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의 결장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카라바오컵 탈락 가능성이 부상했다.
토트넘은 오는 27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팰리스전을 앞두고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의 결장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25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쏘니(손흥민)의 상태는 아직 온전하지 않다. 손흥민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오늘 훈련에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그가 크리스털 팰리스전에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흐FK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라운드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어 3경기 연속 결장했다.
전력에서 이탈한 손흥민은 10월 A매치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에서도 제외돼 런던에 남아 재활을 이어갔다. 약 2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그는 풀 트레이닝에 복귀하면서 지난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가졌다.
웨스트햄전에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는 득점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자책골을 유도하고, 한 골엔 기점 패스를 뿌리는 등 3골에 직접 관여하며 토트넘의 4-1 대역전승에 보탬이 됐다.
그야말로 화려한 컴백이었다. 손흥민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이 주의 팀'에도 뽑혔다.
그러나 손흥민은 복귀전을 치르고 다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5일 홈에서 열린 UEFA 유로파리그 AZ알크마르(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선 선발은 물론 벤치 명단에도 빠졌다.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결장을 알린 뒤 "손흥민은 통증이 남아 있다"면서도 "원래 빼려고 했다"고 한 것이다. 실제 손흥민은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됐고 토트넘은 주전 선수 8명이 빠진 가운데서도 1-0으로 이겼다.
팬들은 알크마르전에 휴식을 취한 손흥민이 주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손흥민에게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흥민의 부상 결장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부상 정보를 알려주는 '프리미어 인저리'는 손흥민이 복귀하려면 앞으로 일주일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토트넘 선수는 손흥민, 제드 스펜스, 루카스 베리발까지 총 3명이다.
매체는 베리발의 경우 피트니스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다가오는 팰리스 원정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손흥민과 스펜스의 복귀 날짜를 11월 3일로 점쳤다.
이는 손흥민이 주중 카라바오컵 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 토트넘은 팰리스 원정을 치른 후 31일 맨체스터 시티와 카라바오컵 4라운드(16강) 홈경기를 가지고, 11월 3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애스턴 빌라와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매체는 손흥민이 팰리스 원정과 맨시티와의 컵대회 경기까지 쉰 뒤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시즌 트로피를 노리는 토트넘이기에 손흥민 없이 맨시티를 상대한다면 토트넘의 8강 진출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강호이지만 우승과 연이 없는 클럽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 1부리그 우승이 1960-61시즌이라, 60년 넘게 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잉글랜드 빅6(맨유, 맨시티, 첼시, 아스널, 리버풀, 토트넘) 중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없는 건 토트넘이 유일하다.
가장 최근에 한 우승도 무려 16년 전인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이다. 이후 토트넘은 단 한 번도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 본 적이 없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클럽 주장 손흥민 역시 준우승만 3번 했을 뿐, 아직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우승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리버풀에게 패했고, 2020-21시즌 카라바오컵에서도 맨시티에 졌다. 무관이 길어지다 보니 손흥민 최고의 파트너이자 월드 클래스 공격수였던 해리 케인은 커리어에 우승을 추가하기 위해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긴 시간 우승이 없기에 손흥민도 구단과 팬들을 위해 올시즌 트로피를 가져오는 걸 목표로 삼았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에서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라며 "10년 동안 한 팀에 있었다는 건 훌륭한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팀에 뭔가를 돌려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토트넘 레전드로 불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난 여전히 내가 이 팀의 레전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토트넘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해서 레전드로 불린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난 트로피를 얻기 위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올해는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우승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토트넘은 카라바오컵을 포함해 참여 중인 모든 대회에서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맨시티와의 16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부상함에 따라 카라바오컵 우승 도전이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디디에 드로그바는 최근 손흥민을 두고 농반진반으로 "손흥민 단점은 토트넘"이라고 했다. 드로그바가 토트넘과 같은 런던 연고 구단 첼시 레전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농담일 수 있지만, 토트넘 전력이 떨어져 손흥민이 32살에도 주중-주말 일정을 모두 소화하다가 이번에 크게 다친 것으로 고려하면 드로그바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프리미어리 인저리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