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리버풀 새 사령탑인 아르네 슬롯 감독이 소속팀 미드필더인 일본 국가대표 엔도 와타루를 극찬했다.
짧은 시간에도 많은 것을 보여주면서 헌신하는 자세를 드러냈다는 게 이유다.
리버풀은 5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9분 터진 레프트윙 디오고 조타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리버풀은 6승 1패를 기록, 승점 18이 되면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리버풀은 지난달 14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일격을 당했지만 나머지 6경기에선 모두 승리하며 지난 6라운드부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도 이기면서 순위표 맨 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 유일한 골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나왔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킥오프하자마자 원정팀을 밀어붙인 끝에 전반 20초 만에 은케티아가 상대 골망을 출렁였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리버풀은 전반 10분이 되기 전 골을 넣으며 응수했다. 하프라인 바로 앞까지 전진한 치미카스가 상대 수비라인 뒷공간으로 침투패스를 넣었고 이를 왼쪽으로 빠져든 학포가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횡패스를 한 것이다.
조타가 뒤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상대 수비수들 사이로 파고 들며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이후 리버풀은 홈팀의 거센 반격에 밀려 고전했으나 한 골 차 리드를 빼앗기진 않았다.
홈팀은 전반 추가시간 사르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시도했으나 알리송이 쳐내면서 무위에 그쳤다.
결국 리버풀이 1-0 리드를 지킨 채 종료 휘슬을 맞았다.
이날 경기는 일본인 선수들의 소속팀 맞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시즌 리버풀에 입단한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 올여름 크리스털 팰리스와 계약한 공격수 가마다 다이치가 두 팀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 모두 벤치에서 대기하는 수모를 겪었고, 후반 막판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가마다는 후반 43분 찰로바 대신 들어와 8분 정도 뛰는데 그쳤다. 엔도는 존스 대신 후반 44분 들어와 7분 뛰었다.
특히 엔도는 지난 시즌 위르겐 클롭 감독 아래서 거의 주전급으로 활약했으나 이번 시즌 슬롯 감독이 온 뒤 슬롯 감독과 같은 네덜란드 미드필더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에 완전히 밀려 백업으로 전락한 상태다.
최근엔 공식 경기 명단 제외 수모까지 당했다. 이날 크리스털 팰리스전도 리버풀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경기를 치른 뒤 열린 강등권과의 격돌이라 로테이션도 어느 정도 이뤄졌으나 엔도에겐 후반 추가시간까지 단 7분 주어졌다.
다만 슬롯 감독은 엔도를 묻는 질문에 극찬하면서 특히 그의 태도를 높게 봤다.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슬롯 감독은 "엔도는 위대한 선수다. 대표팀 캡틴을 맡고 있는 선수가 경기 종료 5~7분 전 들어와서 뛴다는 것은 이 팀의 가장 긍정적인 것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엔도의 일본 축구내 위상이나 최근 추락한 리버풀 내 입지를 고려하면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내는 것을 호평한 셈이다.
슬롯 감독은 "엔도는 공을 들고 있을 때도, 세컨드 볼을 빼앗을 때도 훌륭했다. 7분 출전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칭찬했다.
이어 "5분 뛰고 있음에도 그런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게 훌륭하다. 그의 인성, 팀의 단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전시간이 확 떨어졌음에도 엔도가 보여주는 자세가 리버풀의 지금 상승세를 대변한다는 뜻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