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올 시즌 28번째 등판에서 패전을 떠안았지만, 7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면서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후라도는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7개로, 구종별로는 직구(28개), 체인지업(26개), 투심(18개), 커브(14개), 슬라이더(8개), 커터(3개) 순이다.
1회말을 실점 없이 마감한 후라도는 2회말 1사에서 김선빈과 이우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하지만 1사 1·3루에서 한준수에게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최원준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순항을 이어가던 후라도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3회말이었다. 3루수 고영우가 선두타자 박찬호의 땅볼을 놓친 데 이어 후속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땅볼 때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무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키움은 고영우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면서 1루수 송성문의 수비 위치를 3루수로 조정했고, 최주환을 1루수로 투입했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했던 후라도는 김도영에게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로 자리를 옮긴 송성문이 안정적인 포구 이후 2루로 공을 던져 아웃카운트를 채웠지만, 3루주자 박찬호의 득점까지 막을 순 없었다. 경기 개시 이후 첫 실점이었다.
하지만 후라도는 후속타자 나성범의 병살타로 빠르게 이닝을 매조졌고, 4회말부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KIA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효율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하면서 쉽게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고,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후라도는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김선빈의 희생번트 이후 이우성의 삼진과 한준수의 2루수 땅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7회까지 후라도의 투구수는 85개였다.
KIA와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키움 타선이 8회초 김혜성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뽑으면서 리드를 잡은 가운데, 후라도는 8회말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대한 이닝을 끌고 가고자 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최원준의 안타와 박찬호의 희생번트 이후 1사 2루에서 소크라테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여기에 1사 2루에서는 김도영에게 1타점 3루타를 헌납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김도영이 친 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으면서 3루수 송성문이 잡지 못했고, 타구가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3루타로 연결됐다. 결국 후라도는 1사 3루에서 김동욱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는 키움의 2-5 패배로 마무리됐고, 승계주자의 득점으로 실점이 더 불어난 후라도는 패전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경기 후반까지 KIA 선발 양현종과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가면서 긴장감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양현종도 후라도의 활약을 언급했다. 양현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서 "상대 선수였지만, 후라도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 투구 내용이 매우 좋았고, 그래서 나도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집중한 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던졌다"고 후라도를 치켜세웠다.
후라도는 올 시즌 28경기 177⅓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5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2회로 이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지난해(183⅔이닝)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80이닝을 채우고 시즌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영민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 선발투수들이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후라도다.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은 키움으로선 그런 후라도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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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