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과 1년 만에 작별할까. 지난 1월 여러 곳 러브콜 끝에 토트넘 입단을 선택했으나 벤치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루마니아 국가대표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여전히 토트넘 잔류 의지가 강한 가운데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나폴리 감독 안토니오 콘테에 존경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폴리는 당장 올 겨울이적시장에서 드라구신을 데려오겠다는 태세여서 토트넘이 어떤 자세일지도 주목하게 됐다.
22일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나폴리 24'가 드라구신 대리인을 통해 이런 마음가짐을 전했다. 드라구신 대리인은 지난 1월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입단한 직후 "여기서 잘해 레알 마드리드나 FC바르셀로나를 가겠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토트넘에 오자마자 다른 구단 가겠다는 생각을 전달한다는 게 윤리적으로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드라구신은 바이에른 뮌헨과 나폴리 등 독일과 이탈리아의 빅클럽 러브콜을 뿌리치고 토트넘에 입단했다. 뮌헨은 막판 드라구신에게 토트넘보다 연봉 두 배를 주겠다고 제의했으나 드라구신은 토트넘에서 많이 뛸 기회가 있다고 보고 런던으로 갔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는 중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등 유럽 정상급으로 성장한 두 센터백 지위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이에 드라구신은 지난 시즌엔 후반기에 와서 프리미어리그 9경기 출전에 그쳤는데 이 중 선발이 4경기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엔 프리미어리그 8경기 중 2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본선 첫 경기에선 상대에 역습을 내줘 이를 저지하다가 전반 8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고 쭃겨났다.
드라구신은 전 소속팀인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에선 2022-2023시즌 38경기를 전부 뛰었다. 토트넘 오기 전에도 2023-2024시즌 전반기 9경기를 다 소화했다.
토트넘 와서 완전한 벤치 신세가 되다보니 나폴리가 마치 최근 뮌헨 후보로 밀린 김민재에 다시 러브콜 하듯이 그를 꼬시는 중이다.
일단 에이전트는 드라구신의 토트넘 잔류 의지가 강하다고 알렸다.
그는 "어떤 팀과도 얘기한 적이 없고, 토트넘도 그를 내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드라구신은 토트넘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많이 뛰지 못하면 행복하지 않지만 지금 이적을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시즌부터 나폴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콘테 감독에 대해선 존경을 잃지 않았다.
에이전트는 "축구엔 많은 가능성이 있고 순간순간 변한다"며 콘테는 훌륭한 감독이고 나폴리는 강팀이지만 아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행복하다. 토트넘이 드라구신 영입을 위해 3000만 유로(430억원)를 썼다. 그를 내보내면 또 다른 선수를 영입하긴 해야 한다"며 콘테에 대한 칭찬과 함께 드라구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드라구신은 이미 이탈리아에선 검증이 다 끝났기 때문에 나폴리도 데려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는 올 상반기 김민재가 뮌헨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세리에A에선 최고 수비수였다"는 논리로 영입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다만 나폴리에 오더라도 김민재와 호흡 맞춰 잘 알려진 아미르 라흐마니, 이번 시즌 영입된 이탈리아 국가대표 알레산드로 부온조르노가 있어 주전 확보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콘테가 백3를 즐겨 쓴다는 것은 드라구신에 호재이긴 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