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없는 홍명보호에서는 이재성이 왕이었다. 요르단전에 이어 이라크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 홈 경기서 3-2로 이겼다.
전반전 오세훈의 선제골로 앞서간 대표팀은 후반 5분 동점골을 내줬으나 이후 오현규, 이재성의 연속골이 터지며 점수를 벌렸다. 후반 추가시간 한 골 더 내줬으나 승점 3점을 가져갔다.
이라크전은 선두 자리를 굳힐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대표팀은 1차전 팔레스타인과 경기서 0-0 무, 2차전 오만 원정서 3-1, 3차전 요르단 원정서 2-0 승리를 거둬 무패를 달리고 있었다. 다만 이라크와 승점이 같고, 골득실차로 겨우 1위를 지키고 있어 이번 맞대결서 승리를 거둬야 확실하게 앞서나갈 수 있었다.
전반전은 성공적이었다. 답답한 흐름 속에서 오세훈이 이라크의 골망을 가르며 리드를 잡았다. 주장 손흥민이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에서도 요르단전에 이어 10월 A매치 2연승에 가까워졌다.
이라크가 후반 초반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원점이 됐지만 오현규와 이재성의 골이 연달아 터지면서 순식간에 격차를 벌렸다. 후반 추가시간 실점을 다시 허용했으나 끝까지 점수 차를 지켜내 승리를 따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2연승에 성공했다.
홍 감독은 골키퍼에 조현우를 넣었다. 백4는 왼쪽부터 이명재, 김민재, 조유민, 설영우를 투입했다. 더블 볼란테는 박용우, 황인범이다. 2선 3명은 이강인, 이재성, 배준호로 짜여졌다, 원톱은 오세훈이 맡았다.
이라크 역시 중동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장신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 등 11명의 선발 라인업을 내놨다. 잘랄 하산 골키퍼를 비롯해 레빈 아다마트, 알리 아티야, 이브라힘 알 카바위, 루카스 슬리몬, 암제드 아트완, 아메드 알 하자즈, 이마르 풀라드, 아이멘 후세인, 무스타파 알 코르지, 메르차스 살리 등 10명의 필드플레이어를 집어넣었다. 이라크는 수비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선수비 전략 들고 나왔음을 알렸다.
경기 시작부터 이라크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박스 안에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강한 크로스였으나 다행히 공격수에게 연결되기 전에 김민재가 멀리 걷어냈다.
대표팀이 위기를 맞았다. 전반 29분 코너킥 수비 후 공을 잡은 이강인이 상대 압박을 풀어낸 후 패스 미스를 범했다. 공을 가로챈 이라크 공격수가 슈팅까지 가져갔으나 다행히 높게 뜨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답답했던 흐름은 오세훈이 깼다. 전반 41분 황인범이 찔러준 패스를 설영우가 받아 크로스를 올렸고, 공이 뒤로 흐르자 배준호가 잡아 박스 안에 있던 오세훈에게 내줬다. 오세훈은 가볍게 밀어넣어 대표팀에 리드를 안겼다. 오세훈은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1-0으로 전반전을 마친 대표팀은 후반 5분 후세인에게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 동점골을 내줘 1-1이 되고 말았다. 김민재의 클리어링 미스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이재성이 있었다. 이재성은 후반 29분 오현규의 결승골을 도왔다. 측면에서 문선민이 올린 크로스가 수비에 걸리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박스 안으로 공을 넣어줬다. 이를 오현규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38분에는 직접 득점까지 올렸다. 왼쪽 측면 스로인에서 시작된 공격에서 이명재가 높게 올려준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지난 요르단전 결승골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골이었다.
이재성은 후반 42분까지 뛴 후 이승우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대표팀은 후반 추가시간 이브라힘 바예시에게 한 골 더 내줬으나 3-2 승리를 가져갔다. 이재성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승점 3점을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재성은 87분 동안 패스 성공률 87%, 슈팅 정확도 100%, 기회 창출 2회, 긴 패스 성공률 67%, 공중볼 경함 승률 100%를 기록하며 평점 8점을 받았다.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이재성은 손흥민이 인정한 축구 고수다. 손흥민은 과거 이재성에 대해 "축구 선수들만 아는 그런 게 있다. 볼도 예쁘게 차지만 볼이 없을 때 하는 것도 중요한데 정말 쉼 없이 뛰고 이런 선수들 덕분에 공격수들이 주목 받을 수 있다. 항상 과소평가 받는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손흥민이 없는 위기의 상황에서는 영웅으로 등극했다. 지난 요르단전에 이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홍명보호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사진=용인 미르스타디움, 박지영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