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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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미쳤어?" 소속팀 회장도 열 받았다…"스페인 WC 개최 NO!"→"결승전 유치 재 뿌려" (西 매체)

기사입력 2024.09.12 06:32 / 기사수정 2024.09.12 06:32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인종차별을 이유로 스페인의 월드컵 개최 자격을 의심하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발언에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의 월드컵 개최 자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비니시우스의 발언은 레알 마드리드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의 분노를 일으켰다"라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최근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 화제를 일으켰다.

2030 FIFA 월드컵은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남아메리카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공동으로 개최된다. 유럽 국가 중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경기가 열리는데, 이로서 스페인은 1982년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을 개최하게 됐다.



그러나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을 두고 인종차별이 만연한 국가라며, 인종차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스페인에서 월드컵이 열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니시우스는 미국 매체 'CNN'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2030년까지 스페인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2030년 월드컵은 다른 나라에서 개최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 사람들이 피부색을 갖고 사람들을 차별하는 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알기를 바란다"라며 "2030년까지 개선될 시간은 충분하다. 그때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2030년 월드컵 개최지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자신들이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스페인이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고 느끼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자신이 이렇게 강하게 발언하는 이유가 월드컵에 참가할 선수들을 위한 거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스페인 사람들 대부분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살기 좋은 나라를 소수가 망치고 있다"라며 "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을 사랑한다. 상황은 나아지고 있고, 월드컵이 열리는 2030년에는 더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다. 그전까지 인종차별이 줄어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여전히 인종차별을 하는 팬들이 있기는 하나, 요즘은 카메라가 많은 곳에서는 인종차별을 잘 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이렇게나마 인종차별을 조금씩 줄여갈 수 있다. 인종차별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겠지만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라고 밝혔다.

비니시우스가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엔 그가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비니시우스는 지난해 5월 2022-23시즌 라리가 35라운드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당시 경기장에 있던 일부 발렌시아 팬들은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라고 부르면서 조롱했다. 이는 흑인을 원숭이와 동일시 여기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행위이다.



발렌시아는 당시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가한 팬 3명을 적발해 경기장 영구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지만 스페인왕립축구연맹(REEF)는 발렌시아한테도 책임을 물어 5경기 관중석 일부를 폐쇄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발렌시아에 벌금으로 4만 5000유로(약 6400만원)를 지불할 것을 명했다.

그러나 비니시우스의 발언은 곧바로 도마 위에 올랐다.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이 많아 이를 근절하자는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스페인을 두고 인종차별이 만연한 국가라고 주장해 스페인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의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알메이다 시장은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고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라며 "그는 인종차별 사건을 겪을 때 스페인 사람들의 지지를 받겠지만, 우리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른다면 우리 모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니시우스의 소속팀 레알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매체에 따르면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클럽 홈구장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30 월드컵 결승전 개최를 꿈꾸고 있는데, 비니시우스의 발언은 페레스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매체는 "플로렌티노 페레스의 우선 순위 중 하나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마라카낭(브라질) 이후 월드컵 결승전을 2회 개최한 역대 두 번째 경기장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비니시우스의 메시지는 클럽에 폭탄처럼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은 1950, 2014 월드컵에서 총 2차례 결승전을 개최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도 1982 월드컵 때 결승전을 개최했고, 페레스 회장은 2030 월드컵 결승전이 다시 한번 베르나베우에서 열리길 바라고 있다.

물론 비니시우스의 발언으로 스페인의 월드컵 개최 자격이 박탈당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스페인을 인종차별이 만연한 국가라고 비난하고, 월드컵 개최 자격을 의심하면서 그를 응원하던 몇몇 팬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레알 팀 동료인 다니 카르바할도 비니시우스의 신중치 못한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 축구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이 월드컵 개최 자격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스페인은 인종차별적인 국가가 아니며, 다양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비니시우스 발언을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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