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모든 세대가 알고 있는 판타지 로맨스, 비밀을 있어도 믿게 된다.
27일,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이 개봉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로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주걸륜의 피아노 연주와 모든 걸 초월한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조화를 이뤄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2020년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다시 태어났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극장에서 본 30~40대도 많지만, 사실 해당 영화는 '학교 국룰영화'라는 별명으로 학교 선생님이 음악 시간 혹은 자습 시간 때 교실에 틀어 학생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제목부터 비밀이 들어가지만, 주요 설정은 원작 개봉 당시 태어나지 않았던 요즘 학생들도 많이 알고 있을 '비밀이 없는' 판타지 로맨스다.
하지만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주인공들의 답답한 부분과 '나라도 의심했겠다' 싶은 부분을 반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원하게 긁어준다. 말 그대로 MZ의 사랑이 담겼다.
옛날 영화임을 감안하고 본 오글거리는 부분도 현대에 맞게 적절히 바뀌었다. 학창시절, 학년이 바뀌어도 일년에 한 번씩은 감상했던 '말할 수 없는 비밀' 원작을 접했을 20대에겐 새로움과 더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
유준은 콩쿨에서 활약하던 기대주로, 유학 중 손목 부상으로 한국에 돌아오게 되는 인물이다.
음대생 유준은 자신을 챙겨주는 인희와 함께 한국에서의 새학기를 시작하지만, 우연히 피아노 연주를 따라가다 도착한 낡은 연습실에서 해맑은 소녀 정아를 만나게 된다.
이 뒤로는 달달하다. 흔한 캠퍼스 새내기들의 강의실 모습부터 풋풋한 설렘을 나누는 핑크빛 데이트.
도경수와 원진아의 동글동글한 매력과 비주얼 케미스트리까지 한데 모여 훈훈함을 안긴다.
천식에 마음껏 달릴 수 없는 79년도에 사는 샤오위(계륜미)는 없다. 건강하고 밝은 99년의 정아가 있다.
기다리기를 잘하는, 의심없는 99년의 샹룬(주걸륜)도 없다. 정아만을 바라보는 마음을 가진 현대 한국의 MZ 유준이가 있다.
"번호 좀 알려줘"
"나 번호 없는데?"
유준이는 만만치 않은 존재다.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정아에게 피아노 배틀에서 얻은 상품을 전하는가 하면, MZ답게 참지 않고 번호도 딴다.
99년에서 온 정아는 이를 어떻게 넘길까. 요즘의 관객들에겐 익숙한 현대의 설정들이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나오니 이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음대생 교수이자 유준의 아빠(배성우 분)는 사랑의 빠진 아들이 꺼내는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미지의 여성의 정체를 함께 의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유준 또한 정아를 계속 의심하며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자신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는 그녀에게 이별을 먼저 고한다. 원작을 본 팬들이라면 여기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오글거리는 맛에 본 장면도 현실적으로 바뀌었기에 더욱 판타지가 깊게 다가온다.
'피아노 배틀'에서 배틀곡을 설명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던 깐죽거리는 배틀 사회자의 존재가 없어졌다. 또한 원작 대사를 한국어로 번역해 그대로 읽었다면 오글거렸을 직접적인 핑크빛 대사도 도경수, 원진아와 감독이 함께 바꾸어 나갔다.
이러한 노력 덕에 흡입력 있는 연주 장면부터 캐릭터들 또한 어디선가 실제로 살고 있을 법한 존재로 거듭났다. 낡은 피아노에 얽힌 비밀 외 모든 것들이 현실적이라 단 하나의 판타지가 더욱 소중하다.
달라진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 결말을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을 영화로 탄생했다. 과연 우리가 아는 결말로 끝날까 생각하며 보는 맛도 있다.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쿠키영상 없음.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