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까.
전세계 곳곳의 축구 구단을 인수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드링크 기업 레드불이 이탈리아에도 손을 뻗을 태세다. 세리에A 한 구단과 메인스폰서를 논의하는 가운데 해당 구단의 인수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어서다.
세리에A는 과거 2000년 전후로 '7공주' 시대를 열어젖히며 전세계 스타플레이어들을 쓸어담았다.
그러나 이후 패권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넘겨줬고, 지금은 프리미어리그 혹은 독일 분데스리가 빅클럽에 선수를 공급하는 역할로 다소 전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성적은 좋아서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에서 '유이'하게 5개팀을 출전시키고 있다.
이런 이탈리아에 레드불 자본이 들어오면 세리에A는 물론 UEFA 클럽대항전에도 큰 여파를 미칠 수 있다.
레드불과 손을 잡는 구단은 북부도시 토리노를 연고로 하고 있는 토리노FC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피난차'가 29일 이를 보도했다.
매체는 "토리노를 이끄는 우르바나 카이로 회장이 최근 몇 주간 레드불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났다"며 "목적은 2025년부터 발동되는 메인스폰서의 확장 가능성이다. 토리노 M&A에 대한 관심을 주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레드불은 상업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하나,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며 "결국 구단이 구장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토리노FC는 토리노 시와 경기장 계약을 2025년에 만료하지만 연장 가능하며, 이를 위해선 구단과 시의 대화가 더 요구된다. 카이로는 실제로 토리노의 판매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레드불은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 이름 없는 팀을 인수, 레드불 잘츠부르크로 변신시킨 뒤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유럽 대표로 출전하는 13개 구단 중 하나로 만들며 성공 사례를 쓴 레드불은 미국 뉴욕 레드불스, 독일 RB 라이프치히, 브라질 RB 브라간티누 등을 통해 전세계로 레드불 브랜드 축구단을 확장하고 있다.
이어 내년부터는 일본 J리그 2부 승격을 일궈낸 도쿄 인근 오미야 아르디자 지분을 100% 사들여 RB 오미야로 바꾼다.
오미야는 인구가 많은 도시 혹은 위성 도시의 하부리그 팀을 인수, 차근차근 팀을 리빌딩하면서 승격시키고, 1부에서 최상위권 전력을 끌어올리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도 1부 중위권을 달리는 토리노FC가 레드불 철학과 맞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세리에B 혹은 세리에C 구단의 경우 인구 많은 도시를 연고로 하지 않고 있어 토리노가 적당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토리노FC가 레드불에 인수되면 세리에A가 더욱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토리노와 같은 연고지 굴지의 클럽인 유벤투스와 재미있는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북부도시인 밀라노 연고 두 명문, 인터 밀란과 AC밀란도 긴장해야 할 사안이다. 나폴리, 아탈란타, AS로마, 라치오 등 중부, 남부 유력 구단들과의 경쟁도 예고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