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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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처음부터 맘에 안 들었어"→"최고의 수비수"…'발롱도르 위너' KIM 극찬했다, 평가 바꿨다

기사입력 2024.10.02 22:36 / 기사수정 2024.10.02 23:1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비논리적인 혹평을 내놓은 '발롱도르 위너'의 마음도 돌려놓았다.

김민재에게 사과를 해도 부족할 정도다. 일단 김민재를 극찬하는 것으로 그에 대한 평가를 틀었다. 바이에른 뮌헨도 이제서야 깨달았다. 김민재의 클래스를 믿는다.

지난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당시 서독의 우승을 이끌었던 월드클래스 스위퍼 출신 로타어 마테우스가 김민재를 호평했다.

마테우스는 지난 1일(한국시간) 자신이 해설을 하고 있는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 독일'을 통해 김민재가 옛 기량 되찾았음을 알렸다.

마테우스는 "과르디올라 체제에서의 뮌헨만큼 현재 뮌헨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난 콤파니 축구가 더 좋다"며  "이런 시스템의 축구를 거의 본 적이 없다. 과르디올라도 높은 전진, 빠른 패스, 잦은 포지션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명확한 형태가 아니었다. 경기가 더 넓거나 뒤로 가는 게 아니라 더 앞으로 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를 거론했다. 마테우스는 "중앙 수비수들이 1-1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에 대한 지난 1년간 비판 뒤 둘은 자신감을 얻었다. 토요일 김민재의 플레이를 보면서 난 왜 그가 2년 전 이탈리아 리그에서 최고의 수비수였는지를 깨달았다"고 김민재를 대놓고 극찬했다. 

뮌헨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5라운드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무패 신화를 일궈내며 창단 후 첫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 뮌헨의 리그 12연패를 저지하기도 했다. 두 팀 맞대결은 '미리보는 결승전' 성격으로 큰 관심이 쏠렸는데 한 골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뮌헨은 승점을 13(4승1무)으로 늘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리그 3위 레버쿠젠은 승점 10(3승1무1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최고의 화제 선수는 단연 김민재였다.

경기가 끝난 후 김민재에겐 칭찬이 쏟아졌다. 이날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레버쿠젠 공격을 잘 막아냈다. 1골 실점하긴 했지만 상대 선수의 기가 막힌 중거리포여서 센터백에 책임을 묻긴 어려웠다.

독일 최고 축구전문지 키커의 평가도 대단했다. '키커'는 김민재에 평점 2를 주면서 그를 레버쿠젠전 MVP로 선정했다. 김민재에 대해 키커는 "단호하고 세심한 수비를 펼쳤고, 태클과 헤더에 강했다"라며 "이 활약으로 김민재는 자신의 클래스에 대한 의문을 지웠다"라고 호평했다.

키커와 마테우스 모두 김민재를 좋게 평가하진 않았다. 키커는 지난 시즌 걸핏하면 김민재에 5~6점의 평점을 매기면서 "뮌헨에서 뛸 수준이 아니다"고 했다.

마테우스는 더욱 심하게 김민재를 다그쳤다.

마테우스는 지난해 9월 김민재를 가리켜 "생각보다 별로"라며 "뮌헨 불안의 근원"이라는 말까지 했다.

지난 8월25일 분데스리가 개막전 볼프스부르크전에서 김민재가 1-2로 뒤집히는 역전골 빌미를 제공했을 때는 거의 폭언을 했다.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일정 수준의 명확하고 빠른 템포의 패스를 하지 못한다.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난 처음부터 김민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김민재의 공은 통통 튄다. 그런 건 내가 최고 수준에서 기대하는 플레이가 아니다. 현재 나폴리 때 갖고 있던 기량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 달 사이 마테우스의 마음도 달라진 것이다.



김민재는 지난달 26일 볼프스부르크와의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범해 혹평을 받았다. 리그 첫 경기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콤파니 감독은 신뢰를 거두지 않았고 재활 훈련과 개인 훈련으로 관리했다. 김민재는 다행히 빠르게 경기력을 회복해 인상적인 활약상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분데스리가 2라운드 프라이부르크와의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한 김민재는 90분 동안 안정된 활약을 펼치며 2-0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 15일 홀슈타인 킬과의 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선 1골 실점했지만 정확한 롱패스로 득점의 기점 역할을 수행해 6-1 대승에 일조했다. 이어 4라운드 베르더 브레멘전에선 상대에 슈팅 하나 내주지 않으며 5-0 대승에 보탬이 됐다. 레버쿠젠전에서도 뮌헨은 비겼지만 김민재는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신임 감독 뱅상 콤파니 밑에서 김민재는 파트너 우파메카노와 함께 뮌헨 수비라인을 책임지고 있다. 아직 잔여 경기가 많이 남아 있는 가운데 김민재가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구단 기대에 계속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뮌헨 선수 영입을 총괄하는 막스 에베를 단장(디렉터)이 김민재에게 만족을 표시한 것은 향후 뮌헨이 김민재 경쟁자를 영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에베를 단장은 지난달 말 독일 국가대표 주전 수비수인 요나탄 타(바이엘 레버쿠젠) 영입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김민재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타는 뮌헨이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센터백 보강 1순위로 꼽았던 수비수다. 지난 시즌 토마스 투헬 감독 아래서 중앙 수비수가 부진하다보니 외부로 눈을 돌렸고 지난 시즌 바이에른 레버쿠젠의 3관왕 동력이 된 타 영입을 추진했다. 타 역시 뮌헨의 러브콜을 반겼다.

