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 의사가 없음을 통보했다는 보도가 지난 6일 영국 한 언론에서 나왔다.
마침 유력지 '텔레그래프'에서도 토트넘이 손흥민의 현재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옵션 실행하겠다고 전함에 따라 그의 거취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올시즌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 역시 리버풀 수비수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함께 미래를 종잡을 수 없는 프리미어리그 스타 3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영국 언론도 손흥민 거취 관련 기사를 무차별적으로 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영국 'TBR 풋볼'이 지난 6일 손흥민의 재계약 불발 소식을 전했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현재 손흥민 측에 한국 윙어와의 잠재적인 신규 계약에 대한 협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며 "토트넘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의 캠프는 이같은 구단 결정에 충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TBR 풋볼에 따르면 북런던 구단(토트넘)은 내년 여름 만료되는 손흥민 현 계약에서 1년 기간이 추가할 준비가 된 것은 확인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 입단한 지 거의 10년 되어 가는데, 구단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이미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현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옵션은 활성화하지만 재계약 협상 계획이 없다는 점을 통보했다는 것은 처음 나온 내용이다.
재계약 협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여겼던 손흥민 측이 토트넘의 이런 행보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손흥민은 내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끝난다.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1년 연장 옵션 행사, 손흥민과 아예 다년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것 등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확실한 것은 토트넘이 일단 지금 연봉으로 손흥민을 1년 더 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2026년 6월 이후 동행은 일단 어렵게 됐다.
앞서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손흥민에 대한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조만간 발동할 예정"이라며 "토트넘은 손흥민과 2021년 7월 마지막 계약을 체결했는데, 구단은 1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옵션이 토트넘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로 활성화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된다.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옵션 발동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옵션이 행사되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이상을 함께하게 된다. 손흥민 영입은 토트넘 이적시장 역사에서 최고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2200만파운드(약 393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두 차례 더 계약서를 다시 썼는데 2018년 7월 재계약을 통해 5년 계약서를 새로 체결했다. 이어 지난 2021년 7월엔 연봉 180억원(추정)에 4년 짜리 새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런데 현 계약서에 나타난 손흥민 만료일이 토트넘 의지에 따라 2025년 6월30일이 아닌, 2026년 6월30일로 연장될 수 있는 것으로 지난해 드러났다.
토트넘 입장에선 여전히 기량이 전성기인 손흥민을 연봉 인상 없이 현재 연봉인 180억원 수준에서 1년 더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토트넘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활용하기 위해 옵션을 행사하는지, 다른 의도로 행사하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내년에 손흥민을 원하는 팀이 있을 경우 토트넘은 이번 연장 옵션 활성화에 따라 이적료 받고 손흥민을 보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일단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해 협상 시간을 번 뒤 손흥민과 재계약을 논의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TBR 풋볼이 이를 확신했다.
손흥민 입장에선 좋은 시나리오는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물론 손흥민이 2026년까지 토트넘에서 뛰고 은퇴하겠다고 하면 토트넘이 계약을 1년 연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2026년까지 땀 흘리고 떠나면 된다.
하지만 손흥민이 2026년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시나리오는 아직 생각하기 어렵다. 최근엔 손흥민 정도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30대 후반에도 기량을 유지하며 현역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26년 이후에도 현역 생활 의지가 있다면 1년이라도 빠른 내년(2025년)에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 신분을 얻어 새 행선지를 찾는 게 좋다.
30대 선수들의 경우, 체력이 해마다 달라지는 만큼 내년 6월 33살에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것과 2026년 34살에 자유계약으로 나오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빅리그 다른 팀이 소액의 이적료를 지불, 토트넘도 이를 받아들여 손흥민이 내년 여름에 이적하는 것이다. 손흥민이 나이가 들수록 골문 정면에서 침투패스를 찔러넣는 등 플레이메이커 역할에도 업그레이드를 드러내고 있어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로테이션, 혹은 출전시간을 배려받는 주전급으로 몇 년 더 뛸 수 있다.
그렇다면 손흥민의 마케팅 가치 등을 감안할 때 토트넘에 1000만 유로(150억원) 안팎의 이적료를 지불할 팀이 나올 수는 있다.
특히 해당 구단이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는 팀이 아니라고 하면 토트넘도 손흥민 이적을 받아들일 공산이 있다. 유럽 빅리그 구단들은 대개 선수를 같은 리그 다른 구단에 보내려고 하지 않는다. 맨체스터 시티처럼 이적료만 적절하면 어디든 보내는 구단도 있지만 이는 선수들이 풍족한 맨시티에서나 가능하다.
그렇다면 손흥민이 과거 뛰었던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강인이 활약 중인 프랑스의 PSG 등이 손흥민 이적 제안을 넣는다면 손흥민에게도 나쁘지 않고 토트넘도 받아들일 수 있다. 뮌헨이나 PSG는 이름값 있는 베테랑과 1~2년 계약, 곧잘 활용한다. 뮌헨엔 김민재, PSG엔 이강인이 있어 손흥민까지 가세하면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상업 가치가 폭등하는 구단이 될 수도 있다.
최근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스페인 리라가 명문 구단들과 손흥민 대리인 접촉설도 나왔지만 이는 33살 나이인 내년에 손흥민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 성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라리가 구단들이 레알 마드리드 제외하곤 코로나19로 재정이 취약해져서다.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것을 바랄 수도 있다.
손흥민은 이미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가 활약하고 있는 알 이티하드에서 4년간 총액 1억6000만 유로, 한화로 2400억원의 총액 제안을 받았다. 알 힐랄, 알 아흘리 등 다른 사우디 구단도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살려놓고 있다.
사우디 구단의 경우 손흥민 이적료로 최대 1000억원까지 토트넘에 지불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토트넘 입장에선 10년 전 400억원에 데려온 선수를 이후 엄청난 마케팅 효과 누리고 수천억원 수익을 낸 뒤 다른 구단에 넘길 때도 500억원 이상의 차익실현을 하게 되는 셈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손흥민이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한 뒤 자유계약으로 새 행선지를 찾는 그림이다. 이 때는 34살이기 때문에 손흥민의 행선지 제약이 보다 커질 수 있다.
빅리그 진출이 어렵다면 최근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향하는 미국 MLS 이적도 괜찮은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물론 34살에 사우디로 갈 수도 있다. 토트넘과 손흥민이 대타협을 이뤄 레알 마드리드에서 사실상 매년 계약 연장하는 39살 노장 루카 모드리치처럼 토트넘에서 계속 뛰는 것도 아예 제외할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토트넘이 일단 2026년 이후 동행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다.
손흥민도 다양한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이 구단에 뭔가 하나는 남기고 싶다"며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을 숨기지 않았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다소 달라진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토트넘 팬 포럼에서 "토트넘에서 은퇴할 것 같냐"는 질문에 "답을 이미 한 적이 있다. 우린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여기서 뛴지 벌써 10년이 됐다. 내가 토트넘에서 얼마나 행복할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며 "하지만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고, 나는 단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내가 이 클럽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웃는 걸 보고 싶고, 모두가 나를 레전드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토트넘을 떠나게 되더라도 토트넘 팬들이 자신을 팀의 레전드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답변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 SNS / 토트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