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MVP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올해 KBO리그와 국제대회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MVP(최우수선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시상식 정규시즌 MVP 투표에서 101표 중 95표(약 94%)를 획득하면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MVP를 차지했다. 김도영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The Kia EV9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다만 만장일치 수상엔 실패했다. 역대 최고 득표율은 2022년 이정후(당시 키움 히어로즈·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97.2%다.
타이거즈 소속 정규시즌 MVP 수상은 해태 시절을 포함해 1985년 김성한, 1986년 선동열, 1988년 김성한, 1989년 선동열, 1990년 선동열, 1994년 이종범, 2009년 김상현, 2011년 윤석민, 2017년 양현종에 이어 이번이 10번째다.
올해 올스타전 MVP, 한국시리즈 MVP, 정규시즌 MVP 소속팀이 모두 KIA인 점도 눈길을 끈다.
한 팀에서 단일 시즌 올스타전 MVP, 한국시리즈 MVP, 정규시즌 MVP가 모두 나온 건 1984년 롯데 자이언츠(올스타전 김용희·한국시리즈 유두열·정규시즌 최동원), 1986년 해태 타이거즈(올스타전 김무종·한국시리즈 김정수·정규시즌 선동열), 1988년 해태 타이거즈(올스타전 한대화·한국시리즈 문희수·정규시즌 김성한), 2016년 두산 베어스(올스타전 민병헌·한국시리즈 양의지·정규시즌 더스틴 니퍼트)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핸드폰을 보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MVP 후보는 18명이었다. 리그 부문별 타이틀홀더 및 우수한 성적을 올린 선수들이 후보에 포함됐다. 투수는 제임스 네일, 정해영(이상 KIA),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박영현(KT 위즈), 노경은(SSG 랜더스), 카일 하트(NC 다이노스), 아리엘 후라도(키움 히어로즈)까지 총 8명이었다.
야수는 김도영을 비롯해 구자욱(삼성), 오스틴 딘, 홍창기(이상 LG), 조수행(두산), 기예르모 에레디아, 최정(이상 SSG), 멜 로하스 주니어(KT), 빅터 레이예스(롯데), 맷 데이비슨(NC) 등 총 10명이 후보에 올랐다.
지난달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앞서 2024시즌 KBO리그를 취재한 한국야구기자회 회원사 및 각 지역 언론사 소속 취재기자 총 136명을 대상으로 MVP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김도영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과 키움 김혜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장타율상, 득점상 수상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김도영은 2024시즌 141경기 544타수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장타율, 득점(이상 1위), 홈런(2위), 타율, 최다안타(이상 3위), 도루(6위) 등 각종 개인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 김도영은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역대 3번째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등 여러 기록을 작성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투표에 영향을 미친 요소는 아니었지만,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무실책으로 안정감을 선보이며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탠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이달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16타수 7안타 타율 0.412 3홈런 10타점 OPS 1.503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장타율상, 득점상 수상 후 심재학 단장에게 꽃다발을 전달 받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장타율상, 득점상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대회를 마치고 지난달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도영은 시즌 때만큼이나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날 시상식을 시작으로 12월 중순까지 언론사 및 단체 주관의 시상식을 소화한다.
이미 김도영은 트로피 수집을 시작했다.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는 오는 12월 1일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진행되는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을 앞두고 '최고의 선수상' 수상자로 김도영을 선정했다고 지난 20일 알렸다.
일구상 최고타자상도 김도영의 몫이다. 한국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일구대상(허구연 KBO 총재)에 이어 9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했다"며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최고 타자상은 김도영이 선정됐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최고 투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고 알렸다.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MVP 수상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KIA 김도영이 MVP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득점·장타율 수상 이후 MVP 수상을 위해 한 번 더 단상에 오른 김도영은 "이렇게 큰 시상식에서 큰 상을 받게 돼 더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내게 표를 주신 미디어 관계자분들,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대표님, 구단주님, 단장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범호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KIA라는 명문 구단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초중고 감독,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가장 가까이서 묵묵히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도 고맙다. 나 때문에 고생하신 박기남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KIA가 통합 우승을 했다. 그런 해에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될 수 있도록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고, 느낌표가 될 수 있게 또 노력하겠다. 또 그런 날 있지 않나.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찬 그런 날들이. 누군가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널 믿어라, 나중에 누군가는 널 보며 위안을 얻을 거라고. 그런 날이 떠오르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나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도영은 "입단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함성 소리로 응원해 주시고 믿음을 보내주시는 KIA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올해 난 팬분들 땜시 살았다"라며 "시즌 초반이나 입단할 때는 정신이 없어서 이렇게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시즌 중반에 괜찮게 하면서 기사에 많이 나오더라. 이런 선수가 한국야구를 이끌어가야 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 이야기에 보답하기 위해서 야구장에서, 밖에서 더 이슈가 되는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나이가 많아지더라도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이끌어가고 싶다. 항상 겸손하게 야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신인왕은 김택연(두산 베어스)이 수상했다. 김택연은 101표 중 93표(92.1%)를 획득하면서 황영묵(한화 이글스·3표), 정준재, 조병현(이상 SSG·이상 2표), 곽도규(KIA·1표) 등을 제치고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2024 KBO MVP 투표 결과(총 101표)
-1위: 김도영(KIA 타이거즈) - 95표
-2위: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 - 3표
-공동 3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카일 하트(NC 다이노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 1표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