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경질 위기에 처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자신의 우승 커리어를 근거로 팬들에게 믿음을 요구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3일(한국시간) "맨유 감독 에릭 텐 하흐는 프리미어리그 초반 성적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전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텐 하흐 감독은 벌써부터 경질 위기에 놓여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당시 맨유는 전반전에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했지만, 홈에서 3골 차 완패를 당했다는 사실은 텐 하흐 감독의 입지를 크게 흔들었다.
토트넘전 패배를 포함해 맨유는 올시즌 리그 6경기에서 승점을 7(2승1무3패) 밖에 벌지 못해 13위에 위치해 있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텐 하흐 감독의 경질 가능성도 언급되기 시작했다.
위기에 처한 텐 하흐 감독은 오는 4일 오전 4시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FC포르투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경질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은 "우리는 이번 시즌에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쉬운 건 아무것도 없지만 이건 내가 당황해야 할 일은 아니다. 우리 팀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일정에서 승리를 얻지 못할 경우에도 맨유 사령탑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생각하지도, 걱정하지도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텐 하흐 감독은 "우리는 여름에 구단주와 리더십이 하나가 되는 단결력을 키웠다"라며 "우리는 계약을 맺었고, 우리 모두 이를 지지했다. 우리의 전략이 이적시장 때 젊은 선수들을 데려오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지난 6시즌 동안 5월에 항상 트로피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삼고 있는 목표이다"라고 덧붙였다.
2022년부터 맨유를 이끌고 있는 텐 하흐 감독은 데뷔 시즌인 2022-23시즌에 프리미어리그 3위를 차지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었고, 카라바오컵 우승에 성공해 6년 만에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구단에 선물했다. FA컵도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맨체스터 시티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2년 차는 정반대였다. 텐 하흐 감독은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순위가 크게 추락해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텐 하흐 감독은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연달아 작성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든 대회에서 총 85골을 실점해 허용해 146년 역사를 자랑하는 맨유의 단일 시즌 최다 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또 시즌 개막 후 리그 38경기에서 14패를 거둬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일 시즌 리그 최다패 기록을 새로 썼다. 기존의 맨유 단일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패는 12패(2013-2014, 2021-2022시즌)였다.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기에 많은 이들이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예상했으나 FA컵 우승이 그의 미래를 바꿨다. 맨유는 맨시티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선제골과 코비 마이누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경질 위기였던 텐 하흐 감독은 FA컵에서 우승한 후 재계약에 성공했다. 맨유는 지난 7월 협상을 통해 2025년 6월까지 유효했던 텐 하흐 감독과의 계약을 2026년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재계약을 맺은 지 약 3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원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은 벌써부터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될 경우 차기 사령탑이 누가 될지 예측하고 있는 중이다.
텐 하흐 감독의 지도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는 팬들에게 믿음을 요구했다. 텐 하흐 감독은 "믿음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계획을 고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랫동안 맨유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라며 "내가 온 순간부터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몇몇 나이 든 선수를 대체하고, 젊은 선수들을 데려와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를 이겨내야 한다. 난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우승한다는 걸 증명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난 내 커리어에서 항상 우승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 6년 동안 8개의 트로피를 얻었다"라며 우승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텐 하흐 감독은 아약스 시절 에레디비시 우승 3회(2018-19, 2020-21, 2021-22), KNVB 베이커 우승 2회(2018-19, 2020-21), 요한 크루이프 스할(2019) 우승까지 포함해 트로피를 3개 들어올렸다. 이후 맨유 지휘봉을 잡은 후 카라바오컵(2022-23)과 FA컵(2023-24)을 우승하며 지난 6년 동안 트로피 8개를 챙겼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