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현역 선수들이 학술대회 현장에서 야구 팬들을 만났다. 임창민(삼성 라이온즈)과 김휘집(NC 다이노스)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야구학회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1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동국대학교 덕암세미나실에서 2024년 겨울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야구 팬들은 물론이고 전·현직 지도자들도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이기광 한국야구학회 회장(국민대 교수)이 ‘한국 야구 스포츠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이어 오연우 이사가 ‘끝내기 상황에서 경기종료 시점의 재정의’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후 주제 강연이 이어졌다. 1부에서는 '한국 야구와 세이버메트릭스/스포츠과학'이라는 대주제로 강연이 진행됐으며, 2부에서는 'KBO리그 천만 관객 시대, 흥행 이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이 열렸다.
이날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건 1부 강연이었다. NC 다이노스에서 오랫동안 전력분석 업무를 수행한 송민구 이사, 일본의 스포츠과학 R&D 센터 'NEXT BASE ATHETES LAB'의 분석가인 모리모토 료타 씨와 함께 임창민, 김휘집이 발표자로 나섰다. 임창민과 김휘집은 각각 '현장에서 경험한 스포츠 과학', '데이터와 함께하는 선수의 하루'를 주제로 15~20분 동안 발표를 진행했다.
임창민은 NC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미국에서 재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훈련 방식을 소개하면서 한국 야구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창민은 "한국 야구가 좀 더 발전하려면 전문가들의 분석이 필요하고, 좋은 지도자들이 어떻게 선수들을 육성했는지 시스템을 정리해야 할 시기"라며 "야구선수 출신이 아닌 트레이닝 전문가, 데이터 전문가들이 수의 개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장에 좀 더 깊숙하게 관여함으로써 선수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된다면 훨씬 더 많은 선수들이 훌륭한 선수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휘집은 시즌 중 하루 일과를 중심으로 데이터가 어떻게 선수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내용을 준비했다. 경기장 출근 후 준비 운동, 루틴, 야외 훈련, 분석 미팅, 경기까지 매 순간 데이터와 함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휘집은 "이전에는 선수들이 주로 개인의 경험과 직감에 의존해서 전략을 세웠다면, 최근에는 데이터와 객관적인 지표들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야구를 시작한 지 (2024년을 기준으로) 14년이 지났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보면 시스템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김휘집은 "사실 데이터가 발전하더라도 선수에게 주는 직감이나 느낌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100%를 나타내는 데이터는 없다"며 "야구는 확률의 게임이지만, 1%의 가능성도 실현될 수 있는 스포츠인 만큼 데이터를 통해서 확률을 높이고, 팬들께 더 좋은 야구를 선보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임창민과 김휘집은 발표 후 팬들로부터 질문을 받았고, 질의응답 순서를 포함해 약 1시간 동안 팬들과 함께했다.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쉬는 시간을 활용해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에 응했다.
발표 후 만난 김휘집은 "(발표 제안을 받았을 때) 감사하면서도 내가 발표하기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팬들께 야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내게 큰 자산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발표 자료는) 직접 준비했다. 3일 정도 준비했는데, 저녁 식사 후 집에서 2시간씩 준비한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경기장이나 공식 행사를 제외하면 현역 선수들과 팬들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다.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김휘집은 "생각했던 것보다 발표가 쉽지 않더라(웃음). 팬들의 열의가 느껴졌고, 멋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불러 주신다면 매년 나올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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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