분데스리가 정상급 센터백 영입을 위해 뮌헨은 레버쿠젠과 긴 시간 협상을 진행했다. 이적 가능성을 두고 여러 주장이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뮌헨이 타 영입을 철회하면서 타는 올시즌 레버쿠젠에 잔류했다.



그렇다고 타의 뮌헨 입단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타가 다음 시즌 레버쿠젠과의 계약 만료를 통해 퇴단하겠다는 뜻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뮌헨은 유럽의 다른 구단들과 이적료가 없는 상태에서 타 영입 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 뮌헨 전 감독 한스 디터 플리크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 등이 영입 의사를 드러낸 상태다. 바르셀로나는 재정이 취약해 거액의 이적료를 줄 순 없다.

이런 현실에서 에베를이 매체를 통해 김민재가 있어 타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한 것이다. 에베를은 지난달 말 '스포르트1'과의 인터뷰에서 타에 관한 소문에 대해 답변하면서 팬들의 궁금증을 일부 해소했다.

특히 뮌헨이 내년 여름 요나탄 타를 영입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 에베를 단장은 "타는 2025년에 계약이 만료되고, 독일 국가대표 선수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고 그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그의 영입 확률은 낮게 봤다. 에베를은"그게 끝이다. 난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했다. 팬들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지난 시즌과 달리 올시즌 좋은 활약을 초반에 펼치고 있어 이를 유지한다면 타가 필요 없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타는 여러모로 김민재와 비교될 선수다. 1996년생으로 나이가 김민재와 같고 192cm 큰 키와 빠른 발도 비슷하다. 다만 김민재가 오른발을 쓰고 타는 왼발을 쓴다는 게 다르다. 사실 타는 내년에 29살이 되기 때문에 장기 계약할 선수로는 매력이 없다. 2~3년 단기 계약 정도로 영입이 가능하다.



에베를은 내년이 타를 데려오기로 이미 계약했는지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 우리는 협상을 했고, 레버쿠젠은 마감일과 가격을 제시했다"며 "우린 마감일과 가격 모두 맞출 수 없었다. 남은 시간이 48시간 밖에 안 됐기에 너무 촉박했다. 그리고 우리는 타 영입을 감당할 만큼 수입을 창출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적시장에서 기존 선수들을 팔아야 타를 데려올 수 있는 몸값이 생기는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뮌헨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충격적인 3위를 기록한 뒤 주전급 고액 연봉자 대거 이적을 모색했으나 실패했다. 선수들이 벤치행을 각오하고서라도 뮌헨 잔류를 원한다. 해당 선수들의 연봉이 대부분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영입 철회엔 구단 상황이 큰 영향을 끼쳤지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존재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김민재의 존재는 뮌헨이 네덜란드 국가대표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매각하는데도 도움을 줬다. 이번 여름 뮌헨은 네덜란드 센터백 더 리흐트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매각해 이적료 수익을 올렸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더 리흐트의 이적료는 옵션 포함 5000만 유로(약 735억원)이다.

1999년생 더 리흐트는 지난 2022년 이적료 6700만 유로(약 1012억원)에 유벤투스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 입단 후 그는 2년 동안 부상으로 인해 적지 않은 경기를 놓치면서 73경기 소화했다. 또 연봉이 1500만 유로(약 225억원)에 이르러 뮌헨 내에서도 고액 연봉자로 분류됐다.

뮌헨은 이번 여름 연봉도 높은데 부상 횟수도 많은 더 리흐트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마침 그의 아약스 시절 스승이었던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지휘 중인 맨유가 더 리흐트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또 센터백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은 점이 뮌헨이 망설임 없이 더 리흐트를 팔게 한 배경이 됐다. 현재 뮌헨의 1군 센터백 숫자는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다이어, 이토 히로키까지 4명이나 있다. 풀백인 요시프 스타니시치와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도 유사시 센터백 자리를 볼 수 있다.



많은 팬들이 청원 서명까지 더 리흐트 매각을 반대했지만 뮌헨의 결심을 바꾸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에베를 단장은 팬들에게 어째서 더 리흐트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는지 설명했다.

에베를 단장은 "청원 등을 포함해 많은 팬들이 더 리흐트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를 팔아야 했기 때문에 난 이런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더 높은 위치에서 수비할 수 있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에게 더 편안함을 느꼈다"라며 "그리그 더 리흐트에게 제안이 들어왔다"라고 덧붙였다.

뮌헨은 올시즌 김민재를 믿고 더 리흐트를 매각하고, 타 영입을 철회했다. 그리고 김민재는 시즌 초반이지만 구단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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