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포스텍, 손흥민 공백 대놓고 외면…"토트넘 최악의 경기, SON 그립진 않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에 대한 의외의 답변이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은 손흥민의 빈 자리를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난적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원정 경기에서 믿기 어려운 역전패를 당했지만 손흥민이 그립지 않다고 단언했다. 손흥민이 없어서 패한 것은 아니라며 선수단에게 분발을 강하게 주문했다.

토트넘은 지난 7일(한국시간) 영국 팔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 뒤집기패를 당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브레넌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이 연속골을 집어넣어 2-0으로 앞서고 프리미어리그 3연승을 눈 앞에 두는 했으나 후반 18분 사이 3실점을 내주면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토트넘은 8위에서 순위가 떨어져 9위가 됐다. 최상위권 도약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23분 브레넌 존슨이 스트라이커 도미니크 솔란케의 도움을 받아 골망을 출렁이고 최근 공식전 6경기 연속골,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37분 매디슨이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최근 흐름 좋은 브라이턴을 적지에서 보기 좋게 이기는 듯 했다.



후반전에 완전히 상황이 뒤바뀌었다. 브라이턴은 후반 3분 얀쿠바 민태의 골로 추격전을 시작하더니 후반 13분 일본인 윙어 미토마 가오루의 어시스트를 조르지뇨 뤼터가 2-2 동점포로 완성했다. 이어 후반 21분 대니 웰벡이 뤼터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역전골에 성공했다. 과거 아스널에서 뛰던 웰벡은 10년 만에 토트넘전 골을 넣었다. 토트넘 수비가 오른쪽에서 뤼터의 끈질긴 돌파를 막지 못하면서 크로스를 허용해 결국 역전까지 내주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리그 9위로 내려앉았다. 연승 행진이 5경기에서 끝났다. 토트넘은 2골 이상 넣고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10번째 역전패를 당했다. 이는 리그 최초다. 불명예 기록까지 쓴 하루가 됐다.

손흥민 리더십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트넘이 2골을 넣어 공격력 측면에선 손흥민 공백을 메웠지만 리더가 없다보니 후반 짧은 시간에 우왕좌왕하다가 후반전 대역전패를 기록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공백은 상관 없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부상으로 쓰러진 후 3경기 째 결장하고 있다.

중계권사인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망스러운 경기다. 분명히 좌절스럽과 화가 난다. 내가 토트넘에 온 이후 겪은 최악의 패배다. 후반전은 용납할 수 없었다"며 "우리가 했어야 하는 그 어떤 것에도 근접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버리고 말았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이어 "우리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내가 여기 있는 동안 했던 걸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대가를 치렀고, 너무 유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이 수준에서 해야 팔 필요가 있는 것들을 하지 않았다. 투쟁적이지 않았고, 경합에서 이기지 못했다. 강인함이 부족했다"며 전체적으로 선수단 경기력이 수준 이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의 공백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한 기자가 손흥민과 히샬리송 등 공격수들이 그리운 경기였는지 질문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니다. 전혀 관련 없다. 완전히 0이다"라며 한숨을 푹 쉬었다.

이어 "만약 그들을 그리워했다면 전반전처럼, 혹은 지난 몇 경기들처럼 플레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손흥민이 없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며 "우리는 매번 경합 상황에서 필요한 수준의 투쟁력이 있다. 후반 45분 동안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대가를 치른 것"이라며 손흥민의 공백보다는 선수들의 부족한 투쟁심이 더 치명적이었다고 꼬집었다.



손흥민이 빠진 3경기에서 토트넘은 총 7골을 넣었다. 한 수 아래인 페렌츠바로시(헝가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를 빼고 프리미어리그 경기로 한정해도 맨유전 3골, 브라이턴전 2골은 적은 득점은 아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만든 젊은 공격진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특히 존슨은 지난달 중순 SNS를 닫는 등 팬들 비판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후 6경기 연속 득점으로 웃었다.

다만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는 수비적으로 적극적이 않았다. 경합 상황에서 투쟁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상대 휘몰아치는 공격에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나 주장 완장을 대신 차고 나온 크리스티안 로메로부터 상대 수비 막느라 힘든 기색이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공백보다는 선수들 개개인의 각성을 주문했다.



한편, 손흥민은 10월 A매치에 런던에 남아 재활을 진행해 A매치 휴식기 후 복귀를 노린다. 토트넘은 오는 19일 오후 8시 30분 런던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리그 8라운드 홈 경기를 갖는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손흥민이 해당 경기에서 복귀할 것으로 점쳤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