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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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겁내야 해?"…'대도시의 사랑법', 성 소수자 등장에 '편견 無' [♥?④]

기사입력 2024.10.01 12: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언희 감독에게 그간의 작품에서 만나지 못했던 '대도시의 사랑법' 속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남다른 도전이었다.

2003년 영화 '...ing'로 데뷔해 '어깨너머의 연인'(2007), '미씽: 사라진 여자'(2016), '탐정: 리턴즈'(2018) 등 로맨틱 코미디, 미스터리, 코미디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연출력을 보여 온 이 감독은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20여 년 만에 스크린 위에 다시 청춘의 얼굴들을 담아냈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대도시의 사랑법'은 남 눈치 보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관을 가진 재희(김고은 분)와 자신의 존재와 감정을 숨기는 것이 익숙한 흥수(노상현)의 13여 년에 걸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특히 노상현이 연기한 흥수는 성 소수자로, 가족에게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을 재희에게 들켜버린 뒤 재희와 급격히 가까워지고 동거를 시작하며 '진짜 친구'의 우정을 쌓아간다.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 '대도시의 사랑법'에서는 성 소수자의 표현에 조심스러운 고민을 거듭한 이 감독의 흔적이 녹아있다.

이 감독은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겁내거나 혹은 비겁하게 보이면 안 된다 싶었다"고 전한 바 있다.

노상현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그냥 자연스러워야 된다고 말했다. 배우 입장에서도 (성 소수자라는 정체성을) 과하게 일부러 보여주려고 하는 마음은 없으니까,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해보자고 했었다"고 다잡아가며 캐릭터와 상황을 맞춰나갔다.



'이게 맞나' 하는 거듭된 고민에 여러 편집 과정을 거쳤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에 '순리대로 보여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감독은 "만드는 입장에서 오히려 우리가 어떤 잣대를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 영화를 만들면서 (수위를) 겁내야 하지?' 싶더라. 배우에게도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던 속내를 전했다.

작업 기간 내내 '내가 미쳤나 싶다. 무슨 용기로 이걸 했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요동치는 마음의 변화를 체감해 오며 데뷔작인 '...ing'가 유독 떠올랐던 '대도시의 사랑법' 현장을 거듭 돌아봤다.



이 감독은 "'탐정: 리턴즈' 연출 후에 여러 기회가 생기면서 부지런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왔다. 어느덧 보니 '...ing'가 나온지 20년이 넘었더라. 그 때는 저도 어렸었는데, 그 영화의 감성을 다시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침 들던 때였다. 청춘의 성장 영화를 다시 해보면, 나도 그 때보다 더 성장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 말했다.

개봉 후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이 어느 때보다 궁금해지는 순간들이다.

이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각각의 해석을 하는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분명히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는 작품이고,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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