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올해 우리가 중간 투수 성장이 더디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포스트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미소가 멀리서도 보인다. 그 정도로 팀에 보탬이 될 영입이다.
LG는 11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하며 불펜 투수 장현식을 영입했다. 계약기간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 규모다. 옵션 없이 전액을 보장하며 팀이 얼마만큼 기대하는지를 보였다.
장현식은 올해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뛰며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정규시즌 75경기에 나서 5승 4패 16홀드 75⅓이닝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해 KIA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구단은 장현식 계약 직후 "뛰어난 구위와 제구력이 검증된 중간 투수로서 이번 시즌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잘 보여줬다. 우리 구단의 불펜 투수진 운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올 시즌 LG의 가장 큰 약점을 지울 수 있는 중요한 영입이다.
시즌을 치르며 LG는 확실한 믿을맨을 만들지 못하며 여러 번 위기를 겪었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붙박이 클로저 1년 차 제 몫을 해냈고, 베테랑 김진성도 전천후로 활약했지만, 그 외는 눈에 띄는 인물이 없었다. 김유영과 윤호솔, 김대현, 김영준 등 여러 선수가 기회를 받았지만, 불펜의 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팀은 확실한 카드를 갖추지 못하며 시즌을 치렀고, 이는 불펜 약화로 이어졌다.
정규시즌을 넘어 포스트시즌에서도 LG 불펜 불안은 팀의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유영찬 등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카드에 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만큼 팀이 신뢰하고 내보낼 카드가 없었다.
염 감독은 시즌 중 여러 번 불펜 고민에 관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탈락이 확정된 뒤 "올해 우리가 중간 투수 성장이 더디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포스트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라며 또 한 번 불펜 운영에 아쉬움을 밝혔다.
LG는 장현식 영입으로 믿고 쓸 수 있는 카드를 하나 더 마련했다. 시즌 내내 불펜진 고민에 한숨 쉬었던 염 감독이 미소를 보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비시즌 혹독한 훈련으로 투수들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면, 팀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23시즌처럼 두꺼운 불펜진을 만들 수 있다. 당시 LG는 지고 있더라도 탄탄한 불펜진을 앞세워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봉쇄하고, 타선이 경기 중후반 점수를 뽑아 역전하는 패턴으로 많은 승리를 쌓았다.
한편 계약을 마친 장현식은 “좋은 기회를 주신 LG 구단에 감사드린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 보내주신 KIA, NC 다이노스 팬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LG 팬 분들에게 많은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LG의 좋은 선후배 선수들과 함께 최고의 성적을 만들어 내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LG 트윈스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