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매우 실망했다."
손흥민의 눈가가 촉촉히 젖었다. 90분 격전을 치른 뒤 생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힘들고 괴로운 하루가 됐다.
리버풀과 안방 경기에서 참패를 겪은 손흥민이 인터뷰를 통해 속상하고 분한 마음을 과감없이 전달했다. 말 한 마디 옮기기 힘들 만큼 충격적인 패배였지만 팬들의 마음을 달래고 또 자신의 마음을 표출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다.
손흥민은 '정말'이라는 말을 두 번이나 붙이며 "정말, 정말 실망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손흥민은 자신과 소속팀 토트넘이 더 강해져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홈 경기 직후 영국에서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허탈하고 분한 마음을 표출했다.
손흥민은 "결과에 매우 실망했다. 홈에서 6골을 내주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말, 정말 고통스럽다"고 했다.
토트넘은 6만 홈 관중을 불러놓고 치른 리버풀전에서 전반과 후반에 각각 3골씩 내주며 3-6으로 패했다. 이날 토트넘 홈구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리버풀은 수비수들이 줄줄이 다쳐 결장한 토트넘 수비진을 사정 없이 휘저은 끝에 크게 이겼다.
이날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현역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는 이집트 출신 세계적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가 2골 2도움을 몰아치고, 콜롬비아 국적 윙어 디아스가 첫 골과 6번째 골을 넣는 등 두 공격수의 쌍끌이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을 대파하고 프리미어리그 최근 12경기 무패(9승 3무)를 질주하고 1위를 굳게 지켰다.
반면 토트넘은 이날 충격패로 최근 7경기에서 2승 1무 4패에 그치며 20개 팀 중 11위(승점 23)까지 추락했다.
손흥민은 리버풀과의 최근 프리미어리그 7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두 경기에서 모두 득점하기도 했다. 팀의 대패를 벤치에서 씁쓸히 지켜봤다.
아무래도 주전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나 센터백 3명 결장 여파가 없을 수 없다. 주중에 UEFA 유로파리그, 리그컵 경기를 쉼없이 치른 것도 손흥민 등 토트넘 선수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손흥민은 단호히 선을 그었다. 축구 선수가 경기 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이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축구 선수라면 항상 뛰어야 하며, 열심히 노력해 최대한 빨리 회복해야 한다.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리버풀에 대해서 쓸 수 있는 모든 표현을 쓰면서 극찬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들은 현재 리그 선두이며, 최고의 선수들과 조직력을 갖췄다"는 손흥민은 "1위를 달리는 이유가 있다.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실수를 한다면 대가가 바로 다가온다. 정말 좋은 팀"이라고 치켜세웠다.
상대가 강하더라도 밀도 있는 집중력을 갖춰야 승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손흥민은 "축구는 항상 위험한 종목이다. 뒤로 물러섰을 때도 실점할 수 있다. 경기 플랜은 좋을 때든 힘들 때든 지켜야 한다"면서 동료들에게 집중력 있는 플레이가 필요함을 역설한 뒤 "오늘 선수들과 팬들, 클럽은 무척 힘들겠지만 우리는 함께 움직여 더 강해져야 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 스카이스포츠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