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절정의 수비력을 선보이고도 혹평을 들었다.
뮌헨은 7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민재가 전반 15분 만에 뮌헨의 선제골이자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막판까지 치열한 혈투 끝에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뮌헨은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뒀고 일단 선두(4승 2무·승점 14·골득실 +13)를 지켰다. 승점 동률인 2위 라이프치히(승점 14·골득실 +7)와 골득실에서 앞섰다. 프랑크푸르트는 3위(4승 1무 1패·승점 13)로 올라섰다.
김민재는 90분간 풀타임 활약하며 올 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왜 자신이 다시 주전 센터백으로 복귀했는지를 입증했다.
홈팀 프랑크푸르트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카우앙 산투스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아르투르 테아트, 로빈 코흐, 투타, 라스무스 크리스텐센이 수비를 구축했다. 중원은 엘리스 스키리, 휴고 라르손이 지켰고 측면은 안스가르 크나우프, 파레스 사이비가 맡았다. 최전방에 오마르 마르무시, 위고 에키티케가 나왔다.
원정팀 뮌헨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비롯새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하파엘 게헤이루가 수비를 구성했다. 3선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요슈아 키미히가 지켰다. 2선은 세르주 그나브리, 토마스 뮐러, 마이클 올리세,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출격했다.
뮌헨이 역시 라인을 강하게 올려 공격을 진행했다. 프랑크푸르트는 두 줄 수비를 세워 뮌헨의 공격을 의도적으로 막은 뒤, 역습을 시도했다.
뮌헨의 첫 골은 김민재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15분 코너킥이 반대편으로 길게 향했고 토마스 뮐러가 공을 소유했다. 이어 뒤에 있던 김민재에게 내줬고 김민재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의 올 시즌 첫 골이자 뮌헨 통산 두 번째 골이었다. 그는 동료들과 환호하며 시즌 첫 골의 기쁨을 나눴다.
프랑크푸르트는 노리고 나온 역습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22분 하프라인까지 올라온 뮌헨 뒷공간을 마르무시가 침투했다. 크나우프의 절묘한 패스가 들어갔고 마르무시가 마무리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가 앞으로 올라와 위고 에키티케를 방해한 상황에서 뒷공간이 열렸다. 이후 상황에서 루즈볼이 상대에게 갔고 마르무시에게 침투패스가 들어가면서 수비 라인이 무너지고 말았다. 하파엘 게헤이루가 라인을 못 맞추면서 마르무시가 온사이드 상황에서 득점까지 터뜨릴 수 있었다.
마르무시는 전반 34분 다시 역습의 첨병 역할을 했다. 마르무시는 순식간에 상대 박스 앞까지 전진했고 에키티케에게 연결했다. 김민재가 따라붙었지만, 에키티케가 마무리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엔 마르무시의 단독 드리블 돌파가 빛났다. 다요 우파메카노가 상대 진영에서 마르무시를 차단하기 위해 방해를 했는데 차단한 공을 다시 상대가 마르무시에게 연결했다.
스피드가 빠른 마르무시가 스프린트를 시작했고 우파메카노가 따락 몸싸움을 걸었지만, 마르무시가 이를 버텼다. 어느새 박스 앞까지 전진한 마르무시를 커버하려 김민재도 각을 좁혔고 순간 에키티케가 비었다. 반대편에 따라 온 에키티케에게 공이 연결됐고 김민재도 재빨리 그에게 접근했지만, 1~2초 정도 늦으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태클이 실패하자 김민재는 좌절스러운 듯 지켜봐야만 했다.
마르무시를 막지 못했던 우파메카노는 실점 4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뮌헨에게 동점골을 선물했다.
전반은 그렇게 2-2로 비긴 채 마무리됐다. 김민재는 2실점을 내준 상황에서도 방대한 커버범위를 자랑하며 전반에 고군분투했음이 드러났다.
후반엔 동료 마이클 올리세가 후반 시작 8분 만에 재역전 골을 터뜨렸다. 해리 케인이 박스 안에서 원터치 패스로 올리세에게 내줬다. 올리세는 감각적인 왼발 감아 차는 슈팅으로 프랑크푸르트의 골문을 열었다.
다시 리드를 가져간 뮌헨은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승리를 가져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을 앞두고 우파메카노가 다리 쪽에 부상을 당하면서 에릭 다이어와 교체됐다.
결국 우파메카노가 나가면서 사고가 벌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49분 김민재가 헤더로 클리어를 하면서 프랑크푸르트의 공격을 막으려고 했는데 공교롭게 디나 에비메에게 향했다.
에비메는 다시 헤더로 침투하는 마르무시에게 연결했다. 다이어가 마르무시를 막아야 했는데 발이 느린 다이어는 절대 좇아갈 수 없었다. 결국 마르무시는 마누엘 노이어를 또다시 넘어서며 극장 동점골을 터뜨렸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내내 잘하고도 좌절스러운 3-3 무승부를 마주해야 했다.
김민재는 리그에서 6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고 5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했지만, 극단적으로 올리면서 발생한 뒷공간을 공략한 상대에게 3실점 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축구 통계업체 폿몹 기준, 김민재는 1골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2%(98/106), 공격 지역 패스 19회, 롱패스 1회, 태클 성공률 100%(2/2), 클리어링 1회, 헤더 클리어 1회, 인터셉트 1회, 수비 액션 5회, 리커버리는 무려 9회를 기록했다. 지상 경합 성공률 67%(2/3), 공중볼 경합 성공은 1회에 그쳤다.
독일 매체 '빌트'는 수비진에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게헤이루, 여기에 미드필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해리 케인이 모두 4점을 받았다.
다른 독일 언론들은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5점을 줬다. 매체는 "시즌 첫 골을 넣었다. 그러나 수비가 불안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타이밍이 늦었다. 세 번째 실점 때도 타이밍을 놓쳤다. 그는 한 발 퇴보했다"라고 혹평을 날렸다.
독일 매체 '스폭스(SPOX)'도 김민재가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평점 4점을 부여했다.
다른 매체인 TZ는 김민재에게 3점을 주면서 "김민재는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때때로 중앙이 열렸고 후반 극장골 직전 경합에서 패해 동점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뮌헨 팬들은 계속해서 빠른 스피드로 뒷공간을 커버해 왔던 김민재에게도 라인을 더 내려서 수비했어야 했다는 지적을 했다. 특히 마지막 실점 과정에서 김민재가 앞으로 나와서 헤더로 클리어를 시도하다 실수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이미 전술적으로 콤파니 감독이 요구하는 바를 이행하고 있었다.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고 자신들이 보유한 빠른 스피드로 뒷공간을 커버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였다.
마르무시나 에키티케 등 빠른 스피드를 보유한 선수들이 정규 시간에 2골을 넣으며 흠집이 난 것이 사실이지만, 앞선에서 차단에 실패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결국 앞에서 먼저 차단하지 못하면 뒤에서 무조건 실점 위기를 맞이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축구를 콤파니 감독이 추구하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