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로 진출한 설영우는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빅클럽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그대로 흡수해 좋은 경기력으로 빚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 선정이 그에게 의미가 큰 이유다. 사진 용인미르스타디움, 김환 기자
(엑스포츠뉴스 용인, 김환 기자) 설영우는 점점 성장하고 있다.
지난여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로 진출한 설영우는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빅클럽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그대로 흡수해 좋은 경기력으로 빚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 선정이 그에게 의미가 큰 이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 홈 경기에서 두 골을 실점했지만 오세훈, 오현규, 이재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한국(승점 10)은 이라크(승점 7)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리면서 B조 선두 자리를 굳혔다.
B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히는 요르단과 이라크를 만나는 10월 A매치 2연전에서 연이은 승전보를 울리면서 지난달 오만 원정경기 승리 포함 3연승에 성공했다.
요르단전에 이어 이라크전에도 홍명보호의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설영우는 이라크전에서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다. 설영우는 같은 측면에 위치한 이강인과 자리를 바꾸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는데, 때로는 최전방 공격수인 오세훈의 옆에서 상대와 공중 경합을 벌이거나 상대를 압박하는 장면도 있었다.
지난여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로 진출한 설영우는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빅클럽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그대로 흡수해 좋은 경기력으로 빚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 선정이 그에게 의미가 큰 이유다. 사진 용인미르스타디움, 박지영 기자
설영우의 공격 능력은 전반전 막바지에 빛을 봤다. 호시탐탐 이라크의 뒷공간을 노리던 설영우는 전반 41분 황인범의 패스 타이밍을 캐치한 뒤 침투해 공을 받는 데 성공, 반대편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내 배준호의 도움에 이은 오세훈의 득점이 터지는 과정에서 기점 역할을 했다.
요르단전 이재성의 멋진 헤더 선제골을 도운 것에 이어 또다시 득점에 관여하면서 재능을 뽐낸 설영우다. 지난여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로 이적한 이후 경기력이 한층 더 올라온 게 눈에 띈다.
설영우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요르단 원정을 앞두고 요르단의 자말 셀라미 감독은 물론 요르단 언론들이 설영우를 견제할 정도. 당시 셀라미 감독과 요르단 언론들은 설영우의 성인 '설(Seol)'을 '세올'이라고 발음하면서 설영우를 꾸준히 언급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설영우에게 AFC 올해의 선수 후보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기분 좋다. 예상치도 못했다"면서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후보에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내 축구 인생에서 엄청나게 영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하게 반응했다.
요르단전에 이어 또다시 공격적인 임무를 맡은 게 홍명보 감독의 지시였는지 묻자 설영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영우는 "저번 경기 때도 그렇고, 오늘도 보셨던 것처럼 감독님께서 그런 위치 선정을 많이 요구하셨다"고 답했다.
이어 "저번 경기에서는 내가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그래도 우리가 준비한 대로 (이)강인이랑 포지션 스위칭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여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로 진출한 설영우는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빅클럽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그대로 흡수해 좋은 경기력으로 빚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 선정이 그에게 의미가 큰 이유다. 사진 용인미르스타디움, 박지영 기자
유럽 진출 이후 경기력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하자 설영우는 "일단 울산에 있을 때에는 우리가 이기는 경기를 많이 했는데, 지금 팀에 오면서 강한 팀들과 자주 경기를 하다 보니 많이 지기도 했다. 나보다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하니까 수비적인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그런 부분들이 나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설영우는 최근 '별들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이탈리아의 명문팀 인터밀란 원정을 겪어봤다. 인터밀란은 AC밀란과 함께 주세페 메아차(산 시로) 경기장을 공유하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이다.
설영우는 "일단 산 시로라는 경기장에서 축구선수로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스러웠다"면서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많이 겨뤄봤기 때문에 그게 내 축구 인생에서 엄청 큰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또 "누구를 딱히 고를 수 없을 만큼 너무 좋은 선수들이었다. 내가 누구를 담당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라고 했다.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 자체를 밟아본 경험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긴장감이었다"며 "큰 대회를 많이 치러봤지만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뛰었던 경기 중 가장 큰 대회였다. 그러다 보니 두 경기가 너무 정신없이 지나갔다. 눈 떠보니까 지고 있더라"는 소감을 남겼다.
설영우는 즈베즈다 합류 초반만 하더라도 대표팀 동료이자 선배인 황인범과 함께 있었지만, 황인범이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에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로 이적하면서 세르비아에 홀로 남게 됐다.
지난여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로 진출한 설영우는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빅클럽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그대로 흡수해 좋은 경기력으로 빚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 선정이 그에게 의미가 큰 이유다. 사진 용인미르스타디움, 김환 기자
설영우는 "저번 소집 때 (황)인범이 형이 이적하고 처음으로 혼자 생활을 했는데, 한 달 동안 너무 힘들었다. 유럽 생활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느낌이었다"면서도 "그래도 지금은 안정감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인범이 형이 챔스에 대해서 많이 놀렸던 것 같고, 나도 인범이 형이 없어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에 따라가겠다고도 했다"며 웃었다.
꾸준히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꿈도 커졌을 설영우다. 설영우는 "유럽에 나갔으니 더 좋은 리그와 좋은 팀에 가기 위해서 이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이적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대표팀 질문으로 돌아와 설영우에게 울산에서의 홍명보 감독과 대표팀에서의 홍명보 감독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설영우는 "3년 동안 울산에서 하다가 대표팀으로 가셨다. 나에게는 너무 익숙한 분이시다. 글너데 훈련 때는 여전히 무서우시고, 대표팀에서는 카리스마가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면서도 "감독님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표팀에 계속 올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불러주시면 좋겠다. 계속 보고 싶다"고 했다.
지난여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로 진출한 설영우는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빅클럽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그대로 흡수해 좋은 경기력으로 빚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후보 선정이 그에게 의미가 큰 이유다. 사진 용인미르스타디움, 박지영 기자
계속해서 "감독님을 3년 정도 겪었다. 안 좋은 소리를 하실수록 더 챙겨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언제나 안 좋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나는 그게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나를 언급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앞으로 명단 발표를 하실 때 나를 언급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흥민과 김민재의 리더십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꼈는지 묻자 "감히 그런 부분에서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입을 뗀 설영우는 "(손)흥민이 형이 부상으로 빠지셨지만 우리 전력에서는 엄청나게 큰 선수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흥민이 형이 없다고 해서 우리가 경기를 안 할 수는 없는 거다. 이런 상황이 흥민이 형만이 아니라 (이)강인이나 (김)민재 형이나 (황)인범이 형 등 키 플레이어 형들에게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재 형은 워낙 리더십이 좋은 선수라 흥민이 형이 했던 부분들을 그대로 잘 챙겨주셨다. 그 덕에 2연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용인미르스타디움, 김환 기자/용인미르스타디움, 박지영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