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대형 악재를 맞았다. 핵심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이 부상으로 또 쓰러졌다.
토트넘은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4라운드 맞대결서 티모 베르너, 파페 사르의 연속골로 마테우스 누녜스가 한 골 만회한 맨시티를 2-1로 제압하고 8강전에 진출했다.
손흥민이 부상 여파로 빠진 가운데 토트넘은 베르너의 결정력이 폭발하면서 맨시티위 뒷공간 공략에 성공했다. 양팀 모두 부상자가 많았지만, 손흥민 없이 어린 선수들이 대거 나온 맨시티를 잡아내면서 홈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5분 만에 그간 골결정력이 떨어져 말이 많았던 전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토마스 베르너의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오른쪽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넘겨준 땅볼 크로스를 베르너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 맨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직전 경기였던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17세 마이키 무어에 선발 레프트윙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던 베르너는 이날 선제골로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 때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10분경 사비뉴의 전진을 막은 판 더 펜이 햄스트링을 잡고 쓰러졌다. 결국 판더펜이 빠지고 데스티니 우도기가 투입됐다.
토트넘은 판 더 펜 교체 아웃에도 굴하지 않고 맞불을 놓은 끝에 전반 25분 사르의 중거리포로 격차를 벌렸다. 전반 추가시간 46분 누네스에게 추격 골을 내줬지만, 후반에 실점하지 않으며 맨시티를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우승후보 맨시티를 꺾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핵심 수비수 판 더 펜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중요한 승리였다. 분명히 컵대회에서 계속 이어나가려면 이겨야 하고 이것이 첫 번째다. 엄청난 상대와 뛰었고 그들은 많은 질문을 던지며 오늘 그런 모습을 보였다. 난 우리가 상대에게 명백한 기회를 내주지 않아 잘 막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막아야 했고 잘 해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판 더 펜이 햄스트링에서 무언가 느꼈다. 완전히 업데이트를 받지 않았지만, 그는 분명히 무언가 느꼈고 우리는 그가 어떤지 지켜볼 것이다"라며 판 더 펜의 부상에 아쉬워했다.
영국 메트로는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판 더 펜은 경기장을 떠나면서 눈물을 흘렸다. 부상을 무시하려고 노력했으나 오른쪽 다리 뒤를 움켜쥐면서 분명히 고통을 느꼈고, 경기장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 시작 후 불과 14분 만에 교체됐고,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떠나 터널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어 "빠른 센터백인 판 더 펜은 햄스트링 문제로 얼마나 오랫동안 경기에 출전할 수 없을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같은 문제를 겪었다"며 "지난해 11월 첼시와의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쳤고, 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까지 복귀하지 못했다"고 판더펜이 다시 장기 부상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출신 수비수 판 더 펜은 큰 키에도 빠른 발을 갖춰 단숨에 토트넘 주전 센터백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여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다가 토트넘에 왔는데 토트넘 스카우팅 시스템이 빛을 발한 케이스로 각광받았다. 특히 스피드가 프리미어리그 전체 선수 중에서 1~2위권에 속할 만큼 빠른 발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허벅지 뒤 근육을 가리키는 햄스트링으로 고생하고 있다.
판 더 펜은 지난해 11월8일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아웃된 뒤 3개월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이후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탄탄한 수비를 선보여 공식 서포터즈가 선정한 토트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여름엔 레알 마드리드가 주목하는 선수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에버턴전에서는 공격수 같은 저돌적인 돌파로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맨시티전에서 또 다시 햄스트링을 다쳐 쓰러지고 말았다. 장기 부상을 직감한 듯 눈물까지 흘렸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수비 핵심이 빠지게 된 것이라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판 더 펜이 빠질 경우 루마니아 국가대표 라두 드라구신이 있지만, 그의 경우 스피드가 떨어지고 수 차례 실수를 저지른 적도 있어 안정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