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억까를 실력으로 잠재웠다.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 얘기다. 김민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86분을 뛰며 팀내 수준급 평점을 여러 곳에서 획득했다.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애스턴 빌라에 일격을 당했으나 김민재의 철벽 수비 만큼은 빛났다. 지난해 여름 김민재가 뮌헨으로 온 뒤 줄기차게 비판하던 두 독일 언론, 빌트와 키커가 이번에도 김민재의 활약상을 인정했다.
벨기에 출신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3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025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깜짝 4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애스턴 빌라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뮌헨은 이번 시즌 처음 패배의 쓴 맛을 봤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4승 1무로 선두를 달리는 뮌헨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에서 4-0 승리를 거뒀고, 지난달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도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를 9-2로 대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주포 해리 케인이 고전하는 등 공격수들이 침묵하는 가운데 1982-1983시즌 이후 41년 만에 유럽 클럽 대항전 최고 무대를 밟은 애스턴 빌라에 격침당하고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뮌헨은 지난 2017-2018시즌 조별리그 당시 우나이 에메리 현 애스턴 빌라 감독이 이끈 PSG에게 0-3으로 패한 뒤 조별리그 단계, 그리고 올 시즌 개편된 리그 페이즈 단계 통틀어 41경기 무패 행진을 달려왔다. 공교롭게도 역시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애스턴 빌라가 뮌헨의 41경기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뮌헨은 케인이 고전하면서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월드클래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후반 34분 치명적인 실수를 하면서 골을 내줘 결국 패퇴했다.
에메리 감독은 이날 후반 25분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올리 왓킨스를 대신해 콜롬비아 국가대표 혼 두란을 집어넣었다. 두란은 후반 34분 역습 때 우파메카노와 경합하던 중 노이어가 페널티아크보다 앞으로 나오는 등 전진 수비 펼치는 것을 보더니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슛이 노이어 키를 넘어가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이날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변함 없이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0-1로 뒤져 득점이 필요했던 후반 41분 레온 고레츠카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최근 세리에 A(이탈리아) 최우수 수비수로 뽑혔던 나폴리 시절 경기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민재는 이날도 자신의 위치에서는 실점 빌미를 내주지 않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뮌헨이 공 점유율을 압도하며 공세를 펴다가도 애스턴 빌라에 몇 차례 공을 탈취당해 역습을 허용하려는 순간이면 발이 빠른 수비수인 김민재가 상대 공격진을 따라잡아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특히 김민재는 이날 공중볼 경함 6차례를 모두 이기며 헤더 머신임을 알렸다. 192cm인 김민재는 원래 공중볼 처리에 능했으나 이번 시즌 더욱 헤더 다툼에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분데스리가에서도 공중볼 성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뮌헨은 졌지만 김민재 만큼은 여러 언론 평점에서 뮌헨 최상위권을 기록한 이유다.
김민재는 애스턴 빌라전 직후 축구통계매체 풋몹에서 평점 6.9점을 얻었다. 8.0점을 얻은 데이비스, 7.1점을 챙긴 키미히에 이어 우파메카노와 함께 팀내 3번째로 높은 점수다.
정성 평가를 포함하는 독일 혹은 유럽 언론에서도 평점이 훌륭했다. 김민재에게 까칠한 독일 유력지 빌트는 팀내 최고인 3점을 부여하며 "큰 실수 없이 경합에서 강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언론은 평점을 1~6점 사이로 매기는데 점수가 낮을 수록 좋은 점수다.
역시 김민재는 1년 내내 혼내고 있는 키커도 애스턴 빌라전 직후엔 좋은 평점을 줬다. 키커 역시 김민재에게 3점을 줬는데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독일 대표팀 스타플레이어 요주아 키미히(2.5점)에 이은 팀내 2위다. 3점이 절대치로는 좋다고 할 수 없으나 이날 뮌헨이 졸전 끝에 패한 것으로 고려하면 김민재에게 후한 점수를 준 셈이다.
센터백 콤비 우파메카노는 키커에서 4점을 받았다. 선발 멤버 중 김민재처럼 3점을 받은 선수는 없다. 김민재가 평점 팀내 단독 2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와 영국 언론은 3~8점 사이로 주고 6점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점수가 높을 수록 좋은 평점이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에서 김민재를 6점을 얻어 공격형 미드필더 마이클 올리세, 키미히 그리고 두 측면 수비수들인 알폰소 데이비스, 콘라드 라이머와 팀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김민재에게 6.5점을 줬다. 키미히(7.5점), 라이머(7점)에 이어 올리세, 데이비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훌륭한 도약으로 왓킨스의 골을 지웠다. 견고했지만 위치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물론 유럽 여러 매체에서 준수한 평점을 쌓으며 팀내 상위권을 휩쓴 김민재는 7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를 마친 뒤 A매치를 위해 요르단으로 향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