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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의리 미쳤네…데 제르비가 매일 전화→울브스 간곡한 설득 '잔류 결정'

기사입력 2024.09.07 00:20 / 기사수정 2024.09.07 00:3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이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구애를 받았음에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의리를 택했다.

글로벌 매체 '스포츠몰'은 6일(한국시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공격수 황희찬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 기간 동안 마르세유로 이적할 수도 있었다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2024 여름 이적시장에서 황희찬은 프랑스 리그1 명문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의 타깃 중 한 명이었다. 마르세유가 황희찬을 노리게 된 배경인 신임 사령탑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이탈리아 출신 데 제르비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22-23시즌 도중에 첼시로 떠난 그레이엄 포터 감독의 뒤를 이어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지휘봉을 잡았다.



브라이턴 부임 전 이탈리아 클럽과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이끌었던 데 제르비 감독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 6위를 기록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가져오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브라이턴이 유럽대항전에 진출한 건 구단 창단 이래 1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3-24시즌은 리그 11위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데 제르비 감독은 유럽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시즌 종료 후 그는 구단과 상호 합의 하에 2026년 6월까지 유효한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기로 해 이번 여름 브라이턴을 떠났다.

데 제르비 감독이 돌연 시즌 종료 후 브라이튼을 떠나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초 브라이턴과 데 제르비 감독은 2026년 6월까지 계약돼 있었으나 상호 합의 하에 2023-24시즌을 끝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브라이턴과 작별한 데 제르비 감독은 마르세유와 3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프랑스 리그1으로 진출했다. 그는 새 시즌을 앞두고 전력 강화 차원에서 구단에 황희찬 영입을 요청했고, 이를 위해 황희찬에게 연락해 직접 설득하기까지 했다.



매체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번 여름에 큰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며 "마르세유가 내게 제안을 했다. 난 게리 오닐(울버햄프턴 감독)과 여러 번 통화했고, 데 제르비와는 거의 매일 전화를 했다"라고 밝혔다.

데 제르비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마르세유는 울버햄프턴에 이적료 2100만 파운드(약 369억원)를 제시하며 황희찬 영입을 시도했다. 울버햄프턴은 마르세유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면서 황희찬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황희찬을 지키기 위해 울버햄프턴 사령탑 게리 오닐 감독도 나섰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통화하면서 그가 마르세유로 이적하는 일을 막기 위해 분투했다.

오닐 감독의 설득은 큰 효과가 있었다. 황희찬은 "난 (게리 오닐)감독님을 믿었고, 감독님은 내가 매우 중요한 선수라고 말씀하시며 내게 믿음을 줬다"라며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후 난 (울버햄프턴에)머물면서 모든 걸 다하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울버햄프턴이 나를 원하는 한 난 남아서 팀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왜냐하면 난 내 팀과 팀원들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이 잔류를 택하면서 데 제르비 감독은 원하던 선수를 영입하는데 실패했다. 황희찬 영입이 불발된 마르세류는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인 잉글랜드 공격수 메이슨 그린우드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성추문으로 인해 맨유 1군 복귀가 불발된 그린우드는 시즌 초반이지만 이번 여름 마르세유 최고의 영입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무려 5골을 터트리며 데 제르비 감독의 안목을 증명했다.

한편 오닐 감독의 설득으로 울버햄프턴 잔류를 택한 황희찬은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개막 후 리그 2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자 이후 벤치 명단에 포함되며 시즌 초반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시즌은 황희찬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2023-24시즌 황희찬의 프리미어리그 성적은 29경기 12골 3도움으로, 2021년 여름 울버햄프턴 이적 후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컵대회 기록까지 포함하면 13골 3도움으로 늘어난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 데뷔 시즌인 2021-22시즌에 리그에서 30경기 5골 1도움을 올렸다. 2년 차엔 리그 27경기 3골 1도움에 그쳐 방출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지난 시즌 오닐 감독 밑에서 기량을 만개해 울버햄프턴 핵심 공격수로 등극했다.

뛰어난 활약상은 재계약으로 이어졌다. 울버햄프턴은 지난해 12월 황희찬이 전반기에 리그에서 8골 2도움을 올려 맹활약하자 재계약을 추진해 계약 기간을 2028년 6월까지 연장했다.

후반기엔 부상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차출로 일부 경기를 놓치면서 전반기 경기력을 재현하지 못했지만 후반기 막판에 2골을 뽑아내면서 프리미어리그 통산 20골을 달성. 과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퀸즈 파크 레인저스·19골)의 기록을 넘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로 올라섰다.



울버햄프턴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몰리뉴'도 시즌이 끝난 후 "지난 시즌 황희찬은 세상을 놀라게 하지 못했다"라며 지난 시즌 황희찬 활약상을 조명했다.

매체는 "브루노 라즈 밑에서 정말 평범했던 그는 훌렌 로페테기 이후에 폼이 약간 좋아졌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대부분의 울브스 팬들은 황희찬에게 충격을 받지 않았고, 그가 이적한다고 해도 어떤 문제도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여름까지 황희찬은 방출되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2023-24시즌 황희찬은 게리 오닐 밑에서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 그는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성공했고, 공격 시 페드루 네투와 마테우스 쿠냐와 매우 잘 연결됐다"라며 "그는 모든 대회 통틀어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13골을 넣고 시즌을 마쳤다. 이전 시즌엔 단 4골만 넣었다"라며 황희찬의 발전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2024-25시즌 초반은 황희찬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황희찬은 시즌 개막 후 리그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자 이후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이 중 하나는 리그컵 경기였지만 황희찬이 핵심 선수라고 주장한 오닐 감독은 리그 3경기 만에 황희찬을 벤치로 내렸다.

황희찬은 지난 1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벤치 명단에 포함돼 후반 15분 교체로 투입됐다. 황희찬이 교체 출전한 노팅엄 원정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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