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우완투수 소형준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전을 준비 중이다.
KT 위즈 우완투수 소형준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KT는 올해 KBO리그 사상 최초로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을 치렀다. SSG 랜더스와 맞붙어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챙긴 뒤 최종 5위를 확정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WC)서도 역사를 썼다. 정규시즌 4위 두산 베어스와 격돌해 1차전서 4-0, 2차전서 1-0으로 승리했다. 2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후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0%'의 확률을 뚫고 기적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제 준플레이오프서 LG와 실력을 겨룬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소형준은 그해 데뷔해 선발진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선 구원투수로 대기한다. 부상 복귀 시즌이어서다.
소형준은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파열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긴 재활 끝에 지난 9월 10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대신 보직은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진이었다. 소형준은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고,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을 점차 중요한 상황에 기용했다. 가을야구 엔트리에도 소형준의 이름은 당연히 포함됐다.
KT 위즈 우완투수 소형준이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에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5일 잠실서 만난 소형준은 5위 결정전부터 돌아봤다. 그는 "항상 선발로 등판하다 보니 주자 있는 상황에서 던지는 게 조금 서툴렀다. 한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불펜에서 더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며 "경기 중 올라오는 감정들을 잘 조절하지 못한 것 같아 그 부분도 신경 쓰려한다"고 밝혔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엔 등판하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엔 출격할 전망이다. 소형준은 "언제 나갈지 모르지만 주자 상황과 관계없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며 "여기까지 오면서 투수들의 의지 있는 모습,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을 봤다. 우리 팀 모든 선수들에게 다 전달됐다고 본다. 그래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와일드카드 1, 2차전서 각각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이 위력적인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소형준은 "우리 모두 잘 던질 수 있다는 용기를 다른 투수들에게 심어준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느꼈다. 앞서 호투한 투수들처럼 잘하고자 한다"고 눈을 반짝였다.
부상 복귀 시즌, 가을야구 무대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소형준은 "건강하게 복귀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타이트한 상황에도 등판하게 됐다. 그런 임무가 주어지니 책임감이 더 커진다"고 전했다.
한 경기 투구 수는 최대 30개로 제한했다. 연투는 하지 않는다. 소형준은 "투구 수 늘리는 과정을 준플레이오프에서 할 순 없으니 지금까지 던졌던 개수만큼만 던질 것 같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하자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KT 위즈 우완투수 소형준이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에 구원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KT는 NC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LG에 1승 후 4연패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했다.
소형준은 "작년엔 (팔꿈치 수술 후) TV로 경기를 봤다. 져서 아쉬움이 무척 컸다"며 "이번엔 나도 같이 뛰기 때문에 꼭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선수들도 다 의지가 넘쳐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소형준의 룸메이트는 구원투수 손동현이다. 두 사람의 방에서는 연일 LG의 응원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소형준은 "이미지 트레이닝 차원에서 계속 들었다. 라인업 송부터 제대로 시작했다. 씻으면서도 계속 LG 응원가를 틀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목표를 물었다. 소형준은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 하나도 없다. 무조건 팀이 이기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팀이 이기려면 내가 많은 점수를 주면 안 된다. 그 점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