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김현정 엑스포츠뉴스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주의 작품= 뮤지컬 ‘알라딘’
아그라바를 배경으로 알라딘, 지니, 자스민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와 진실한 우정이 담긴 스토리를 담았다. 세계 4대륙, 11개 프로덕션에서 공연해 약 2천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으며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등 세계 주요 어워즈 수상 및 노미네이션됐던 작품이다.
언제= 2025년 6월 22일까지
누구= 김준수, 서경수, 박강현, 정성화, 정원영, 강홍석, 이성경, 민경아, 최지혜, 이상준, 황만익, 윤선용, 임별, 방보용, 양병철
어디=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러닝타임= 150분
요약= 아그라바에서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난한 청년 알라딘은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자스민 공주와 첫눈에 반한다.
빌런 자파는 알라딘을 이용해 요술 램프를 찾으려 한다. 우여곡절 끝에 알라딘은 램프 속 지니를 소환하고 지니는 그에게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한다. 자스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첫 번째 소원으로 알리 왕자로 변신하게 해달라고 하고 알라딘은 자스민과 재회하게 되는데...
관전 포인트= 브로드웨이 초연 1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처름으로 공연 중이다. 오리지널 스케일 그대로 가져왔다.
원작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알라딘’과 큰 줄기는 같지만 세부적으로 다른 부분이 종종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판타지적인 요소를 현실 무대에 다 옮길 수는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갑작스러운 마무리로 긴장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디즈니는 디즈니다. 쉬운 스토리라인과 권선징악 결말로 남녀노소 즐겁게 볼 작품.)
이국적으로 꾸며진 무대를 배경으로 화려한 의상과 퀵 체인징, 특수효과, 마술 등으로 시선을 모은다.
‘아라비안 나이츠’, ‘한발 더 빠르게’, ‘자랑스러운 아들’, ‘성벽 너머로’, ‘끝없는 저 수평선 너머’, ‘새로운 세상’, ‘너라는 친구가 있으니’ 등 대중적으로 유명한 넘버들이 즐비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제목은 ‘알라딘’이지만 지니의 원맨쇼라고 할 만큼 지니의 활약이 대단하다.
영화에서 지니 더빙을 맡은 만큼 캐스팅이 공개되기 전부터 지니 역으로 거론된 정성화는 역시나 유쾌하고 넉살 좋은 지니를 찰떡같이 소화한다. (알라딘이 빌지 않은 소원도 들어주는 순수한 지니. 소원은 정식으로 접수해야 한다.)
사생활 이슈에 휩싸였던 김준수는 알라딘 역할에 집중, 노래와 연기를 무리 없이 해내며 호응을 얻었다. 다만 그는 호소력 짙은 보이스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장기인 배우인데, ‘한발 더 빠르게’처럼 빠른 템포의 곡에서는 특유의 창법이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지니는 들어줄 수 있는 소원 중 하나로 롯데 시그니엘 타워를 제시한다. 극에서는 가난한 청년이지만 현실에서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보유한 현실의 김준수에게는 요술램프가 필요 없을 것 같다.)
자스민의 비중은 생각보다 낮지만 능동적인 여성의 면모를 잘 살려낸다.
평소 디즈니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하고 러블리한 음색을 가진 이성경은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합류, 뮤지컬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모델 워킹으로 등퇴장하는 자스민)
매체 배우 이성경의 새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첫 공연이어서 긴장한 탓인지 음정이 흔들렸고 양탄자가 등장하는 킬링 넘버 ‘A Whole New World’에서의 임팩트가 약한 건 아쉽다.
돈, 권력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자유는 이 세상의 마법과 보물보다 더 찬란하다는 지니의 말씀. 그래서, 지니는 자유를 얻고 해피엔딩을 이뤘을까?
자파의 부하 이아고 역을 맡은 정열 등 조연들의 활약이 완성도를 높인다. 원작 애니메이션 제작 원안에 있었던 알라딘의 친구이자 동료인 카심, 오마르, 밥칵이 뮤지컬에서 조력자로 등장해 티키타카를 보여준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그대로 공연하지만 곳곳에 ‘잠실역 3번 출구’, ‘아파트’ 등 한국식 유머를 넣었다. 코믹함은 살렸지만 몰입이 순간 방해될 수 있으니 주의.
한 줄 감상= 19만 원이란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브로드웨이까지 안 가도 되니 좋지 아니한가.
사진= 에스앤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