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KT 위즈 내야수 오윤석은 이제 어엿한 마법사 군단 내야의 주축이 됐다. 팀의 기적 같은 가을야구 여정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오윤석은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출전, KT의 4-0 완승에 기여했다.
오윤석은 1차전 종료 후 "전혀 힘들지 않다. 가을야구는 뛸수록 너무 즐겁다"며 "긴장도 많이 되지만 계속 경기를 하고 싶다. 피곤한 걸 못 느끼고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윤석은 2024 시즌 73경기에 출전, 타율 0.293(174타수 51안타) 6홈런 27타점 OPS 0.858로 활약했다. 특히 KT가 숨 막히는 5위 다툼을 벌였던 9월 15경기에서 타율 0.361(36타수 13안타) 1홈런 7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후반기 막판에는 거의 매 경기 선발 2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윤석은 지난 1일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거행된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도 6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했다.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공격에서 제 몫을 확실하게 해줬다. KT의 극적인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오윤석의 안정적인 수비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의 레전드 박경수가 은퇴하면서 '포스트 박경수' 찾기가 과제인 가운데 오윤석의 성장으로 2025년 2루수 운영 고민을 덜었다.
KT 입장에서는 지난 2021년 롯데 자이언츠와 트레이드를 통해 오윤석을 데려온 게 신의 한수가 됐다. KT는 당시 내야 백업 및 포수가 필요했다.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이강준을 롯데로 보내고 오윤석, 김준태를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오윤석, 김준태는 2021년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KT는 '윈나우'를 목적으로 실시한 트레이드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 여기에 오윤석이 이적 4년차를 맞은 올해 공수에서 기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면서 팀 주축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오윤석은 "KT로 이적한 뒤 감독님께서 많은 출전 기회를 주시면서 경험이 쌓였고 나름대로 타격과 수비 모두 대처법이 생겼다"며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꾸준히 게임을 뛰니까 조금씩 다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주전 선수는 아니지만 KT에서 매년 가을야구를 했기 때문에 올해 포스트시즌을 안 하면 서운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역시 KT는 대단한 팀인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을 다함께 잘 헤쳐 나갔고 이렇게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올라와서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고 웃었다.
오윤석은 이와 함께 대선배 박경수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나타냈다. 자신의 기량이 KT에서 성장한 배경에는 박경수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경수는 KT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2루수가 주 포지션인 오윤석에게도 여러 조언을 건네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윤석은 "나는 복이 많은 선수인 게 롯데에서도 KBO리그 최고의 2루수 중 한 명인 형(안치홍)이 있었고 KT에서는 박경수 형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며 "박경수 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느낀 게 많다. 평소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셨는데 나도 타격, 수비에서 결과가 조금씩 나오니까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