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나승엽이 억대 연봉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롯데는 20일 2025시즌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 및 일정을 발표하면서 연봉 계약 소식을 알렸다. 구단은 "2025시즌 재계약 대상자 58명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롯데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야수들, '윤나고황손(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손성빈)'이 나란히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윤동희는 9000만원에서 122.2% 오른 2억원에, 고승민은 8000만원에서 131.3% 상승한 1억 8500만원에 계약을 끝냈다.
황성빈(7600만원→1억 5500만원, 103.9% 상승)과 손호영(4500만원→1억 2500만원, 177.8% 상승)도 높은 인상률을 나타낸 가운데, 지난해 연봉 4000만원을 받은 나승엽은 1억 2000만원에 2025시즌 연봉 계약을 끝냈다. 무려 200%나 오른 금액에 사인했다.
덕수고등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관심을 모은 나승엽은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미국행을 택하지 않고 롯데와 손을 잡았다. 당시 롯데는 나승엽에게 계약금 5억원을 안겼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나승엽은 데뷔 시즌이었던 2021년 60경기 113타수 23안타 타율 0.204 2홈런 10타점 출루율 0.289 장타율 0.274에 그쳤다. 그해 퓨처스리그에서는 42경기 144타수 42안타 타율 0.292 2홈런 31타점 출루율 0.376 장타율 0.431을 올렸다.
2021시즌 종료 후 입대한 나승엽은 2022~2023년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다. 2022년 82경기 287타수 86안타 타율 0.300 7홈런 64타점 출루율 0.443 장타율 0.460, 2023년 84경기 295타수 92안타 타율 0.312 5홈런 57타점 출루율 0.435 장타율 0.434를 마크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온 나승엽은 지난해 2월 스프링캠프를 통해 반등 의지를 나타냈다. 4월까지 8경기 20타수 4안타 타율 0.200으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5월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8월 들어 잠시 주춤했던 나승엽은 9월 이후 81경기 30안타 타율 0.370 1홈런 1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최종 성적 121경기 407타수 127안타 타율 0.312 7홈런 66타점 출루율 0.411 장타율 0.469로 복귀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눈에 띄는 건 볼넷이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나승엽의 타석당 볼넷 비율은 14.1%로, 규정타석에 진입한 타자 중에서 홍창기(LG 트윈스·15.1%), 권희동(NC 다이노스·15.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정교한 콘택트만큼 선구안도 돋보였다는 의미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 속에서 고전한 타자들이 있었지만, 나승엽은 큰 문제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나승엽의 존재감은 대표팀에서도 돋보였다.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한 나승엽은 대회 첫 경기였던 대만전에서 솔로 아치를 그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8타수 2안타 타율 0.250 1홈런 1타점으로 대회를 마무리하면서 많은 타석을 소화하진 않았지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남겼다.
나승엽은 2024년을 뒤로하고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롯데는 오는 24일부터 3월 5일까지 총 41일 동안 대만 타이난시(1차), 일본 미야자키(2차)에서 2025시즌 스프링캠프를 소화한다. 지난해보다 더 큰 책임감을 안게 된 나승엽이 팀의 기대에 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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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