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화제작으로 빵 뜬 스타. '대박 조짐'은 스타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보며 언제부터 '뜰 조짐'이 보였는지, 인생작을 만나기까지 어떤 과정을 지나왔는지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가수 겸 배우 장나라의 새로운 모습을 또 발견했다. 데뷔 24년차를 맞이했음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한계를 넘어서고 있고, 연기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는 대상의 트로피를 품에 안을 자격이 충분하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늘 다했던 것 같아요."
2001년 혜성처럼 등장해 가요, 예능, 드라마를 휩쓴 가수 겸 배우 장나라. 최근에는 배우에 중점을 두고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이며 소처럼 일하고 있다.
2002년은 "장나라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유의 귀여운 동안외모와 목소리를 지닌 채 통통튀는 매력으로 대중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폭풍적인 인기, 신드롬을 일으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요즘 말로는 '올라운더', 그때 그시절에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활약했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빵' 뜬것은 맞지만, 2001년 5월 가수로 먼저 데뷔한 장나라는 국민적 사랑받았던 귀여운 이미지가 아닌 섹시, 보이시한 콘셉트의 발라드 1집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을 선보였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보내고 가수로 먼저 데뷔, 소속사의 홍보가 부족한 상황 속 만족한 성과를 보지 못했으나, 의외로 '배우'라는 분야에서 얼굴을 제대로 알리게 됐다. 바로 '뉴 논스톱'을 통해서다.
캐스팅 된 비화도 마치 "어차피 스타가 될 운명"처럼 느껴진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김민식PD에 따르면 '뉴논스톱'은 드라마 초반 시청률도 낮고,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드라마의 인기가 신통치않자 양동근의 상대역을 하던 여배우가 갑작스럽게 하차하게 됐고, 빈자리를 채울 여배우를 찾아 헤메야했다.
시청률이 낮으니 나오려는 배우가 없었다. 신인들을 찾아서 오디션도 봤으나 아무리 구해도 방법이 없었다고. 이때 "밥이나 먹고하자" 싶은 마음에 제작진과 식당을 찾았고, TV에서 장나라가 MBC '음악캠프' 순위소개 VJ를 하는 모습을 보고 캐스팅하게 됐다.
김민식PD는 장나라가 매우 귀엽고 당차게 순위발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음악캠프' 담당자에게 물었고, 순위 50위 안에 들어야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으나 장나라는 순위권에 안들어서 무대에는 설 수 없었다고. 그런데 장나라는 "너무너무 방송을 하고싶다"고 해 순위소개를 시켜봤는데 무척이나 잘하기에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식 PD는 '음악캠프'에서 순위 소개하는 걸 보며 "저 친구 머리 되게 좋은가보다,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나보다"라고 생각돼 담당자에게 물었고, 이에 '뉴 논스톱'에 캐스팅 된 것.
이후 장나라의 전성기는 시작됐다. '뉴 논스톱'의 인기 속에서 후속곡 '고백', '4월 이야기' 등이 1위를 휩쓸며 대성공을 거둔다. 2001년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여자 신인상을 휩쓸 정도.
배우로서의 행보도 놓치지 않았다. '뉴 논스톱'과 1집의 성공 이후에 완전한 스타로 자리매김 했고,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를 통해 완전히 대세를 굳혔다.
당시 시청률 44.6%를 기록하며 중장년층에게까지 엄청난 사랑을 받게됐다. 장나라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중에 하나가 됐다. CF도 쓸어 담는 수준.
배우로서는 '내사랑 팥쥐', '논스톱4', '사랑을 할꺼야', '웨딩'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갔고, 가수로서는 2집 'Sweet Dream', 더블 타이틀곡 '아마도 사랑이겠죠'를 비롯해 '물망초', '사막 한 가운데서' ,'혼자서도 잘해요', 'snowman'도 인기를 끈다. 3집에서도 '나도 여자랍니다', '그게 정말이니?', 4집 '겨울이야기', 5집 '사랑부르기', 6집 '흉터'까지 활발히 활동했다.
장나라는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예능이면 예능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어느것 하나 못하는게 없던 장나라는 가수로서는 2002년 KBS, MBC, KMTV(엠넷)에서 '가요대상'을 받았다.
이토록 신드롬급 인기속에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실력을 놓치지 않았던 장나라. 그러나 그에게 배우의 벽은 높았다. 훗날 "헤엄을 쳐서 나가면 저 위에 빛이 있다. 물 수면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헤엄을 쳐도 물속에 잠겨있는 느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자신의 한계가 자꾸 보이더라"라고 말할 정도다.
대상 후보에 올라도 '대상'을 수상하지 못하고 늘 우수상, 최우수상에 그쳐야했다.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귀여운 외모와 목소리는 이후엔 한계로 작용했다. 장나라는 2018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을 열심히 하고 나면 내가 여태껏 했던 걸 어필하고 싶은데, 나중에 기사를 보면 ‘동안 외모 장나라’만 남더라. 그럴 땐 좀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데뷔하고 나서 귀여운 이미지였지 않냐. 실제로 그때 생각하면 귀여웠던 것 같다. 작기도 하고 나이도 어렸고 동글동글하니까 귀엽게 봐주셨는데 딱 두 작품만에 '쟤는 귀여운 거 말고는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는 칼럼이 나오고 그랬다. 어렸을 때는 저를 더 파이팅 넘치게 만들었다. 두고 봐라 이런 느낌이었다. 주눅 들지 않았는데 근래에 연기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장나라는 "너무 괴롭다고 생각을 했다. 원망을 했다. '이런 재능을 주실 거면 왕창 쓰셔서 정말 누가 봐도 잘하는 엄청난 재능을 주시면 좋았을 텐데'라면서. 그런데 며칠 뒤에는 씻다가 웃음이 픽 나더라. '근데 내가 이 재능 마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엄두도 못 내지 않나', '이런 거 가지고 그랬단 말이야? 어우 감사합니다' 그랬다"라고 전했다.
'미스터백', '한번 더 해피엔딩', '고백부부', '황후의 품격', 'VIP', '오 마이 베이비', '대박부동산', '패밀리', '나의 해피엔드'까지. 2017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장나라.
연기력을 인정받아 2011년 '동안미녀', 2017년 '고백부부', 2019년 'VIP' 대상 후보로 올랐으나 각각 여자 최우수상, 우수 연기상, 프로듀서상을 수상하는데 그쳤다. 세번째 대상 불발에도 "근데 내가 이 재능 마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엄두도 못내지않나"라는 '나라적 사고'로 그저 감사함을 느끼며 눈물의 수상소감을 하는 장나라다. 충분히 대상에 욕심을 가져도 될 텐데, 그의 천사표 수상소감에 연기를 대하는 그의 자세를 생각하게 만든다.
올해 SBS '굿파트너'로 또 대상이 거론되고 있다. 7.8% 시청률로 시작해 파리 올림픽이라는 변수를 만났음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최고 17.7%를 기록, 2024년 SBS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화제성도 놀랍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인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9월 1주 차 TV, TV-OTT 종합 화제성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연일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의 선한 이미지와는 반대되는, 카리스마 있는 이혼전문 변호사로 분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겉으로도 속으로도 강했지 이혼을 겪고 위기를 부딪혀나가면서 무너지는 차은경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2024 SBS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2002년 가요대상 이후 '대상'을 수상하는 배우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3번째 대상 불발 이후 또다시 온 확실한 기회, 차은경 캐릭터와 같이 직업적으로도 가정에서도 모두 성공을 거두는 해피엔딩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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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