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의 계약 상황은 뒷전인 듯 하다.
그 사이 바르셀로나가 다시 손흥민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이 6일(한국시간) "현금이 부족한 바르셀로나가 FA로 대형 이적을 노리고 있다며 손흥민을 충격적으로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라며 "2021년에 가장 최근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마지막 해를 맞게 됐다. 그는 1월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해외 구단과 자유롭게 사전 계약을 위한 협상에 열려있다"라고 했다.
토트넘은 아직 손흥민과의 재계약 혹은 현 계약서 1년 연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은 다음 시즌 입단을 위해 지금부터 영국 외 다른 유럽 국가 구단들과 교섭할 수 있다.
다른 영국 매체인 '스포츠 바이블'도 "바르셀로나는 자유계약(FA) 선수가 될 4명에게 관심이 있다"며 "바르셀로나 이끄는 한지 플리크 감독은 내년 여름 선수단을 개편하려고 한다. 6월 말 현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될 4명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조나단 타, 요수아 키미히, 레로이 자네, 그리고 손흥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모두 스페인 매체 '엘 나시오날'의 보도에서 나온 이적설이다. '엘나시오날'은 샐러리캡 위반으로 공격수 다니 올모의 등록이 말소될 위기에 놓인 바르셀로나에 대체 선수 6명을 추천했는데 여기에 손흥민이 포함됐다.
매체에 따르면 이 6명은 올해 6월 30일을 끝으로 소속팀과 계약이 종료되는 손흥민,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레로이 자네(바이에른 뮌헨)와 라 마시아 유망주 토니 페르난데스, 우나이 에르난데스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예전에도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요수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FA 영입 추진한다고 했던 바 있다.
다른 스페인 매체인 '엘골디히탈'도 지난달 3일과 4일에 걸쳐 “바르셀로나는 손흥민에게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 패키지를 제안했다. 한국 스타 손흥민의 이름이 클럽 안건에 올라왔고, 데쿠 단장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플리크 감독이 외면한 선수 중 한두 명이 팀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데쿠 단장이 플리크 감독에게 손흥민을 얘기했을 때 예상대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며 "레프트윙 손흥민은 기본 몸값이 4500만 유로(약 654억원)에 달하는 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다. 그의 동료인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도 그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손흥민의 가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그 정도의 기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당장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팀의 레전드이자 주장 손흥민을 그냥 놓치고 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26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과 수비수 벤 데이비스의 계약에 대한 연장 옵션 활성화를 결정했다"며 "두 선수들을 1년 더 팀에 묶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23일엔 '기브 미 스포츠'가 이적시장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를 통해 같은 주장을 먼저 내놨다. 로마노는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클럽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10월 이후 클럽 내부 분위기가 그렇다. 공식적인 절차가 남아 있긴 하다"며 토트넘이 단지 다른 이유로 손흥민 계약에 대한 콜옵션 활성화 발표만 미루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일단 지난해 31일 자정까지 침묵했다.
손흥민의 기존 계약은 2025년 6월에 끝나지만,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면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 머물러야 한다. 토트넘이 이 옵션을 일방적으로 행사하면 손흥민이 따라야 한다는 게 대다수 언론의 견해다. 거꾸로 구단이 이를 발동하지 않으면 손흥민은 이번 6월에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선수 동의 없이 옵션 행사가 어려울 거라는 견해도 있었다. 4년 전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구단이 손흥민의 의사를 물을 필요는 있다는 얘기다. 토트넘이 연말까지 옵션 활성화를 밝히지 못하는 것도 손흥민이 동의하지 않아서라는 얘기 역시 나온다.
1년 연장 옵션 행사에 대해 토트넘이 내년 여름 손흥민과 결별하기로 마음을 굳혔으나 '공짜'로 보내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분석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보스만 룰 대상이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현재 연봉을 최소 동결하는 형태로 3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원하고 있다. 이번 시즌 부침을 겪고 있지만 실력이 크게 하락한 것도 아니고 그간 구단에 헌신한 것들도 배려해달라는 얘기다.
손흥민의 마케팅 파워도 그대로여서 토트넘 입장에서도 손흥민을 남겨두는 게 상업적으로 이로울 수 있다. 영국 언론 중에선 손흥민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수준 떨어지는 전술의 희생양이라는 분석도 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이지만 현재 최고의 경기력에는 못 미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7경기를 치르며 단 5골을 넣고 있다. 5골 6도움으로 리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리그 10-10을 달성했던 득점 페이스보다 조금 떨어져 있다.
'더선'은 "만약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비롯해 자신들이 원하는 FA 빅네임들을 모두 영입할 수 있다면, 바르셀로나는 이적료 지출 없이 선수단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물론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던 해리 케인이 있는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강인의 소속팀 PSG(프랑스), 조세 무리뉴와 재회가 가능한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등 여러 구단과 계속 이적설이 돌고 있는데 토트넘은 손을 놓았다고 봐도 될 정도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대신 골키퍼가 급한 토트넘은 안토닌 킨스키를 영입하며 1월 이적시장에서 첫 행보를 보였다.
한편 손흥민은 최근까지 토트넘과 줄다리기를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ESPN에서 프리미어리그를 담당하는 제임스 올리 기자는 지난 2일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 클럽 입장에선 여유가 있다"며 "그러나 손흥민은 올여름이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내는 해임에도 새 계약을 놓고 의미 있는 논의가 없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이어 "손흥민은 오는 7월 33살이 된다. 스피드와 날카로운 면에 의존하는 손흥민 신체 수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있을 것"이라며 토트넘이 손흥민의 쇠락을 의심하고 있음을 알린 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인색한 스타일을 감안할 때, 옵션을 발동한 다음 추후 상황을 검토하는 것이 가장 논리적인 결과로 보인다. 다만 손흥민이 이례적으로 난동을 부리지 않는 조건 아래서 그렇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