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코엑스, 김유진 기자) '보고타'가 콜롬비아 현지의 광활한 로케이션과 함께 송중기의 고군분투 생존기를 그려낸다.
1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성제 감독과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김종수가 참석했다.
'보고타'는 1997년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 분)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중기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꿈꾸는 청년 국희 역을, 이희준이 보고타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 통관 브로커 수영 역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권해효는 보고타 한인 사회의 최고 권력자이자 밀수 시장의 큰손 박병장 역으로 묵직함을 더하고, 박지환은 박병장의 조카 작은 박사장 역으로 극에 긴장감을 높이는 활약을 펼친다. 김종수는 콜롬비아 보고타로 국희를 끌고 온 국희의 아버지 근태 역을 맡아 송중기와 부자 호흡을 선보인다.
'소수의견'(2015)에서 디테일한 연출로 현실감과 법정물의 장르적 매력을 복합적으로 보여줬던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리얼함이 넘치는 범죄 드라마를 완성했다.
김성제 감독은 주인공 국희가 10대부터 30대까지 지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놓는 전개를 언급하며 "연대기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 두려움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연대기 영화가 화는 늘 근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재미를 얻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긴 시간을 두 시간 안에 캐릭터 안에 담아낸다는 것이 흥미로우면서도 괴로웠다. 인물들이 서로의 입장에서 다른 얼굴과 다른 감정을 갖게 하고 퇴장하게 하는, 그런 시간들이 공부가 많이 됐다. 배우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송중기는 생계와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청년 국희 캐릭터를 통해 보고타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송중기는 "해외촬영이라는 것이 워낙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가 많은 환경이기 떄문에, 사실 쉽지는 않았다. 낯선 환경이라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낯선 환경이지만 어디가 됐든 그 안에 있는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있는 한국 사람들끼리의 갈등을 다룬다는 서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 "선배님, 스태프들하고 대화를 많이 했다. 또 그 곳에 서로 같이 부대끼면서 있다 보니까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들도 많이 나와서 동료들에게 힘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희준은 "현지의 리듬을 느끼고 싶어서 촬영이 없는 날은 댄스학원에 가서 살사도 배웠다. 늘 동료들과 '보고타' 이야기만 했던 것 같다. 어떻게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는지,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는지 그 얘기를 매일 나눴다"고 말했다.
김종수와 박지환도 "낯선 환경이어서 좋았다"고 입을 모으며 "스태프 분들이 일찍이 보고타 현장에 가서 잘 준비해주셨다. 덕분에 촬영에 잘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환도 "제한된 공간에서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많은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얘기했다.
권해효는 "저희도 틈나는대로 숙소에 있기보다는 길거리 노천 카페에서 사람들을 보며 분위기를 느껴보려고도 했고, 호텔 옥상에 올라가 태닝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현지에 살아온 사람의 느낌을 살아보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보고타'는 영화의 시작인 콜롬비아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한국에서부터 이동만 최소 20시간 이상이 걸리는 콜롬비아의 보고타를 메인 로케이션 촬영 장소로 정했다. 여기에 카리브해의 휴양도시 카르타헤나, 지중해의 섬나라 사이프러스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냈다.
실감나는 현지 모습을 담아낸 것에 이어, 영화에서 묘사되는 콜롬비아가 보는 이들에게 다소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을 우려에 대해 김 감독은 "구설에 휘말릴까봐 걱정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제가 설정한 시간 이전에 10년 정도는, 실제로 보고타가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였다고 알고 있다. 우리 영화속 시대까지도 그런 여진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르적 허구를 부리려고 애쓴 것은 아닌데, 나라의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하는 그런 의도보다는 디테일한 현실적인 소재들을 가지고 서사와 갈등을 다뤄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송중기도 "장모님이 콜롬비아 분이다"라고 가족 이야기를 직접 언급하며 "그래서 (콜롬비아 쪽과) 교류를 하고 있다 보니까, 작은 지식으로 제가 알기로는 그런 이미지들을 조금 걷어내고 싶어서 현지에 계신 분들도 노력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제가 지냈던 콜롬비아는 흥이 많고 정이 많고 음식이 많은 곳이자 음식이 정말 미쳤다. 너무 맛있다"고 웃었다.
또 "그래서 저는 굉장히 즐겁게 지낸 기억이 많다"면서 "제 가족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친근하게 느껴진다. 저희 영화 때문에 콜롬비아의 이미지가 안 좋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은 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타'는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김 감독은 "12년 동안의 연대기지만, 관객들이 지치지 않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게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고, 송중기도 "극장에 오래 걸려있었으면 좋겠다"며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