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김도영-윤도현 테이블세터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에 5: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윤영철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윤영철이 복귀전에서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올라갔다.
윤영철은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3 승리에 기여했다. 투구수는 37개로, 구종별로는 직구(14개), 슬라이더(8개), 커터(7개), 체인지업(6개), 커브(2개) 순이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h를 나타냈다.
윤영철은 지난 7월 13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경기를 소화하던 중 허리 통증으로 인해 2이닝만 투구한 뒤 임기영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교체 이후 병원에서 검진을 진행한 결과 요추 염증 소견을 받았고, 1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5일 검진에서는 척추 피로 골절 소견이 나오면서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했다.
한 달 넘게 회복에 집중한 윤영철은 지난 6일 불펜피칭 30구를 던지면서 컨디션을 점검했으며, 지난 17일 상동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초 KIA 선발투수 윤영철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정확히 72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윤영철은 경기 초반부터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다. 1회초 첫 타자 김현준을 투수 땅볼 처리한 뒤 후속타자 김헌곤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1사 1루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면서 공 10개 만에 이닝을 매듭지었다.
1회말 김도영의 선제 솔로포가 터진 가운데, 윤영철은 2회초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박병호와 김영웅에게 차례로 삼진을 솎아냈고, 전병우와의 맞대결에서 6구 승부 끝에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3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영철은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순항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이성규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이병헌과 안주형에게 각각 중견수 뜬공과 2루수 땅볼을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사령탑이 계획했던 투구수(40개)를 어느 정도 소화한 윤영철은 3회초까지 공을 던진 뒤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윤영철은 "오랜만에 등판했기 때문에 신경 쓴 게 많았는데, 마운드에서 힘을 잘 썼고, 변화구도 괜찮게 들어간 것 같다. 생각한 대로 잘 던졌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복귀전 소감을 밝혔다.
팬들의 응원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윤영철은 "관중이 많다고 경기력이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팬분들께서 많이 찾아주신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래도 응원이나 박수 소리가 나올 때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초 수비를 마친 KIA 선발투수 윤영철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시즌 중반까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고생해야 했던 윤영철이다. 그는 "시즌 초부터 (상태가) 좀 좋지 않았는데, 병원에 가도 진단이 나온 게 없어서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던졌다. 그런데 그 날(7월 13일) 공을 던지는데, 힘이 안 들어갈 정도로 통증이 있어서 코치님께 더 던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린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지금은 아프지 않다"며 "쉬는 동안 공을 못 던지니까 생각도 많이 하고, 다시 올라갔을 때 어떻게 타자를 잡을지 생각했다. 오히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서 어떤 점에 집중했을까. 윤영철은 "퓨처스리그에서 첫 실전을 가지면서 두 가지를 점검했다. 변화구를 직구보다 많이 구사하기 때문에 변화구 구종들을 다 점검했고, 직구는 높은 코스로 던지면서 상대를 공략하는 걸 체크했다. 그 때 연습을 거쳤던 게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윤영철은 "재활이 길기도 했고 매번 같은 운동만 반복하기 때문에 지루한 것도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마운드에 다시 올라갈 날만 생각하고 재활에 몰두했다. 내가 빠진 동안 다른 선발 투수들도 로테이션에서 빠지면서 김도현, 황동하 선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는데, 팀에 큰 도움이 된 두 선수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김도영-윤도현 테이블세터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에 5: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윤영철이 팬들에게 하트 포즈를 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윤영철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를 준비해야 하는 팀 입장에서도 이날 윤영철의 호투는 큰 의미가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오늘(23일) 경기의 또 다른 소득은 윤영철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것"이라며 "마운드 운용에 옵션이 하나 늘어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윤영철은 "정규시즌 우승 때 함께하지 못해서 좀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나중에 우승하는 자리에 있으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내 나이대 선수가 일단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큰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어느 보직이든 마운드에 서서 그 압박감 속에서 던져보는 게 내게 큰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윤영철은 "더 던질 수 있었는데, 코치님이 다음 등판도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자고 하셨다. 어차피 오늘만 날이 아니고, 내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가게 되면 더 던질 기회가 많기 때문에 코치님 말씀을 따랐다"며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 한국시리즈라는 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