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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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최초' 쓰고파"…'0% 드라마' 완성한 박영현 "문은 제가 닫아야죠" [WC2]

기사입력 2024.10.04 04:36 / 기사수정 2024.10.04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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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를 지킨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를 지킨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말 그대로 '철벽'이었다.

KT 위즈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짜릿한 1-0 신승을 거뒀다. 무려 '0%'의 확률을 깨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올해 KT는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까지 펼친 끝에 극적으로 5위를 거머쥐었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4위 두산과 맞붙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4위 팀은 이미 1승을 안고 있어 훨씬 유리했기 때문. 하지만 KT는 1차전서 4-0으로 승리한 데 이어 2차전마저 거머쥐며 사상 최초의 기적을 썼다. 3위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다음 무대로 향한다.

이날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이는 마무리투수 박영현이었다. 3연투에도 건재했다. 박영현은 지난 1일 SSG와 5위 결정전서 1⅓이닝 무실점, 26구로 승리를 지켰다. 지난 2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선 1이닝 무실점, 17구를 기록했다. 3일 2차전을 앞둔 박영현은 "3연투도 충분히 가능하다. 무조건 나가서 던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0으로 앞선 9회말 출격했다. 이유찬을 유격수 땅볼, 정수빈을 우익수 파울플라이, 김재호의 대타 박준영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해 순식간에 경기를 끝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힘찬 포효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경기 후 만난 박영현은 "8회말 (고)영표 형이 등판했을 때부터 백업으로 100% 만들어 놓으라고 해 그전부터 몸을 다 풀어놨다. 영표 형이 잘 막아줘 9회에 준비가 더 잘 된 상태로 나갈 수 있었다. 형의 호투를 이은 것 같아 무척 기쁘다"며 운을 띄웠다.

9회말 마운드에 등장한 박영현의 표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덤덤했다. 박영현은 "긴장되긴 했지만 연습 투구할 때 공이 좋아 '하던 대로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스트라이크존에) 몰리는 공 없이 확실히 던지려 했다"며 "포수 (장)성우 선배님도 확실하게 던지라고 하셔서 자신감을 갖고 투구했다. 오늘(3일) 패스트볼도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엔 슬라이더만 계속 던진 듯하다. 계속 슬라이더로 승부했다"며 "마지막에도 슬라이더 사인이 나왔길래 밑에 보고 세게 던졌더니 헛스윙이 나와 짜릿했다. 성우 형이 피치컴으로 사인을 내셔서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 던졌다"고 덧붙였다.

KT 투수진은 현재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날까지 22이닝 무실점으로 철벽투를 합작했다. 2022년 10월 13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6회부터 이어온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LG의 14이닝이었다.

박영현은 "최선을 다해 우리가 해야 할 몫을 해내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이번 경기도 무척 타이트해 투수전으로 갈 것 같다고 예상했는데 선발 웨스 벤자민이 너무 잘 던져줬다. 영표 형도 잘 막아줬다"며 "마지막 문은 내가 닫아야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투구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KT 위즈 포수 장성우와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를 지킨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왼쪽부터 KT 위즈 포수 장성우와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를 지킨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0%의 드라마를 쓴 최초의 팀이 됐다. 박영현은 "우리가 처음인지도 몰랐다. 하던 대로만 하면 결과는 하늘이 정해줄 것이라 믿었다"며 "힘들기도 했지만 선수들 전부 한마음 한뜻이라는 걸 강하게 느꼈다. 야구하면서 이렇게 소리를 많이 지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좋은 선배들이 많이 계셔서 덕분에 잘 이겨낸 듯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영현은 "우리는 이미 최초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 그리고, 계속 '최초'를 써 내려가고 싶다"며 "이대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 좋겠지만 우선 눈앞에 있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잘 준비해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작년에 LG에 뼈아프게 졌으니 이번엔 더 좋은 결과를 내 팬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지난해 KT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서 NC 다이노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1위 LG에 1승 후 4패로 부딪히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번엔 준플레이오프서 격돌한다. 작년과는 다른 결말을 만들어보려 한다.


사진=잠실, 박지영 최원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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