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연승 실패' 흥국생명, 사령탑 오히려 '졌잘싸' 외쳤다…"14연승도 어려운 일" [인천 현장]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개막 15연승 도전이 안방에서 좌절됐다. 정관장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흥국생명은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정관장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2-25 23-25 25-14 22-25)으로 졌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정관장이 현재 좋은 모먼트에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상대가 게임 시작부터 잘했다"며 "오늘은 우리의 배구가 잘 안됐다. 1세트에서 우리의 작은 선택들이 앞선 게임들과 비교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패배로 지난 10월 19일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과의 개막전부터 지난 13일 IBK기업은행전까지 이어진 연승 행진이 '14'에서 멈추게 됐다. 정관장을 꺾었다면 현대건설이 가지고 있는 V리그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승점 추가에도 실패했다. 시즌 14승 1패, 승점 40점으로 2위 현대건설(11승 4패, 승점 34)과 격차가 승점 6점으로 유지됐다. 오는 20일 현대건설과 맞대결을 앞두고 부담감이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김연경이 팀 내 최다인 26득점, 공격 점유율 34.15%, 공격 성공률 50%로 제 몫을 해줬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미진했다. 정윤주가 7득점, 김수기가 6득점을 보탰지만 화력 싸움에서 부키리치를 앞세운 정관장에 밀렸다.

흥국생명은 1, 2세트를 정관장에 먼저 내준 뒤 3세트 미들 블로커 피치의 활약 속에 일단 벼랑 끝 탈출에 성공했다. 4세트에서도 중반까지 21-18로 앞서가면서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갈 수 있을 것처럼 보여졌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뒷심이 부족했다. 정관장 에이스 부키리치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데다 치명적인 범실까지 겹치면서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허용했다.



흥국생명은 결국 21-23에서 김연경이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저지, 한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여기까지였다. 부키리치와 메가에게 한 점씩을 더 내주면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오늘 게임은 좋은 배구를 못 보여드렸다. 내가 다른 시도를 했어야 하는 게 아닌지 여러 생각이 든다"며 "언젠가는 있었을 첫 패배다. 오늘을 계기로 다시 잘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14연승을 한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라며 "졌지만 선수들에게는 너무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가장 핵심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