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지도자로 돌아온 친정팀이 몰락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맹활약하며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네덜란드 레전드 뤼트 판 니스텔로이가 친정팀 맨유 코치로 돌아온 뒤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이 골을 펑펑 넣었던 그 때의 맨유가 아니어서다.
판 니스텔로이는 이번 시즌부터 맨유 코치로 합류해 일하는 중이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3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재계약과 함꼐 코칭스태프 물갈이를 단행했다. 그 중 텐 하흐 감독과 같은 네덜란드 국적의 판 니스텔로이의 복귀가 있었다.
판 니스텔로이는 축구팬들이라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세계적인 공격수였다. 네덜란드 덴 보쉬와 헤이렌베인, 그리고 명문 PSV 에인트호번에서 활약했던 그는 2001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에 합류해 주전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맨유에서 5시즌을 뛰는 동안 219차례 공식전에 출전, 150골을 넣으며 퍼거슨의 21세기 맨유 첫 스트라이커로 기량을 뽐냈다. 2005년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과도 한 시즌 같이 뛰었는데 같은 네덜란드 골키퍼 에드빈 판더사르와 함께 박지성이 자주 찾는 맨체스터 시내 한국 식당을 찾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2006년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전격 이적한다. 2004년 입단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알력 다툼이 있었는데 퍼거슨 감독이 떠오르는 초신성이었던 호날두 편에 서면서 판 니스텔로이를 레알로 가게 됐다.
이후 레알에서 4년간 뛴 그는 말년인 2009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2년간 뛰었다. 2010-2011시즌엔 18세 특급 윙어 손흥민과 함께 뛰며 그의 멘토가 되기도 했다. 2011-2012 라리가 말라가에서 1년 뛴 뒤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판 니스텔로이는 이후 지도자로 변신 2022-2023시즌엔 친정팀 PSV를 맡았고 네덜란드 FA컵 우승, 슈퍼컵과 같은 성격인 요한 크라위프 실드 우승 등을 일궈냈다.
그러나 PSV에서 감독직을 딱 1년하고 휴식을 취하다가 맨유 코치로 부임했다.
지금 맨유는 그가 뛰던, 우승컵을 밥 먹듯이 따내던 맨유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순위는 2승1무2패(승점 7)로 토트넘에 골득실 뒤진 11위다. 리버풀과 홈 경기에서 0-3으로 패하며 이미 텐 하흐 감독 사임 요구가 한 차례 거세게 일어났던 상황이다.
판 니스텔로이도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맨유는 5경기에서 5골, 경기당 한 골에 불과하다. 판 니스텔로이의 현역 시절 킬러 감각이 필요한 때다.
그는 지금의 맨유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반등을 다짐했다. 24일 네덜란드 '부트발 인터내셔날'에 따르면 판 니스텔로이는 "이 곳에 맨유다운 것을 다시 갖고 오고 싶다"며 "이 곳을 원래 우리가 알던 클럽으로 되돌려놓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게 맨유의 모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