 적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이젠 핑계를 댈 수 없고 양민혁이 헤쳐나가야 한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QPR은 "18세 윙어 양민혁이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 구단에 남는다"고 30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앞서 29일 영국 매체에서 양민혁 임대 이적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알린 상태였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서 토트넘 구단을 담당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양민혁이 QPR로 임대될 것이다"고 밝혔다.
골드는 이어 "18세 선수가 영국 축구의 속도와 신체적 특성을 더 낮은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이는 토트넘이 며칠 안에 공격수를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앞서 골드는 지난 27일 양민혁이 잉글랜드 하부리그나 벨기에, 네덜란드로 6개월 임대 갈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실행됐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골드의 발언을 인용한 뒤 "토트넘에 1월 합류한 양민혁이 QPR로 임대된다. 양민혁에게 3개 구단이 관심을 드러냈다. 18세 공격수(양민혁) 또한 QPR 임대를 받아들였다"고 확인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QPR구단이 양민혁의 메디컬테스트를 마치고 입단 공식 발표를 전했다.
양민혁은 출전 시간을 위해 QPR 입단 선택했음을 알렸다. 그는 "QPR에 올 수 있어 기쁘고 기대를 하고 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겠다"며 "이 곳에서 뛰던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 정말 뛰고 싶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QPR은 토트넘과 같은 런던을 연고로 하고 있으며 '레전드'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생활을 청산하고 2012-2013시즌에 1년 뛰었던 곳이다. QPR은 당시엔 프리미어리그 구단이었다.
현재 강원에서 뛰고 있는 35세 풀백 윤석영도 2013년 1월 전남에서 QPR로 직행한 적이 있다. 윤석영은 3년 반을 뛰었는데 중간에 찰턴 애슬레틱으로 임대를 가기도 했다.
QPR은 이번 시즌 챔피언십 24개팀 중 13위(9승 11무 9패)를 달리고 있는데 17경기 남겨놓은 상황에서 승격 가능권인 6위 미들즈브러(승점 44)와 승점이 6점 차에 불과해서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승격 가능성이 충분하다. 양민혁이 QPR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는 이유다.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토트넘과 6년 계약을 체결한 뒤 강원에 임대 신분으로 2024시즌을 마친 뒤 지난달 중순 영국으로 건너갔다.
양민혁은 당초 예정보다 이른 시점에 토트넘에 합류, 기대감을 모았으나 실제 환경은 180도 달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이 강등권 근처까지 가다보니 양민혁을 섣불리 투입할 공간이 없었다. 게다가 토트넘이 부상병동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1군 주전급 상당수가 다친 상태다.
이를 몇몇 10대 선수들로 메웠는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더 이상의 10대 선수 활용보다는 검증이 어느 정도 된 공격수의 유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토트넘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해리 케인의 백업으로 뛰는 마티스 텔 영입에 다가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 팀에서의 첫 달 출전시간 0분을 기록하고 QPR에 가게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9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이 처한 냉엄한 현실을 얘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은 어린 선수로, 이 곳에 적응하는 단계"라면서 "지금 현실을 비춰보면 다른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는 게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시즌 1군 선수들 부상이 이어지자 17세 마이키 무어. 20세 윌손 오도베르, 20세 아치 그레이, 18세 루카스 베리발 등 4명을 준주전급으로 기용했다. 강등권 싸움을 할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새로운 10대 선수를 지금 기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고 양민혁의 경우엔 배려를 해서 임대 보내기로 한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은 클럽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선수"라며 임대가 토트넘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었음을 알렸다.
양민혁을 1~2번 정도 투입해보지 않고 임대 보내는 것은 난센스에 가깝지만 어차피 토트넘에 남아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를 기용하기엔 상당히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QPR 임대가 천만다행 혹은 '신의 한수'로 불릴 수 있는 이유다.
사진=QPR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