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요르단 암만, 김환 기자) 요르단은 아직도 아시안컵에 취해 있는 걸까. 아시안컵에서 거둔 승리가 한국 상대 첫 승임에도 불구하고 기록도 확인 안 한 듯 황당한 질문을 꺼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 위치한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치른다. 현재 한국과 요르단의 승점은 4점으로 동률이지만, 요르단이 득점 기록에서 앞서 B조 선두를 지키고 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암만 소재 한 호텔에서 공식 사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요르단 언론들도 기자회견에 참석한 축구대표팀 사령탑 홍명보 감독과 부주장 이재성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다.
한 요르단 언론은 홍 감독과 이재성에게 요르단과의 상대전적을 들어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고전하는 팀이라는 점을 짚고 싶은 듯했다. 그런데 해당 질문에서 근거로 든 요르단과의 상대전적 기록이 잘못됐다는 건 알지 못하는 듯했다.
홍 감독에게 질문한 기자는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월드컵 예선 이후 승리가 없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질문을 듣더니 "그만큼 요르단이 어려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우리가 패배했기 때문에 요르단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선수들도 바뀌었고, 월드컵 경험도 있고 월드컵의 중요성도 알기 때문에 내일 좋은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시안컵 참사의 현장에 있었던 이재성은 "그런 사실은 잘 몰랐다"며 "이번에 듣게 되니 요르단이 강한 팀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이런 내용은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데에 동기부여가 된다. 경기에서 승리해 그런 걸 끊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홍명보 감독과 이재성 모두 정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요르단이 강팀이라는 걸 존중하면서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은 두 사람이다.
하지만 자신감에 가득 차있던 이 질문은 전제부터 잘못됐다. 한국은 2008년 이후 아시안컵을 포함해 요르단과 세 번 맞붙었는데, 비록 아시안컵에서 1무 1패를 거뒀으나 2014년 친선경기에서 한 차례 승리한 적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국가별 상대전적 기록에 따르면 한국 A대표팀은 요르단과 치른 7번의 경기에서 3승 3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04년 중국 지난에서 처음으로 맞붙었을 때는 0-0으로 비겼지만, 2008년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3차예선에서는 한 번의 승리(1-0)와 무승부(2-2)를 챙겼다. 같은 해 서울에서 열린 친선경기도 이청용의 결승골을 앞세운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요르단 언론이 말한 건 그 이후인데, 한국은 2014년 요르단 암만 원정 친선경기에서 한교원의 결승골로 승리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 아시안컵에서 10년 만에 만난 요르단을 상대로 1무 1패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의 기록과 헷갈렸다고 하기도 힘들었다. 홍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지휘하던 지난 2011년 요르단과 2012 런던 올림픽 2차예선 두 경기를 치러 3-1 승리와 1-1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어쩌면 요르단은 아시아 최강의 팀 중 하나인 한국을 잡았다는 생각에 아시안컵 승리에 취해 있는 걸 수도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질문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