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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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m' 김민재 혁명, 세계 1위 만들다!…충격의 KIM 쾌거 어떻게 나왔나?

기사입력 2024.11.13 08:21 / 기사수정 2024.11.13 08:21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는 세계 센터백의 혁명이다.

적지 않은 반대와 우려가 있지만 김민재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성과가 드디어 나왔다. 쟁쟁한 월드클래스 수비수들을 제치고 전세계 센터백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김민재를 가리켜 전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중앙수비수라는 평가를 내놓고 극찬했다. CIE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센터백 10인을 선정하면서 김민재를 최상단에 올려놨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이 치른 모든 경기를 선발 출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CIES가 자체 지표로 경기력을 분석한 뒤 김민재에게 100점 만점에 91.1점을 매긴 것이다.

전세계 센터백 중 유일하게 90점을 돌파했다.

김민재 뒤를 이어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이끈 포르투갈 수비수 후벵 디아스가 2위에 올랐는데 점수는 89.7점으로 90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의 이브라히마 코나테, 버질 판 데이크 등 두 센터백이 각각 89.5, 89.4점으로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5~10위 선수들도 화려하다. 2~3년 전만 해도 김민재와 비교가 불가능했던 스타플레이어들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브라질 국가대표 에데르 밀리탕(89.0점), 김민재와 콤비를 이뤄 뮌헨에서 호흡하는 프랑스 국가대표 다요 우파메카노(8.9점)가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마누엘 아칸지(맨체스터 시티·88.2점), 이니고 마르티네스(바르셀로나·88.2점), 빌리 오르반(라이프치히·87.1점), 마르턴 더론(아탈란타·87.0점)도 10위 안에 들었다.

김민재의 축구 인생은 드라마 같다. 연세대 재학 중이던 2015년 올림픽 대표로 뽑히면서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린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를 통해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2019년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고 이후 2021년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 2022년 이탈리아 강호 나폴리에 연달아 입단하며 유럽 빅리그까지 올라섰다.



중국 광저우 헝다에서 감독을 하던 발롱도르 수상자 파비오 칸나바로가 베이징 수비수 김민재를 나중에 나폴리에 추천한 일은 유명하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과 최우수수비수를 거머쥔 뒤 지난해 여름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시즌 김민재의 플레이는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뮌헨 선수들이 화려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리는 위험천만한 전술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김민재가 있어 가능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엔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의 전술과 맞지 않아 고전했으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월드클래스 센터백으로 이름을 날린 벨기에 국적 뱅상 콤파니 감독은 부임 직후 한 눈에 김민재 재능을 알아봤고 이번 시즌 뮌헨 핵심 수비수로 기용하는 중이다.

특히 뮌헨은 골키퍼부터 최종 수비라인까지 간격이 무려 43.4m에 달하며 전세계 구단 중 이 거리가 1위인 콤팩트 축구를 펼치고 있다. 스피드가 세계적으로 탁월하면서 공중볼에도 능하고, 패스의 질까지 훌륭한 김민재가 있어 가능한 전술이다.

지난 시즌 김민재를 가르친 투헬 전 감독은 김민재가 상대 미드필더까지 달려들어 볼을 끊어내는 적극적인 수비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수비가 탐욕적"이라는 말로 저격했다.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이런 플레이가 잘 드러날 수 있게 동료들이 커버플레이하도록 주문한다. 김민재의 혁명적인 플레이를 콤파니 감독은 요긴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빌트는 뮌헨 최종 수비수와 골라인 간의 평균 거리를 거론하면서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의 골대와 최종 수비수 간의 거리는 평균 43.4m로, 전임자인 펩 과르디올라(41.2m), 율리안 나겔스만(40.1m), 토마스 투헬(39.6m)보다 더 길다고 했다.

수비 라인을 올리면 그만큼 뒷공간을 노린 침투 패스에 취약하다. 보훔도 뮌헨의 높은 수비 라인의 약점을 노려 득점에 가까웠지만, 김민재가 빠른 커버로 막아낸다는 얘기다.

매체는 "콤파니 감독은 경기 내내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와 같은 발 빠른 수비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김민재(33.5km/h)와 우파메카노(34.0km/h)보다 속도가 느린 에릭 다이어(32.1km/h)는 벤치로 밀려났다"고 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10경기와 챔피언스리그 4경기,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2경기 등 뮌헨이 치른 공식전 16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다. 콤파니 감독의 신뢰가 굳건하다는 뜻이다.

콤파니 감독은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되면 김민재를 이른 시간에 뺄 만큼 그의 출전 시간을 관리하며 주요 경기에서 90분 쓰기 위한 플랜을 짜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 김민재의 경기력에 물이 오른 상태다. 김민재가 맹활약한 뮌헨은 최근 공식전 5경기(정규리그 3경기+UCL 1경기+포칼 1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좀 더 완성도를 쌓아야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선 철벽을 구축했다. 상대 공격수들이 김민재 앞에서 슈팅 하나 하는 것에도 애를 먹고 있다. 

김민재-우파메카노 조합으로 중앙 수비를 짠 뮌헨은 리그에서도 올 시즌 치른 10경기에서 7실점에 그쳤다.

김민재는 이번 CIES 발표 외에도 여러 통계기관에서 세계적인 수준임을 알리고 있다.

