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fastball] 많은 야구게임을 하면 선수의 능력치는 정해져 있고, 컨디션도 일정합니다. 이와 같은 게임에서는 선수 교체, 특히 불펜 투수의 교체는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좋은 투수들은 연달아 교체하면 그대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렇게 장미빛 스토리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8일 SK와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는 결국 선발 야구와 불펜 야구와의 싸움이었습니다. 기아 타이거즈는 '4관왕' 윤석민이 9이닝 1실점 최고의 피칭을 펼치며 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지만, SK는 선발 김광현을 5이닝도 소화시키지 못하고 빠르게 교체를 가져가며 불펜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정대현-정우람-박희수까지 무난히 교체가 되는가 싶었지만 결국 계속된 불펜 교체는 '야구는 사람이 한다'라는 변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8회초 차일목에게 엄정욱 투수가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5-0까지 스코어가 벌어졌고 사실상 경기가 끝났습니다. 9회말 솔로홈런으로 추격하고 이후 계속 찬스가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야구 게임 같이 선수들의 능력치와 컨디션이 일정했다면 이와 같은 불펜의 물량으로 압도하는 SK의 야구가 선발 한명이 버티는 기아의 야구를 이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 야구는 사람이 하는 스포츠고 불펜을 교체 할 때마다 등판 한 투수가 실투를 할 수 있고 제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험성이 늘어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엄정욱 선수의 144km/h의 포심은 한가운데로 몰렸고 차일목 선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돌려 경기를 결정 지었습니다.
앞으로의 준 플레이오프 경기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 갈 가능성이 큽니다. 비록 기아의 선발들이 후반기에 부진했다지만 SK의 선발들은 그보다 더 안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SK는 빠른 교체 타이밍을 가져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야구 게임처럼 교체가 딱딱 맞아 떨어질지 아니면 오늘과 같은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 의견 보러가기]
[사진 = SK 와이번스 ⓒ 엑스포츠 뉴스 DB]
김형민 기자 riceda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