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5회초 2사 1루 SSG 정준재가 중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3시즌 종료 후 '리모델링'을 강조한 SSG 랜더스는 올 시즌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신인 내야수 정준재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정준재는 상인천초-동인천중-강릉고-동국대(얼리 드래프트)를 거쳐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50순위로 SSG에 입단했다. 신장 165cm, 체중 68kg으로 체구가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우수한 운동 능력과 콘택트 능력, 폭발적인 주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팀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정준재다.
정준재는 5월 1일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다. 2주 뒤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5월 25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두 번째 콜업 이후에는 단 한 번도 말소되지 않고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자신의 장점인 수비와 주루를 앞세워 빠르게 1군에 적응했으며, 시즌 막바지까지 팀에 힘을 보탰다. 시즌 최종 성적은 88경기 215타수 66안타 타율 0.307 1홈런 23타점 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76.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3회초 1사 2루 SSG 정준재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6회말 SSG 정준재가 KT 로하스의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정준재는 "생각했던 것에 비해서 잘한 것 같다. 좀 늦게 실감이 났다. '내 실력이 원래 이 정도는 아닌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잘 되다 보니까 '괜찮게 하는구나' 싶었다. 좀 더 익숙해지면 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잘했다고는 하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초반에는 많이 나가지 못하고 벤치에만 있다 보니까 '뭔가 확실한 게 한 가지가 없다면 많이 나가는 게 힘들구나' 싶었다. 내 장점을 좀 더 극대화시키고,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생각했다"며 "타격의 경우 공을 보는 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라서 기회를 받으면서 공이 눈에 익었다. 나만의 존이 생기고, 타격해야 할 공과 타격하지 말아야 하는 공이 구분됐다. 타격 쪽에서도 잘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준재가 생각하는 올 시즌 최대 성과는 바로 수비다. 정준재는 "치는 것도,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가 받쳐줘야 기회가 좀 더 생긴다고 생각한다.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다른 것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정준재는 주로 2루수(384⅔이닝)를 맡았으나 팀 상황에 따라서 3루수(85⅔이닝)로 출전하기도 했다. 유격수로는 5⅔이닝을 뛰었다. 그는 "(2루수와 3루수의) 위치가 반대에 있다 보니까 확실히 차이가 좀 있다. (3루수로 나설 때) 좀 어색하기도 하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있는데, 많이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3회초 1사 2루 SSG 정준재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5위 결정전 경기, 3회초 1사 2루 SSG 정준재가 최정의 좌익수 플라이때 태그업을 시도하여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정준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7월 27일 문학 두산 베어스전을 언급했다. 이날 2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정준재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4회말 1사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SSG는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준재는 "스코어가 0-1이기도 했지만, 계속 흐름이 안 좋았다. 데뷔 첫 홈런이기도 했지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홈런이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주변에서 엄청 축하해줬다. 홈런을 친 뒤 웃으면서 뛰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첫 시즌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정준재는 비시즌 기간 동안 작전 수행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타격, 주루, 수비 모두 발전하면 좋겠지만, 올 시즌 작전 수행 능력이 부족했다. 베이스 러닝 같은 부분에서 좀 늦게 판단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만 개선하면 될 것 같다"며 "최대 목표치는 도루 50개 이상이다. 가능하다면 전 시즌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홈런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정준재는 "마지막에 KT 위즈와 5위 결정전을 했을 때 (경기가) 특별하다 보니까 더 재밌더라. '제발 팀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며 "뭔가 느낌이 있다. 내년에는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갈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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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