김민재는 전날엔 축구 관련 통계를 다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데이터MB'에서 이번 시즌 총 398개의 전진 패스를 시도, 유럽 5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중 전진 패스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김민재의 뒤를 이어 바르셀로나 베테랑 센터백 이니고 마르티네스가 375개로 2위다. 마르티네스는 그나마 김민재를 열심히 따라잡은 수치다.

3위부터는 기록 차이가 더욱 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약스 등에서 활약한 다재다능 베테랑 수비수 데일리 블린트가 297개로 이 부문 3위에 위치해 있다. 17세 바르셀로나 유망주 센터백 파우 쿠바르시가 291개로 4위, 프랑스 리그1 앙제의 조르당 레포르트,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나란히 290개를 기록해 공동 5위다.

김민재는 지난 7일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4라운드에서도 큰 기록을 하나 추가했다.

김민재는 당시 포르투갈 벤피카와의 홈 경기에서 지상 경합 성공률 100%(6개 성공), 태클 6회, 클리어링 3회, 인터셉트 1회를 기록하며 완벽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게다가 세계적인 수비수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패스 성공률은 100%(113회 성공)이 달성했는데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2003-2004 챔피언스리그 첫 날 이후 7일가지 103차례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100%를 모두 성공시킨 선수는 없었는데 김민재가 이를 달성했다"라고 알렸다.

챔피언스리그에서 102개의 패스를 뿌려 모두 성공시킨 선수는 있었지만 103차례 이상의 패스는 처음이었다는 뜻이다. 김민재는 특히 103개보다 10개 더 많은 113개의 패스를 성공했다. 이날 김민재가 옆 선수에게 건네주는 횡패스가 아닌 전진 패스를 곧잘 뿌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민재가 21년 만에 처음 쓴 기록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 팀을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면서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로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뮌헨도 그런 실력을 보고 데려욌는데 첫 시즌엔 고전했으나 이번 시즌부터 나폴리 시절 플레이를 점점 닮아가고 있다.

다만 김민재는 지금의 경기력이 나폴리 시절에 미치지 않는다며 더 올라갈 곳이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다. 아직 멀었다며 다시 축구화 끈을 고쳐매고 있다.

독일 유력지 빌트에 따르면 김민재는 "난 자신감이 있고 뮌헨이 완전히 집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더 해야 한다. 난 아직 나폴리에서 보여줬던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라며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뮌헨 입단 직후부터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1990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세계적 수비수 로타어 마테우스는 "김민재의 기량이 생각보다 별로다. 처음 플레이할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폭언을 했다. 독일 유력 축구지 키커는 "뮌헨에서 뛸 실력이 아니다"고 했다.

얼마 전엔 독일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가 김민재의 보훔전 경기력에 대해 "김민재의 포지셔닝은 여전히 문제이다"라며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동안 가끔 수비에서 판단을 잘못 내리는 경우가 있었다. 언뜻 보기에 몇 가지 수비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배우고, 새로운 리그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실수를 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김민재의 경우, 몇 가지 실수라기보다 나쁜 습관처럼 보인다"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까지 펼쳤다.

그러나 다른 곳도 아닌 FIFA 산하기관의 평가 하나로 모든 논란이 사라질 분위기다. 김민재의 혁명을 앞으로도 계속된다.


◆김민재 2024-2025시즌 전적

2024년 8월16일 DFB포칼 : 뮌헨 4-0 울름 : 90분 풀타임

2024년 8월25일 분데스리가 : 뮌헨 3-2 볼프스부르크 : 선발 81분 출전

2024년 9월1일 분데스리가 : 뮌헨 2-0 프라이부르크 : 90분 풀타임

2024년 9월14일 분데스리가 : 뮌헨 6-1 홀슈타인 킬 : 90분 풀타임

2024년 9월17일 UEFA 챔피언스리그 : 뮌헨 9-2 디나모자그레브 : 선발 68분 출전

2024년 9월20일 분데스리가 : 뮌헨 5-0 베르더 브레멘 : 90분 풀타임

2024년 9월28일 분데스리가 : 뮌헨 1-1 레버쿠젠 : 90분 풀타임

2024년 10월2일 UEFA 챔피언스리그 : 뮌헨 0-1 애스턴 빌라 : 선발 81분 출전



2024년 10월6일 분데스리가 : 뮌헨 2-2 프랑크푸르트 : 90분 풀타임 : 1골

2024년 10월 19일 분데스리가 : 뮌헨 4-0 슈투트가르트 : 90분 풀타임

2024년 10월 23일 UEFA 챔피언스리그 : 뮌헨 1-4 FC바르셀로나 : 90분 풀타임

2024년 10월 27일 분데스리가 : 뮌헨 5-0 보훔 : 선발 77분 출전

2024년 10월 30일 DFB포칼 : 뮌헨 4-0 마인츠 : 선발 58분 출전

2024년 11월 3일 분데스리가 : 뮌헨 3-0 우니온 베를린 : 선발 69분 활약

2024년 11월 6일 UEFA 챔피언스리그 : 뮌헨 1-0 벤피카 : 90분 풀타임

2024년 11월10일 분데스리가 : 뮌헨 1-0 장크트파울리 : 90분 풀타임




사진=연합뉴스 /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 빌트 / 엑스포츠뉴스DB / 트란스퍼마르크트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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