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어이가 없네'로 한국을 뒤흔든 흥행의 주인공 '베테랑', 9년간 없는 줄만 알았던 '(어)2'가 있었다. 이번엔 정해인이 유아인과 또 다른, 새로운 빌런으로 우뚝 선다.
개봉 전부터 이야기가 많았다. '베테랑' 2편의 빌런은 누가 될까?
1314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 1편은 조태오(유아인 분)라는 절대 악을 메인 빌런으로 내세워 '어이가 없네?'라는 명대사를 만들어냈고, 해당 장면은 '짤'로 돌면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회 문제를 접한 이들에게 심경을 대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배우 논란으로 영화의 일부가 얼룩진 가운데, 그 깊은 인상을 뛰어넘을 빌런이 누구인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것이다.
이에 9년 만에 제자리를 지키며 돌아온 황정민과 그 옆자리에 등장한 정해인에 눈길을 모았다. 어떤 사람은 정해인을 콕 집어 '빌런일 것이다'라고 이야기했고, 어떤 이들은 다른 출연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예상대로 빌런은 정해인이었다. 영화는 꽤 초반부터 정해인을 앞세우고 시작한다. 그의 커다란 동공이 스크린 가득 메워지면 깊이와 의미를 알 수 없음에 소름이 끼친다.
제작으로 참여한 영화 '시동'(2019, 최정열 감독)에서 정해인을 처음 만났다고 밝힌 류승완 감독은 짝다리도 짚지 않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서서 미소를 짓고 있는 정해인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재수 없을 수 있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술을 마셔도, 스트레스를 받아도 티를 내지 않는 정해인이었지만 그와의 대화 속에서 '화'를 발견했던 류승완은 정해인에게 '베테랑2'의 박선우 역을 제안했고, '특별한 연기'를 요구하지 않았다.
정해인은 박선우 역에 대해 "존재만으로 불쾌함을 줬으면 좋겠다 싶었다"라며 "그런데 배우들에게는 아니다. 저와 감독님만, 모니터를 통한 불쾌감이다. 둘만 아는 수신호가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조태오는 절대 악이었다면, 박선우는 차가운 파란색이 연상되는 소시오패스"라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정해인이 설명하는 박선우는, 나르시시즘도 있고 목적과 결과를 얻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법적 처벌을 그들이 지은 죄만큼 받지 못한 흉악범들을 대신 처단하는 사적 제재를 행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는 단지 자신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사회를 보고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정의로워 보이는 박선우가 후반부에는 죄가 없는 이들까지 곤경에 빠트리고 서도철을 딜레마에 놓이게 한다. 정해인은 이에 대해 "나에게 선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겐 아닐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관객들은 시작과 함께 박선우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정해인과 박선우에게 "어이가 없네?" 같은 명대사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정해인의 눈동자만큼은 머릿속에 뚜렷하게 각인될 것이다.
정해인은 이번 영화를 통해 이미지가 많이 바뀌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단언컨대 '베테랑2'는 정해인의 캐릭터성에 있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발판이 될 것이다.
한편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현재 극장 상영 중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CJ ENM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