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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축구협회장 선거운영위원 총 사퇴…23일 선거 취소→원점 재검토 (오피셜)

기사입력 2025.01.10 16:11 / 기사수정 2025.01.10 17:0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대한축구협회 제55대 회장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이 전격 사퇴했다.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23일 강행하려던 회장 선거를 취소하고 선거운영위 재구성 등을 포함해 선거 운영 원점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SNS 공지를 통해 이 같이 알렸다.

이미 법원의 판결로 선거운영위가 실질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음에도 23일을 회장 선거일로 지정하는 등 강행하려는 움직임에 야권 후보들이 극렬 반발하고 여론의 맹비난이 이어지자 결국 전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영위는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협회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된 선거운영위는 이번 선거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했다. 법원도 협회의 선거운영위원회 선정 절차나 구성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기간 동안 여러 차례 근거없는 비난과 항의가 제기됐다. 특히 법원의 결정 취지를 존중하면서 선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후보자측에 대한 의견수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비방만 지속되고 있다"고 허 후보 측과 신 후보 측을 사실상 비난했다.



이어 "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의 사퇴를 결정했다"고 했다.

끝으로 "이번 선거를 계기로 향후 축구계에 보다 성숙한 선거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지원과 관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선거운영위원 전원 사퇴에 따라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새 판을 짜는 게 불가피하게 됐다.

선거운영위 전원 사퇴 성명서 뒤 대한축구협회는 "금일 오후 선거운영위원회 전원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9일 공지한 선거일정(12일 추첨, 23일 선거 등)은 취소됐음을 알린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원회의 재구성 문제를 포함해 추후 회장선거 진행의 전반적인 관련 사항을 논의한 뒤 다음주 중 다시 알리겠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일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해지 부장판사)가 인용 결정을 선거 하루 앞둔 8일 내리면서 촉발됐다.

이번 선거엔 정몽규 현 회장,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상 기호순)이 출마했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선거운영위 구성이 불투명하고 일정 및 절차가 제대로 공고 안 된 점, 선거가 온라인 방식 없이 오프라인 직접 투표로만 이뤄져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선수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데다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한 점 등을 들어 선거 관리가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조목조목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 7일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거 관리·운영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법원은 부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법원은 세 명이 후보로 출마한 상황에서 선거인단에서 배제된 21명의 투표수는 적어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에 올라갈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도 봤다.



이에 따라 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부정선거 우려가 크다는 거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가처분 인용으로 대한축구협회는 또 한 번 망신을 불렀다.

이후 허 후보, 신 후보는 중립성 잃은 대한축구협회가 회장 선거에서 손을 떼고 대한체육회, 대한유도회 선거를 위탁 진행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축구협회 회장 선거도 위탁 운영하는 등 선거를 처음부터 다시 하자고 촉구했다.

언론에서 본지가 가장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 선거(2025년 1월8일 오전 5시24분 '망신' KFA, 회장선거 운영 자격 있나? …체육회선거처럼 중앙선관위 위탁해야 보도 참조)를 주장하는 등 여론도 축구협회의 일방 통행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크게 냈다.

게다가 허 후보 측이 입수해 9일 발표한 선거운영위 명단을 보면 정몽규 후보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위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허 후보 측은 "선거운영위 위원들 중 정몽규 호외무사가 있다"며 개탄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와 선거운영위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 캠프 관계자와 지난 8~9일 상의하더니 9일 저녁 느닷 없이 오는 23일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표했다.

허 후보 측과 신 후보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다시 한 번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동시에 밝혔다.



신 후보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선거를 강행한다면 강구하고 있는 모든 법적 대책과 처분으로 대항할 준비를 갖췄다"며 "하나는 정지 처분에 대한 법적 조치고, 다른 하나는 정 후보가 후보 자체로 인정받을 수 없는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 감사를 마친 뒤 축구협회에 내달 2일까지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정 회장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으면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는데, 정 후보가 후보자격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선거를 빨리 치르려 한다는 게 신 후보의 주장했다.

허 후보도 같은 날 오전 보도자료를 낸 뒤 선거운영위가 선거일을 정할 법적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허 후보는 "선거운영위의 구성과 업무 범위는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조에서 정하는데, 규정 어디를 찾아봐도 운영위가 선거일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선거운영위는 해산하고, 공정한 제3자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관리를 위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법원에 축구협회장 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8일 선거를 막았던 허 후보 측은 추가 가처분 신청도 검토 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선거일을 후보자들끼리 정해서 하는 게 아니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으나 같은 날 오후 결국 선거운영위 전원이 사퇴를 결심했다.

선거운영위원 전원 사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도 다시 한 번 요동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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