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시즌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타선을 이끌 야시엘 푸이그(왼쪽)와 루벤 카디네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타선을 확실하게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지난 26일 2025 시즌을 대비한 외국인 선수 구성 완료를 공식 발표했다.
먼저 2022년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던 야시엘 푸이그가 3년 만에 돌아왔다. 푸이그는 최근 2년간 멕시코리그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고, 한국 복귀 열망도 강했다. 키움도 타선 보강을 위해 푸이그에 한 번 더 손을 내밀었다.
여기에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에서 잠시 뛰었던 루벤 카디네스도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카디네스는 허리 통증만 없다면 충분히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키움의 판단이다.
카디네스는 지난 7월 19일 삼성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뒤 8월 6일 한화전까지 24타수 8안타, 타율 0.333, 2홈런, 5타점, OPS 1.027로 뛰어난 장타력을 보여줬다.
키움은 푸이그, 카디네스 영입의 영향으로 올해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후라도, 헤이수스와 결별은 의외였다. 후라도는 2024시즌 30경기에 등판, 190.1이닝을 던지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헤이수스도 30경기 171.1이닝, 13승 11패 평균자책 3.68로 리그 정상급 선발쿠수로 활약해줬다.
하지만 키움은 2025 시즌 외국인 선수 슬롯 3명 중 2명을 타자로 채우는 결단을 내렸다.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2명 이상의 외국인 타자와 내년 개막을 준비하게 됐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수차례 논의가 있었다. 외국인 타자 2명을 기용하는 건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강진성, 김동엽 등을 영입했지만 타선을 확실하게 보강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키움은 주전 2루수 김혜성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에 나서면서 내년부터는 함께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팀 타율(0.264)과 홈런(104), 타점(641)까지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친 상황에서 김혜성의 해외 이적은 치명적이다.
2008~2009 시즌 키움 히어로즈 4번타자로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클리프 브룸바. 사진 연합뉴스
키움은 이 때문에 여러 리스크를 감수하고 푸이그, 카데나스에게 각각 우익수, 좌익수를 맡기게 됐다. 새롭게 영입한 케니 로젠버그가 1선발 역할을 해주고 2~5선발은 팀 내 유망주들에게 풀타임 기회를 제공하는 밑그림을 그려놨다.
고형욱 단장은 "우리 팀이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투수들을 많이 지명했다"며 "이 선수들이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외국인 타자 2명을 기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2009 시즌 클리프 브룸바, 덕 클락 두 명의 외국인 타자를 기용해 타선 강화 효과를 누린 바 있다. 브룸바는 27홈런 86타점 OPS 0.855, 클락은 24홈런 90타점 OPS 0.880으로 제 몫을 확실하게 해줬다. 키움은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4강(8개 구단 체제) 다툼을 벌였다.
고형욱 단장은 "브룸바, 클락이 같이 뛸 때처럼 푸이그와 카디네스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09~2010 시즌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덕 클락(왼쪽)과 홍원기 현 키움 히어로즈 감독.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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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