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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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연기 이유는…" 봉준호 영화, '기생충'이란 부담을 안고 (미키 17)[엑's 초점]

기사입력 2025.01.20 20:1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어디에도 없던 '발냄새 SF' 영화가 탄생했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미키 17'(감독 봉준호) 푸티지 시사회가 열렸다. 

전 세계 최초로 베일을 벗은 '미키 17'은 매번 다양한 소재, 다양한 색의 작품을 연출해 온 봉준호 감독의 '봉테일' 자신감의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 등 장르와 세계관이 겹치는 경우가 없던 봉 감독은 이번에도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를 만들었다. 

죽는 게 직업인 청년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는 가진 것도, 갈 곳도 없는 실패한 청년이다. 지구를 벗어날 수 밖에 없던 그의 선택으로 인해 그는 17번의 죽음을 맞게 된다. 



보는 이 마저 춥게 만드는 얼음 절벽, 진짜 있을법한 미래의 있을법한 기술과 시설, 거대 우주선은 거대한 세계관을 실감케 하는 동시에 몰입력을 높인다. 인간의 이야기인데 인간들 같지 않은 상황도 많다. 죽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니, 제일 잔인한 계급사회란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심각한 내용에 계속 불쌍한 주인공이지만 관객을 피식거리게 만드는 매력도 있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휩쓴 후 6년 만에 내놓는 작품이기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시상식 최고의 상을 휩쓸며 글로벌 관객이 K-무비에 이토록 열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한국 최초·세계 최초' 등 다양한 수식어를 거머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후 처음으로 함께 할리우드와 손을 잡고 또 도전을 시작했다. 

봉준호 감독은 '인생 첫 내한' 로버트 패틴슨과 함께 기자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오랜만에 자신의 영화를 소개하는 행사에 봉 감독은 "이런 행사가 4~5년 만이다. 시작하니 또 금방 익숙해진다"며 국내 취재진에게 인사를 전한 후 "'미키 17'은 여러분이 겪을 이야기다. 여러분 세대의 이야기다. 그만큼 현실감 있고 피부에 와닿는 SF다"라며 작품 속 메시지를 설명했다.

"'듄'처럼 서사적인, 아주 먼 우주 저편의 시간대를 뛰어넘는 영화도 물론 훌륭하다. 그렇지만 '미키 17'은 눈 앞에 닥친, 주변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끼린 농담으로 '발냄새 나는 SF'라고 부르기도 했다. 가까운 근미래로 이야기를 끌어당기고 싶었다"며 2050년대의 이야기를 담았음을 전했다. 

또한 "논두렁에서 경운기 탄 형사가 등장하는 영화 찍다가 이런 거 찍으니 갭(차이)이 느껴지긴 한다"며 할리우드 SF로 나서는 소감도 덧붙였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 새로움을 안기던 봉준호 감독은 AI에 대해서도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키 17'으로도 창의성을 보여준 그는 "AI가 절대 쓸 수 없는 시나리오가 무엇일까 매일 밤 고민한다"며 "이세돌이 알파고를 굴복시킨 수를 3페이지 걸러 1번 씩 등장하는 시나리오를 쓰리라(다짐했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어떻게 AI를 내가 요리할까(고민한다). 매년 한 편씩 그런 대본 쓰고 싶다. AI 무시무시하다. 영화 업계에서도 많은 논쟁과 부딪힌다. 다들 예민한 상태다"라고 덧붙이며 AI를 견제 중인 근황을 밝혔다. 이 부분에서 부담감보단 봉 감독의 창의성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국내외로 다양한 추측을 낳았던 개봉 연기의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당초 1월 개봉 예정이었던 '미키 17'은 4월 개봉 발표에 이어 다시 3월 개봉(북미 기준)을 확정짓는 등 여러 차례 개봉시기를 변경했다.

워너브러더스와의 이견, 재편집 등 많은 추측을 낳았던 것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개봉날 변동이 많이 있었는데 사실 제 영화 중에 개봉일 변경이 안된 적이 없다. '살인의 추억'부터 (개봉일이) 여기갔다 저기갔다 했다. 이번 경우엔 유난히 주목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기사화가 많이 됐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 할리우드 상황, 배우조합 파업 등 많은 상황이 있었다. 많은 영화가 개봉일이 바뀌었다. 복잡한 여건들이 엮여 있었다"며 "재편집, 재촬영 등의 복잡한 일은 없었다. 감독 최종 편집본으로 애초에 계약이 된 영화다. 영화사도 제 영화 자체에 대해 존중해주셨다. 상호 존중 가운데 순탄히 작업이 끝났다. 외적 요인에 변화가 있었던 거다"라고 설명하며 작품 자체의 변화는 없음을 확실히 밝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한편 로버트 패틴슨 또한 "봉준호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봉테일을 볼 수 있었다"며 정확한 디렉션과 함께 속전속결로 진행된 '미키 17' 현장에 혀를 내둘렀음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 같은 레벨의 감독이 전 세계에 몇 명 없다. 모든 배우가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분"이라는 로버트 패틴슨은 "봉 감독 영화를 보면 세계관이 굉장히 특별한데 말이 된다. 개인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도 있다. '살인의 추억'도 오래 전에 봤다. 감독이 절 생각했다고 했을 때 저도 빠르게 손 들었다"며 작품 참여에 기쁨을 드러내 더욱 영화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스케일이 더욱 더 커진 봉준호 감독의 세계. '미키 17'이 또 한 번 '옥자', '설국열차'에 이어 국내 관객을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휘어잡을까. '기생충'의 영광이 기대를 모으지만 부담이 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봉테일의 마법이 또 한 번 통할지, 할리우드 영화의 새 반향을 일으킬지 그 어느 때보다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미키 17'은 2월 28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의 개봉을 확정했으며 3월 7일 북미 개봉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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